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영역에 NFT를 끌어들인 1세대 NFT작가: Pak(2/2)

엔프티(ENFTY)
5 min readApr 2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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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칼럼에서 똑같은 이미지이지만 제목과 판매 방식을 달리하여 판매한 ‘The Title’ 컬렉션에 대해 설명드린 바 있습니다. 9개의 컬렉션 중 ‘The Gift’라는 작품도 참 재미있는데요. 이는 3개의 에디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3명에게 선물로 제공하는 작품이었습니다. Pak은 트위터를 통해 각각의 주제에 맞는 사람들 3명을 모집했습니다. 첫 번째 선물의 주제는 ‘크리에이터(Creator)’였고, 두 번째 선물의 주제는 ‘논란(Controversy)’ 이었습니다. Pak의 작품을 받고 싶은 사람들은 각 주제에 맞는 댓글을 달았고 Pak은 직접 당첨자를 선정하여 작품을 제공했습니다. 이처럼 Pak은 SNS를 통해 바이럴을 일으키고 사람들이 자기 작품에 참여하게끔 하는 데에 탁월합니다.

‘The Gift’의 마지막 주제는 ‘진화(evolution)’였습니다. Pak은 글로벌 경매 하우스를 위해 준비했다는 코멘트를 달았는데요, 경매 시장의 거물 ‘소더비’가 바로 이 떡밥을 물었습니다. 트위터 댓글로 ‘흥미롭다’는 댓글을 달은 것입니다. 세 번째 ‘The Gift’는 결국 소더비에게 돌아갔고, 이는 3개월 후 소더비에서 진행된 경매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Pak의 트윗에 관심을 표한 소더비

Pak은 소더비와 함께 ‘The Fungible’ 컬렉션을 발표합니다. 이번에도 다양하고 실험적인 작품들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이었던 ‘The Fungible : Open Edition’에 대해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이는 정해진 시간 동안 큐브 모양의 NFT 작품을 살 수 있는 구조였고, 누구나 원하는 수량만큼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구매 수량에 따라 큐브는 1개, 5개, 10개, 20개, 50개 100개, 500개, 1,000개짜리 크기의 큐브로 제공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16개의 큐브를 구매한 사람은 10개짜리, 5개짜리, 1개짜리 큐브 하나씩을 총 3개의 NFT를 받는 구조입니다. NFT가 ‘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한 토큰)’의 줄임말인 것을 생각하면 은근히 모순적인 부분입니다. NFT를 활용하여 오히려 굉장히 대체 가능한 (Fungible) 것 같은 구조로 제공했다는 것이 신선했습니다.

갯수에 따라 달라지는 큐브의 모양

작년 12월, Pak은 ‘merge’라는 이름의 오픈 에디션을 발표하며 더 큰 실험에 도전합니다. merge의 메커니즘은 심플합니다. 더 많은 토큰을 구매하거나 병합될수록 이미지 속에 있는 원의 크기는 점점 커집니다. 즉, 같은 컬렉션 내에서도 더 큰 merge 토큰을 가진 사람이 더 희귀해지는 구조입니다. 마치 더 희귀한 토큰을 갖고 싶은 사람의 심리를 이용하기라도 한 듯이, merge의 판매 과정은 더 많은 구매를 부추기는 형태로 짜여있었습니다. 더 많이 구매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많은 수량의 보너스를 제공했고, 오픈 에디션 판매 기간 3일 동안 랭킹을 보여주는 리더보드를 만들어 사람들의 경쟁 심리를 부추겼습니다. 그 결과 $91.8M(약 1,100억 원)의 판매고를 올리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NFT의 타이틀을 얻게 되었습니다.

더 많은 merge를 가질수록 더 커지는 merge | Opensea

‘merge가 가장 비싼 NFT 인가?’라는 질문에는 논란이 있습니다. 단 하나의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이론적으로 merge 토큰은 언젠가 단 하나만 남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merge 토큰은 이름처럼 계속해서 병합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100개짜리 merge 토큰을 가진 사람이 20개짜리 merge 토큰을 사면 더 커진 120개짜리 머지 토큰 하나로 돌려받게 됩니다. merge 토큰은 거래가 활발해질수록 토큰의 전체 수량과 홀더의 수는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이 컬렉션의 소개 문구가 ‘머지는 소멸의 게임이다.(‘Merge is a game of extinction.)인 점이 이해되는 부분입니다. 향후 수년 후에는 아마 이런 기사 제목을 볼 수도 있겠습니다 : <마지막 두 개만 남은 Pak의 merge, 과연 언제쯤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될 것인가?>

예술의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pak의 모습을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요즘에도 꾸준히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독자분들도 한 번 pak을 팔로우하며 그의 예술 세계를 함께 지켜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투자와 관련된 소식을 전하는 뉴스레터 ‘돈키레터’에 22년 3월 8일에 처음 발행된 글입니다. 매주 화요일 암호화폐, NFT 관련된 소식을 전하고 있으며 돈키레터에서 가장 빠르게 소식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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