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코로나 바이러스: 댄스 배우기

파트1: 댄스 고급반, 또는 우리가 세계 각국으로부태 배울 수 있는 것들

June Oh
25 min readApr 26, 2020

본문은 “Coronavirus: learning how to dance”를 원작자 동의하에 번역 및 공유한 글입니다.

댄스는 그저 발견, 발견, 발견이다. — Martha Graham

이 글은 현재까지 12개 언어로 번역되어 제공되고 있다. 이 시리즈의 다음 글은 이곳: 코로나 바이러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기초 댄스 스텝에서 확인 가능하다.

한 달 전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 왜 지금 바로 행동해야 하는가’로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 이후로도 ‘코로나 바이러스: 망치와 댄스’로 각국이 시간이 벌 수 있기를 바랐고 그와 동시에 ‘코로나 바이러스: 많은 것 중 하나’로 미국 내의 상황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보았다. 지난 몇 주간 위 글들의 통합 뷰는 총 6,000만 뷰가 넘었고, 40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 케이스는 12.5만에서 250만으로 20배 넘게 증가하였다. 수십억 명이 ‘망치’의 영향을 받고 있다. 각국의 정부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통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은 옳은 선택을 했다. ‘망치’는 옳은 선택이었고, 전염병 확산 속도를 낮추는 동시에 다음 단계인 ‘댄스’를 준비할 시간을 벌어주었다. ‘댄스’는 두 번째 아웃브레이크(광범위 확산)를 방지하며 천천히 사회적 거리두기에 여유를 부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망치’ 기간은 견디기 어렵다. 수백만이 직장을 잃고, 그와 함께 수입, 저축, 사업, 자유를 잃었다. 세상은 해답을 필요로 하고 있다. 대체 언제 끝나는 것인가? 언제쯤 지금의 조치를 풀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그 이후의 삶은 어떻게 바뀌어 갈것인가?

우리는 언제 ‘댄스’를 추게 될까?

이 글은 우리가 언제, 어떻게 ‘댄스’를 추게 될지에 대해 설명한다. 보다 구체적로 다루게 될 내용들은 아래와 같다:

  1. 우리는 각국의 경험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었는가?
  2. ‘댄스’ 기간 동안 우리는 ‘뉴 노멀’로 돌아가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며 그에 대한 대가는 무엇인가?
  3.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인가?

이 글을 통해 우리는 아래 내용들을 배울 수 있다:

‘망치’ 기간은 수백만의 목숨을 구하고 우리에게 시간을 벌어주었다.

이제 우리는 ‘댄스’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게 되었다.

많은 나라들이 올바른 길을 알려주고 있다.

우리는 그들의 성공과 실패로부터 배울 수 있다.

사실, 상당히 적은 비용으로도 ‘댄스’를 출 수 있다.

사업장과 학교를 계속 폐쇄하고 있을 필요는 없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들이 필요한지를 알아야 지금 바로 준비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각국의 정부들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대부분은 아직 필요한 조치를 충분히 다하지 않았다.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준비되지 않은 채로 서두르고 있다.

상당수는 두 번째 아웃브레이크를 경험할 확률이 높다.

만약 제대로 해낸다면, 우리는 몇 주 안에 ‘뉴 노멀’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삶은 앞으로 1년 이상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변화들은 대부분 합리적인 수준으로 진행될 수 있다.

그 변화들은 대규모 사망과 경제 붕괴를 막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이 아티클의 분량은 어느덧 책 한 권의 수준이 되었다. 이에 한꺼번에 배포하기보다는 하루에 한 섹션씩 공개하고 있다. 아티클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우리의 뉴스레터를 구독하기를 바란다. 오늘 우리는 아티클의 1번째 파트: 댄스 수업(Dancing Masterclass)을 공개한다. 파트 2는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 그럼 시작해보도록 하자.

1. 세계의 현 상황

(The State of the World)

세계 전반의 코로나 케이스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그 안타까운 상승 속에 긍정적인 부분도 하나 숨어있다.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몇몇 나라들은 아직도 최악의 시점을 지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빠르게 상황에 대처한 몇몇 국가들로 인해 수백만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그래프는 열마다 각 나라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그 날짜의 색상이 붉을수록 하루 확진자 수 최대치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붉은 표시가 많은 나라들의 경우 아직도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노란색/녹색은 최악의 상황은 어느 정도 지나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각 열의 조건 함수는 개별로 설정되었다. 그렇기에 각 열은 녹색에서 빨간색까지의 모든 범위가 표시된다. 각 나라별 상대적 수치가 아닌 절대적 수치가 표시되어있기에 각국의 인구수와는 무관하며 각 나라의 방역 대책을 평가하기보다는 각 나라의 아웃브레이크 현황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색상의 변화는 각 나라별 인구수와는 관계가 없다. 지역이 아닌 나라를 선택한 이유는 현 위기관리 상황에서 가장 큰 단위로 정치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각 날짜별 변화율을 표시하지 않은 이유는 초기 상승세에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위 내용은 ‘공식 케이스’를 담고 있다는 내용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최근 검사 체계를 빠르게 늘린 나라의 경우 케이스의 숫자가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다. 빠른 증가가 반드시 ‘아웃브레이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확진’의 수가 증가했을 수 있다. 그래도 위 내용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실제 확진 수는 확실치 않더라도 공식 케이스는 지속적으로 공유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각국의 검사가 충분한 일자별 세분화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몇몇 나라는 단순히 최근 검사수가 감소하여 위 표에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

