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오던 비가 몰아 내리나 봅니다.
적당히 와야하는데, 멋도 모르고 맨발로 나와.
몇 날째 떨고 있어요.
그곳도 많이 추운가요?

- 내 시간이 그대들에게 작게나마 감동을 줄 수 있다면 -

여느 날과 다를것 없었다.
서울 살다온 동네 남자 사람에게
못 가본 동네 구경 시켜주고.
커피 한잔 마시자 갓을 뿐인데,
재미난 친구들이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웬 젊은 여자가 자기 만한 베낭을 메고
슬리퍼 신고 쩔뚝이며 왔는데,
이 산속에 몇개 없는 횟집 앞 고인 물에
혼자 넘어 졌단다.
혼자 몽골에서 한달 조금 넘개 다니고는
잠시 쉬러 들렀다 들었다.

" 저는 부끄러 말하기 힘드니, 대신 친해지고 싶다고 전해주세요. "

그리고 또 한 남자는 말년 휴가라
자전거를 타고 여행 중이란다.

조합이 재미있어
내가 먼저 맥주 한 잔 함께하자 청했다.
낄때 끼라는데, 중간에 동년배들 끼리
놀으라 빠지질 못 하고 다 듣고 있었다.

' 갓 스물과 스물셋, 띠동갑... '

그날은 게스트 하우스에서 자고
다음 날 모닝 커피 한잔 마시려 가니.
반가운 신부님이 있어 잠시 얘기는데,
비오는 이 날에 걸어서 구경을 다니겠다고
내려오길래 코스는 알려줬는데...

' 영. . . 떨떠름 하다. '

원하면 하루 가이드 해주겠다 하고
어제 본 둘 태우고 나서기로 했다.

점심은 신부님과 카페 사장님과
냉면에 곤드레 밥 먹고.

'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

이효석 문학관에서 흩어져서
때되면 보자 안녕했다.

나는 우산 하나 들고 메밀 밭 걸으러 가니.
어디선가 '비와 당신' 노래가 들려
잠시 청했다.
참 잘 어울리는데 기분은 갑자기 우울.

' 이 인파 속에 있는데, 어찌 혼자 산 속을 걸을 때보다 외롭고 슬픈지. '

다시 만나 어딜 갈까 하다가
무이 예술관에 볼일 있어 거기다
또 떨구고는 각자 보고 오기로 하고.
난 또 혼자 관람실 한켠 의자에 앉아
예술가 코스프레.

' 왜 나만 보면 다들 되돌아 가는지 모르겠지만. '

아마도 못 먹어 보았을
감자 옹심이 먹으러 산 끝자락으로 갓다.
여행 중에 이리 잘 먹은 적이 없다는데,
한켠으론 이해하면서도 짠해졌다.

' 나도 그땐 그랬지. '

어지간 하면 안대려 가는데,
태기산 꼭 대기 까지 가보기로 했다.
가다 보니 내려오던 차가 못 간다며
손 흔들고 돌아가는데,
얼마 전 다마스 끄는 김사장님이
말하기를.

" 자고로 높은 방지턱은 날라가 듯이 뛰어 넘어야지. 스리슬쩍 넘다간 다 걸려 쓸리고 말아. 그냥, 날라. "

' 배운건 써먹어야지. '

갈 때까지 가다가 먼저가던 무쏘도
절절메는 곳에서 차를 세우고
가기 싫어 할 지도 모르는 둘을 대리고
일단은 걸었다.

' 어짜피 그대들은 내 일상에 동참했으니. '

목적지에서 비바람 한 번 맞고는
기념사진 한방 찍고 부랴부랴 돌아왔다.
가던길에 도토리 있기에 하나씩 주고.

' 아재 이야기는 덤. '

학식에 싼 음식 먹다보니 제대로된
한식, 집밥 먹는게 드물다 하여
오늘은 제대로 먹으러 가자 하고는
스님댁에 앉혀 놨다.
입이 둘이 더 늘었으니,
나는 손 걷어 부치고 저녁 준비 같이 하고
둘은 스님 앞에 앉혀놓고 인생상담.

' 부엌 칼은 오랜만에 잡았네. '

대 식구들이 모여서 한 끼 나눠 먹고
차 한잔 마시며 오래 앉아 있었다.
돌아와 고마우니 커피 한잔씩 사준다 하여,
그러라 했더니 다음 날, 두잔이 생겼다.
블루 마운틴 한잔은 모닝 커피로 마시고
한잔은 저장 해두기로.

' 남은 한잔은 상담비로 스님드려야겠다. '

굳이 내 시간에 멋하러 그리하냐 물었지만,
어짜피 나야 평소에 그리 다니고.
함께 하는 여행이지 전문 관광도 아니다.
그대들은 그냥 거기에 
잠시 동행 하는 것이니, 
나는 평소와 다를 것 없고.
더군더나, 하고 싶을 때만
해주고 싶은 사람만 해주지
싫으면 내가 그만이라.

다만, 내가 평소 받은게 많으니
그저 나도 그리 하는 것이고.
혹여 인연이 계속 되면 언젠가
나 좋은 일 하면, 함께 해주어도 좋고
아니어도 그만이니.

' 내 시간이 그대들의 삶어 작게 나마 감동을 준다면, 더 할나위 없다. '

주변 들르면 꼭 연락하라던데,
난 꼭 불러주어야 간다 얘기했다.
안부르는 곳을 굳이 가진 않는다고.

' 내가 어딜 안가는 이유. '

나에게도 참 좋은 경험을 주었으니,
그대들에게 감사를 담아.

Ps. 오랜만에 나이값 코스프레 하려니 힘들었다. 역시 생긴대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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