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란도너스 서울 200 서

2014-03-11


지난 주 란도너스 서울 동을 해봤으니 오늘은 란도너스 서를 가본다.

어쩌다 보니 엔도몬도 로그가 두 개로 나눠져 버렸다. 게다가 내 금같은 마일리지를 중간에 내다버린 엔도몬도. ㅠ.ㅠ.

지난 주 아무것도 모르고 철 자전거로 200 킬로 한 후 지혜가 깃들어 오늘은 로드를 타고 나왔다. 뚝섬 아침 7 시.

출발전 오세훈 전 시장님의 업적에 잠시 묵념. 반포 아침 7 시 30 분.

서울 동 코스 포스팅을 올리고 란도너에 대한 이런 저런 글을 읽다보니 너무 자세한 코스 소개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아니면 코스에 대한 기술적인 내용은 적지 않겠다.

나 스스로도 셀프 스포일러 안 하기 위해 미리 보기 안 하고 GPX 파일만 넣고 나왔다.

란도너 디자이너들이 만들어준 경로를 흥미롭게 탐험해 보는 것으로.

말하다 보니 한강 파트가 끝났다. 여기까지는 오는데 혹시 길 잃어버리신 분들은 집으로 돌아가시길 권한다. 우주미아가 될 수 있다. 외길이기 때문에 어디로 샐 수가 없다는 말;

‘어디서 잘 못 꺾으면 망한다’ 이런 말도 적지 않으련다. 걍 망해보시길. 낄낄.

아라뱃길이 시작되었다. 오전 9 시.

20 분 넘게 달리다 고개를 들어보았지만 그대로다.

0 도라 춥다. 시작할 때는 남남동풍이었는데 땅이 달궈지면 서풍으로 바뀐단다. 바람이 바뀌기 전에 많이 가야한다.

몸이 얼어서 편의점에서 커피하나 비비며 볼을 녹였다. 아직 춥다. 아침 9 시 40 분.

달리는데 혼자 넘 심심하여 유튭에서 본 것을 이것 저것 해봤다. 여기가 피니쉬네 하며 괜히 드롭바 잡고 춤추기 라던지. 피터 사간은 안 했다.

아라뱃길 끝난 후 강화도 초지대교까지는 이런 저런 막 길을 섞어서 달려야 한다.

기괴한 탑.

공업용수로 쓰일 것 같은 거대 웅덩.

지도에 표시해 놓은 뇌진탕 지역. 여기 공장 지역인데 진입할 때 바닥 진짜 조심해야한다. 도로가 갑자기 심하게 나빠지는데 암 생각없이 20 킬로 정도로 진입하다 안장 위에서 뇌진탕 당할 뻔 했다; 밤에 돌아올 때도 조심해야 한다.

지난 주 동 코스 달릴 때는 여기저기 살이 쓸려서 후반에 별로 즐거운 라이딩이 되지 못했다. 세상에 찌찌가 옷에 쓸려 아플 줄은 상상도 못했다. 오늘은 패드 크림이라는 아이템을 알게되서 엉덩, 사타구니, 찌찌에 치덕치덕 바르고 나왔다.

엉덩을 들었다 내릴 때 마다 화~ 하다.

라이딩 후 엉덩 뾰루지도 안 생기고 효과 좋았다.

교통량이 전반적으로 적어서 동 코스 만큼 혼잡한 곳은 없었다.

길이 좋다가 나쁘다가 하는데 멀쩡한 도로중 파인 곳이 꽤 있다. 안전 라이딩에 좀더 신경을 쓰셔야 할 것 같다.

강화 넘어가는 초지대교 도착. 넘 오래 걸렸다. 강화도와 석모도 코스도 꽤 되는데 여기까지 오는데만 4 시간 걸렸다. 아침 11 시 40 분.

강화도를 시계 방향으로 돌아야하나 반시계로 돌아야하나 잠시 고민하다가 암생각없이 남하하기로 했다.

조금 가다보니 먼가 좀 이상하다. 아, 섬은 반시계로 도는 것이 풍경 구경하기 좋다는 상식을 생각해냈다. 근데 이미 늦었으니 걍 가던 방향 계속 가는 것으로;

업데이트: 공식 코스 큐시트를 보니 강화를 시계방향으로 돌도록 되어있다.

강화도 도로는 아주 좋아서 달리고 싶은 만큼 달릴 수 있다.

이런 풍경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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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는 아닌데 이쁠 것 같아 들어와 봤다.

어선 실명제.

오늘의 환상특급.

서 코스는 4D 입체 바람이 계속 분다. 바람 방향을 모르겠다. 그래서 역풍인지 아닌지도 헷갈리고. 주행에 방해되는 지도 잘 모르겠고;

섬 전체가 식당인 식당섬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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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팩으로 타시던 4 분이 인사하며 슝 지나가심. 갈고리 걸고 붙어갈까 하다가 내 다리가 불쌍하여 하지 않았다.

