왜 친한 사람에게 짜증을 낼까?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한 증명

Junehyeon Bae
3 min readJun 16, 2014

가끔 주변에 보면 친한 친구에게, 가족에게, 심지어 이성친구와 대화 할 때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닌데도 화를 내거나, 짜증을 많이 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의 주변 사람들은 별 것도 아닌 일 가지고 이성친구나 가족한테까지 짜증을 잘 낸다고 생각을 하게 되고, 당황하거나 별로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 지도 모른다. 이 사람은 대체 왜 저러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고 관심받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잠시 기분이 안 좋거나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기를 바라고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있기를 원하기 마련이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의 유대감과 소통, 교류 사이에서 삶의 활력을 찾는다. 이 특징은 동양권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동양인에게 자기소개를 해 보라고 하면 자기 자신에 대한 설명보다는 가족에 대한 설명을 더 많이 하는데, 반면에 서양인에게 자기소개를 해 보라고 하면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고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싶어하고, 더 나아가 상대방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시험 해 보고 싶어한다. 어떤 사람은 상대방에게 비싼 선물을 사 달라고 함으로써 상대방의 사랑을 확인하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상대방과의 스킨십 등 신체 접촉을 통해서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다시 제일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방에게 짜증을 내는 것도 이것, 즉 사랑 확인 행동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어린 아이가 부모에게 어리광을 피우듯이, 내가 상대방한테 화를 내도 상대방이 나를 계속 사랑해줄까 하는 심정으로 화를 내 보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자신에 대한 상대방의 사랑을 재확인하고, 유대감을 더 깊게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지속될 경우 상대방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피곤하게 만들 수 있다. 사람의 인내심은 아무리 사랑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절친한 친구라고 해도 바닥이 보이기 마련이다. 계속 같은 행동이 반복되고, 상대방이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것을 듣게 된다면 그 관계는 서먹해질 것이고, 결국 좋지 않게 끝날 것이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그리고 특히 동양권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로써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런 행동(사랑을 확인받고자 하는 행동들)은 누구나 할 것이고, 잘못된게 아니다. 단, 자신의 행동이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키고 상대방의 사랑을 식게 만드는 것은 아닐지 되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END.

(PS: 글에는 계속 사랑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꼭 이성친구간의 사랑이 아니라 서두에 썼듯이 같은 친구들이나 가족 사이에서도 얼마던지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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