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살에 적는 유서.

chom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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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31, 2018 · 2 min read

개미 한마리와도 같은 인간의 삶을 어찌 예상할 수 있으랴.
운이 나쁘면 지나가는 길에 운명을 달리 할 수도 있는 것이 삶이라.
운이 나빠 지나가는 길에 밟혀 죽는 개미와 다르지 않음을.
그리하여 31살의 나이에 미리 유서를 적어본다.

현재의 상황은 긍정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노력했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고, 기대했던 이들에 안겨주는 실망감.
과정이 무엇 중요하랴, 결과만이 과정을 말해주는 것.
평소에 할말이 많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다면 가족과의 평온한 유대 관계는 유지되지 않았을 것이다. 침묵만이 평화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개인적인 삶의 철학과도 일치한다. 한 인간의 삶은 살아있는 동안에는 평가할 수 없는 것이지만, 나의 가족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현재의 결과로 과거의 나까지 비난받았고 헛되이 산 것처럼 치부되어 지고 말았다.
물론 나의 성향은 타인의 언행에 일희일비하지 않지만 때로는 일희일비 하기도 하나보다.
나를 둘러싼 외적인 모든 것에 대해서 일희일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했지만 내공이 부족한 것이 틀림없다. 31살에 세상을 떠난 지금 나를 둘러싼 사람들은 나를 그저그런 하찮은 놈으로 볼지도 모르겠다. 그것만이 내가 진정 두려워하고 염려해야 하는 일인가?
생전에 좀더 부지런하고 노력했다면 달라졌을까?
생전에 일어났던 일들이 결국은 이런 죽음으로 귀결되는 일이 었을까?
인간이란 참으로 하찮은 존재라는 것을.
가족에게 늘 할말이 많았지만 앞서 말했듯이 평화를 위해서 입을 열지 하지 않았다.
나를 향해 무뚝뚝한 자식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속이 깊다고 생각을 바꿔주면 참 좋을 듯 싶다.
내가 죽은 뒤에도 평화가 유지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를 끝까지 믿고 지켜봐주고 인내해준 아버지에게 감사한다.
그것이 얼마나 큰 위로와 힘이 되어 주었는지 나의 아비는 상상도 못할 것이다.
나를 의심하고 채찍질해준 어머니에게 감사한다. 양가감정이 생기는 존재이기도. 생전 그럴때 마다 어리석게도 원망도 참 많이 하였다.
나를 언제나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서 노력했던 누이에게 감사한다. 또한 활짝 꽃을 못 피운 나대신 일찌감치 꽃을 피워 부모에게 경제적인 안정과 심리적 여유를 준 것에 감사한다.
나의 부모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안겨준 어린조카와 그런 아이를 창조해 준 형에게 감사한다.

나를 위해서 눈물 흘리지 않기를. 흘린다면 조금만 흘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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