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제와 능력제를 시행하는 회사는 없다

우리나라는 연봉제의 탈을 쓴 호봉제를 굴리고 있지…

이전 글에서 한국의 팀장과 외국의 팀 리드는 다르다고 설명했는데, 한국은 연봉제를 시행한 적도 없고, 능력제를 시행한 적도 없다.

동원에 300억원 매각 ‘잭팟’ 고졸 출신 ‘더반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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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리니지에서 성주를 하면서 리더십을 익혔다고 한다. 리더십도 하나의 재능이라고 본다. 업무보다는 팀 리드를 더 잘 하는 사람이 있다. 전쟁에 나가서 총을 쏘는 것보다 전략을 더 잘 짜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이 팀 리드를 맡아야 한다.

한국은 그런 사례가 거의 없다. 쉽게 말해 실리콘밸리에서는 20대 팀장과 50대 팀원 개발자가 흔하다. 한국에서는 이런 일이 아마 없을거다. 그냥 호봉제이고, 이 정도 나이를 먹은 사람이 팀장을 해야 한다고 보는 식인거다.

한국에서 사장은 하기가 어렵다. 왜? 창업해서 사업을 일으키는 능력과 기업을 운영하는 능력은 다르기 때문이다. 구글도 창업자가 에릭 슈미트 회장을 CEO로 영입해 구글의 운영을 맡기며 기업 운영을 배웠다. 한국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한국에서 성공적인 사장이 되려면 사업을 일으키는 능력과 기업을 운영하는 능력, 두 가지를 모두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팀장도 비슷한 위치에 있다. 전투를 잘 하는 능력과 전략을 짜서 팀을 전략에 활용하는 능력은 다르다. 한국에서 팀장은 이 두 가지 능력을 다 갖춰야 한다. <피터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왜 상사는 모두 무능한가? 그건 상사가 무능해지는 순간까지 승진해서 비로소 무능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왜 유능한 팀원이 팀장이 되서는 안 되는지 알 수 있다. 유능한 팀원이 팀장의 능력을 타고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반대일 수도 있다. 팀원일 때는 무능했는데, 팀장일 때는 유능한 사람도 있다. 한국에서는 이 두 가지 유형 모두 성공하기 어렵다. 팀원일 때 유능했는데, 팀장일 때 무능해지면 실패이고, 팀장으로서의 유능한 자질을 가진 팀원에게는 팀원일 때 무능하면 팀장이 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여기에 팀장이 되었을 때 제대로 된 팀장 교육을 하는 회사도 드물다는 것도 한몫한다. 그러니까 팀장이 되어 네가 무능해진 것도 네 개인의 책임인 것이다. 팀장에게 연 2회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팀장 수업을 하고, 팀 리딩 코칭을 컨설팅하는 기업을 본 적이 있나? 이걸 정례화한 기업을 본 적이 있나?

이걸 굉장히 잘 하는 기업이 있다. 모든 걸 매뉴얼화하고, 이걸 다 한 회사가 어디일까? 맥도날드다. 맥도날드 코리아도 마찬가지다. 맥도날드 점주는 상당히 많은 교육훈련을 받는다. 이들이 받는 훈련 중에 하나는 점주가 팀원이 되고, 점원이 팀장이 되어 역으로 다른 업무를 시키는 것이다. 즉, 점주가 점원을 보며 "이렇게 당연한 것을 왜 못하지?"하는 마인드부터 뜯어고치는 교육을 한다. 점원의 입장이 되어 햄버거 만드는 일이 아닌 전혀 다른, 생소한 일을 시키며 입장을 역전시킨다.

맥도날드(코리아) 점주는 돈만 있으면 되나? 아니다. 4회의 인터뷰를 통과해야 하고, 9개월의 교육을 통과해야 한다. 점주가 되려면 9개월이나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한국의 어느 회사가 팀장이 되기 위해 9개월씩 교육을 하지?

맥도날드는 9개월의 교육을 통해 점주가 될 수 없는 사람을 걸러내는 역할도 수행한다.

제대로 된 팀장 리더십 교육 한 번 제대로 해본적이 없으면서 문제가 생기면 팀장 리더십을 언급하는 게 대부분일 것이다.

뭐, 팀장 교육 맥도날드처럼 하라. 이런 건 바라지도 않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연봉제와 능력제를 시행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고 본다. 연봉제는 대부분 연봉 밴드를 두고 차등화하는 수준이라 호봉제이고, 하한선과 상한선의 차이도 크지 않다. 즉, 능력이 아니라 호봉에 따라 넌 조금 잘 하니 더 주고... 정도의 수준이다. 능력제도 마찬가지. 진정한 능력제라면 팀장 제도부터 고쳐야 한다. 나이와 서열을 심하게 따지는 한국 사회에서 이건 쉽지 않음. 아, 외국계 회사는 이거 잘 안 따지더라. 외국계 회사는 원래 이래 하면서 따라가는 모습. 토종 회사가 문제임.

만일 제대로 연봉제와 능력제를 시행했다면 "이직했더니 연봉이 올라갔어요"라든가 "연봉을 올리려면 이직을 해야 해요" 같은 말이 안 나왔겠지.

ps. 이전 글에도 썼지만, 객관적인 평가 시스템이 없는 것도 연봉제를 가장한 호봉제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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