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의 스타트업에 HR이 필요한 이유

총 인원이 8명인 작은 스타트업 신의직장에서 People Operations Manager이라는 직함을 달고 일을 한 지 8개월에 접어들었다. 처음 합류 제안을 받고 이직하게 되었다고 이야기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8명인데 HR이 왜 필요해?” 였다. 그 당시에는 나도 내가 무엇을 하게 될 지 잘 몰랐고, 무엇을 해야할 지 잘 몰랐기 때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 7개월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팀에 조직 고민이 왜 필요한지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가 이제는 조금 생겼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 뭐부터 해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우리 조직을 더 일하기 좋은 조직으로 만들자는 제안을 받고 합류를 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 감이 전혀 오지 않았다. 이 일을 해 본 것도 아니고, 사회생활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누군가 가르쳐주지도 않았으니까.

그래서 멤버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우리 조직의 문제는 무엇인지, 회사를 다니면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떻게 성장하고 싶은지 1:1 미팅을 통해 의견을 모았다. 우리는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이 있었고, ‘해야하는 것’을 중심으로 하다보니 멤버들이 ‘하고싶은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실행하기 어려웠으며, 초기 스타트업이다보니 각종 정책이 정립되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실행했다.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은 1:1로 이야기 하며 멤버들의 상태를 파악하고 있고, 커뮤니케이션 개선 방법은 수시로 시도해 보고 있다.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이번 회의는 상대방 말 절대로 끊지 않기로 공지한 후 회의를 진행해 보기도 하고, 가끔 익명 설문지를 돌린다. 휴가 정책, 슬랙 사용 방법을 이야기하고 정리하고 실행하고 있다. 멤버들이 원하는 일을 해보기 위해 개인 프로젝트 시간도 실행해 보았다. (개인 프로젝트 시간은 성공적이었다. 다들 재밌는 시간이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사실 이런 일을 하면서 눈에 보이는 결과는 없다보니 ‘내가 잘하고 있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회사에 정말 필요한 일인가?’ 하는 생각도 너무너무 많이 했고… 하지만 6월 말에 있었던 상반기 워크샵을 기점으로 멤버들에게 그 대답을 들을 수 있어서 확신을 가지고 이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워크샵 때 멤버들이 서로에게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시간을 준비했었고 “이 회사에 들어와서 의사소통과 좋은 문화가 중요하고 그것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불편한 점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바꿀 수 있는 것을 계속 찾아 개선해 주어 안정감과 신뢰감을 준다,” “1:1 면담을 통해 의사소통이나 개인 성장에 변화가 생겼다,” “구성원들을 움직이게 하고 하나로 모으는 힘이 있다,” “앞으로 은영님이 해 나갈 일들이 기대된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이런 피드백을 통해 회사에서 개인에게 신경써 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주변 회사들 이야기를 듣다보면 인원이 적어도 불만은 항상 생기는 것 같다. 대표와 공동 창업자들, 직원들 간의 생각은 다를 수 밖에 없고 그 간격을 좁히는 것은 정말 힘들다. 불만을 이야기할 기회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고, 이야기 한다고 해도 반영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 결국 직원들은 입을 열지 않고 그냥 퇴사해 버린다.

우리는 아직 8명 밖에 되지 않는 작은 팀이기 때문에 개개인에게 신경을 많이 쓰면서 우리가 원하는 ‘신의 직장’을 만들고자 다함께 노력하고 있다. 아직 이 일을 한 지 7개월 밖에 되지 않았고,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차근차근 멤버들 이야기 듣고 우리에게 맞는 것을 하나하나 시도해 보면서 멤버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