3 시간 정도 강화 남쪽 라이딩해서 석모도가는 선착장에 도착. 사람 + 자전거 왕복 요금은 4 천원. 들어갈 때 표 내고 나올 때는 표 없이 타면 된다. 오후 2 시 20 분.

심상치 않은 표정의 조류들이 배 밖에 잔뜩 대기.

차가 한대 두대 들어오더니.

이렇게 됐다;

배 엔진에 발동이 걸리자 조류들이 모두 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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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타기 전에 새우깡을 사오시길;

https://vine.co/v/Mq9Ym3qwArg

Vine 으로 찍은 6 초 동영상.

할매 따라 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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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모도는 반 시계방향으로 돌기 시작했다. 강화보다 더 한산하다.

업데이트: 공식 코스 큐시트를 보니 석모도도 시계방향으로 돌도록 되어있다.

쥔장 예술 감각이;

칭구칭구.

서 코스가 동 보다 쉬운 것 같다. 근데 란도너링은 경치 보는 맛도 중요해서 뭐 다 좋다.

길도 좋고.

이뿐 카페들 구경하는 것도 좋았는데.

사진을 많이 찍다 보니 일정이 늦어져서 꽤 밟고 있었다. 달리던 길이 좋아서 처음 저것을 보았을 때는 먼가 위험한 것이다라는 생각을 못 했다. 걍 ‘어 저게 뭘까?’ 했다.

상황을 인식했을 때는 이미 늦어 앞 바퀴는 크랙에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바퀴는 틈에 박히고 나는 날았다. 훨훨.

펑 소리가 나서 튜브가 터진 것은 알았고 살펴보니 타이어도 찢어져 있다. 휠은 다행히 쓸리기만 하고 어그러지진 않았다. 혹시나 하고 튜브 바꿔 바람 넣어봤으나 또 터진다. 오후 4 시가 넘어가는 중.

자전거포를 검색하니 석모도에는 없고 강화읍에 한군데 뜬다. 수리해서 계속 달릴까 하다가 어디 이상 생겼을 지도 모르는 프레임과 몸둥이로 야간에 100 킬로 소화하는 것이 무리일 것 같아서 강화시외버스터미널에서 얌전히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히치해서 강화터미널에 도착. 동서울 직행같은 것을 상상했는데 강화에는 트렁크 있는 버스가 없다고 한다. 신촌까지 가는 서울 광역버스 형태. 강화가 싫어졌다.

지도에 잡히던 삼천리 자전거를 찾았다. 터미널에서 밀고갈 수 있는 거리. 폐업했으면 어떡하지, 휴무이면 어떡하지, 6 시가 되오는데 일찍 문닫았으면 어떡하지, 부품이 없으면 어떡하지.

멀리 자전거들이 늘어서 있는 가게가 보인다. 다행이다. 펑크난 자전거 밀고 가면서 별별 계획을 다 세웠는데 필요없어졌다.

강화에는 자전거포 두 개가 있는데 로드를 수리할 수 있는 곳은 여기밖에 없다고 한다. 아저씨가 자랑스럽게 자랑.

슉슉슉. 강화 유일의 로드 자전거 장인이 새 타이어를 감아주고 계심. 믿고 쓰는 자이언트.

운 좋게도 자전거포가 딱 란도너 코스 위에 있다. 여서부터 이어 달리면 된다.

달리기 시작하니 잡념이 사라진다. 강화가 다시 좋아졌다.

해 지기 전에 20 킬로정도 떨어진 초지대교까지 가는 것이 좋겠다 싶다. 저녁을 미루고 달렸다.

초지대교에서 편의점 도시락으로 저녁을 때움. 밤 7 시 30 분.

강화 넘은 후 김포, 인천 막길에는 가로등이 없다. 평속이 느려 늦게까지 달려야 할 분들은 밝은 전조등을 챙기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혹시나 해서 전 날 밝은 램프 하나 구해 달고 갔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낮에 왔던 길인데 밤에 보니 그 길이 그 길 같다. 계속 폰 열어 GPX 확인하며 진행. 시간 많이 걸린다. Garmin 이 갖고싶다;

입체 바람도 불고 기온도 막 떨어지고 분위기도 좋고. 막 좋다;

멀리 인간계가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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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과 전봇대를 붙잡고 잠시 정신을 수습.

아라뱃길에 들어왔다. 오세훈 전 시장 님께 먼저 경배.

안상수 전 인천시장 님께 경배.

김문수 경기도지사 님께도 경배.

마지막으로 우리 가카께도.

빨리 한강에 돌아가 사람을 보고 싶다.

가양대교 도착하니 자덕들이 보이기 시작. 자덕의 기운을 나누어 받아서 그런지 아프던 몸둥이 여기저기가 낫는 기분이 든다. 밤 10 시 20 분.

노란 후드티 자덕의 이끌림을 받아 여의도에서 반포까지 편하게 라이딩.

반포령을 끌바로 오르며 오늘 있었던 일들을 되짚어보았다. 이제 다운 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