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간절한 마음은 닿지 못 하는 곳이 없다네.-

나와 생일이 같은 벗님에게
선물을 하나 받았다.
나에게 어울리는 문구를 고르다 보니
흰머리가 늘었다고 했다.

『 깊고 간절한 마음은 
 닿지 못 하는 곳이 없다네. 』

그저, 감사할 수밖에.
그 이상 말해 무엇하랴.

나와의 인연 모두에게는 감사와
지나간 인연에게는 용서를 구함과 함께
진심 담긴 바램을 보냅니다.

이천십오년 구월 이십 사일.
동네 형에게 맛있게 밥 한 끼 얻어먹고
잘 가는 동네 형, 누님에게 들러
천 원을 선물 받았던 날.

매일 하루에 천 원씩 모아.
나보다 더 도움이 필요한 어딘가에 가치있게
쓰는 일에 동참해보라며 종잣돈으로 받았다.

나 같은 경우엔 
되려 도움받아야 하는 처지에 속하니.
나를 위해서든 남을 위해서든,
진정으로 쓰고 싶은 곳에 써보길 바라며
모으기로 했다.

하루에 천 원씩 모은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천 원을 넣기 위해 
집안 구석구석을 찾아야 했다.
그러다 없으면 지갑에 만 원을 꺼내서
모은 돈 구천원을 꺼내고
그 구천원을 구일 동안 넣고
만 원도 없으면 오만 원.
그러다 보면 지갑에 한 푼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한 달 치를 몽땅 넣기도 하고
그냥 나 사는데 지장 없는 만큼,
돈 생기는 족족 넣었다.

시간이 지나니 제법 모이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써야 할 곳에 기분 좋게 
쓰는 일이 아니면 먹는 것 이외에 
특별한 지출이 없으니,
일정한 수입이 없어도 모으기는 쉬웠다.

모으는 동안, 이걸 어찌 쓰면 좋을까?
즐거운 상상을 하곤 했다.
하고 싶고 사고 싶은 것은 항상 많지만,
꼭 필요한가 자문해보면
그렇지 않은 게 대부분이었다.

딱 삼백육십 오일이 되는 날에
돈 들어있는 망주 머니 가지고 갔다.
생각보다 조금 더 모았다.
품삯으로 꺼내 쓴 돈을 합한다면
제법 모였겠지만, 어쩔 수 없었으니.

이번에는 긴히 쓸 곳이 있기에,
내 살림이 나아지면 그때쯤
좋은 일에 쓰기로 하고 잠시 저장 중이다.

필요한 곳에 쓰기엔 많이 모자란데,
올해도 농사지어 돈 벌기는 그른듯싶어.
마침 잣 따는 철이니.
당분간은 잣을 따러 가보려 한다.
고소 공포증이 있지만, 가능 하리라 믿는다.

'아마도...'

어쩌면 편한 일을 놔두고도
굳이 그리 어렵게 할 필요 있겠냐 싶지만,
시골에 살면서 할 수 있는 일 들은
모두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게 변질돼서 하고 싶은 일 들만
돈이 안됨에도 하는 것으로 바뀌었지만,
그게 남들이 부끄럽다 여기는 일이나
낮다 여기는 일이라 할지라도.
마음이 움직이면 무엇이든 한다.

그리고 그 중에도
꿈이라 말하는 삶에 가까이 가기 위해서
조금씩 더 간절해 지도록 해야겠다.

#베짱이총각 #하루천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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