위 그래프를 보면서 우리에게 드는 첫 번째 질문은 이것이다: 그들은 무엇을 한 것일까? 이 위기를 극복한 나라와 극복하지 못한 나라 양쪽 모두에게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각국이 ‘망치’와 ‘댄스’ 중 어떤 단계에 와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망치’의 영향에 있는 나라는 전 세계 인구 중 60%에 달한다.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생계와 자유를 잃었다. 다시 일상을 시작해야 하지만 두려움에 떨고 있거나, 그저 돌아갈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망치’의 영향력에 있는 국가들은 각 경제를 아주 조금씩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몇몇 나라들은 학교들을 다시 열고, 사업장을 열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매우 심각한 ‘망치’ 단계에 있는 나라들은 ‘댄스’가 어떤 식으로 다가올지 어떻게 예측할 수 있을까? 환자와 사망자 수를 줄이면서도 두 번째 대확산을 막고 일상을 파괴하지 않을 계획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타임머신을 사용하면 된다.

그것은 인터넷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리고 그 타임머신이 향하는 미래에는 대만, 홍콩, 중국, 한국이 있다.

2. 댄스 고급반: 미래로 향하는 여정

(The Dance Masterclass: A Journey into the Future)

우리가 갇혀 있는 터널은 매우 길고 어둡다. 하지만 그 끝에는 분명 빛이 있다. 우리는 어느 정도 터널 밖으로 나와있는 몇몇 나라들을 통해 그것을 알 수 있다.

만약 ‘망치’ 이후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우리가 방문할 첫 번째 나라는 그 ‘망치’ 단계를 벗어난 나라다. 자 그럼 잠깐 ‘여행 금지 수칙’을 잊고 중국을 방문해보도록 하자.

‘망치’ 이후 중국의 ‘댄스’

중국의 세부 케이스를 다루고 있는 글은 여기. 타임라인은 여기를 참고.

중국의 하루 평균 신규 케이스는 6,000명에서 60명 미만으로 감소 추세다. 이는 미국의 인구 당 평균 신규 확진자 수 보다 2,000명 적은 수다. 그들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한 가장 강력한 ‘망치’를 통해 이것을 달성했다. 이 남자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그 당시 상황이 어떠했는지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모든 곳은 문을 닫았고, 모든 사람이 집에 있었다. 매 순간, 몇 주간, 모든 곳에서 말이다.

그림 그 이후의 삶은 어떠할까? 트위터 스레드를 통해 4월 10일의 베이징을 살펴볼 수 있다.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 거리를 걷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과 교통편에서는 사람들의 체온과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이건 정부에 의해 정해진 ‘코드’다. 만약 당신의 코드 색상이 녹색이면 어디든 갈 수 있지만, 노란색이나 적색일 경우 자체 격리 및 모든 건물로부터 출입이 금지된다.

중국 정부에서는 여러 앱들로부터 확보한 모든 정보를 한 곳에 모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지역별 또는 중앙정부별 모두). 누가 어디에 다녀왔는지, 또는 조금이라도 감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접촉했는지 모두 트래킹 한다.

여행은 제한이 많지만 조금씩 가능해지고 있고, 매우 높은 수준의 검사와 방역이 진행된다. 특히 관련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 마스크 이상의 방역 장비(PPE)를 갖추고 일하고 있다.

학교들은 아직 문을 닫고 있지만 몇몇은 이제 이번 달 말부터 재개장을 할 예정이다.

우리가 상대적으로 더욱 유심히 살펴보아야 할 나라들로는 한국, 싱가포르, 대만이 있다.

한국은 -국가적 차원의 봉쇄 조치 없이- 아웃브레이크(대확산)를 극복하고 ‘댄스’를 시작한 첫 번째로 나라로 볼 수 있다. 싱가포르는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성공적으로 ‘댄스’를 해왔으나 최근에 실수가 있었고, 그에 대한 학습을 할 필요가 있다. 대만은 중국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데도 불구하고 큰 규모의 대확산이 없었다는 점에서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 그럼 이제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대만의 지속적인 댄스

중국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만은 높은 확률로 대규모 확산을 경험했어야 한다. 하지만 4월 19일 현재까지 400명의 확진자와 매우 낮은 수의 일 평균 확진자를 기록하며 전 세계에서 104위에 랭킹하고 있다. 대만보다 인구수가 300배가 더 적은 안도라에 오히려 두배가 넘는 확진 케이스가 발생하고 있다.

대만은 사업장들을 닫지도 않았고, 학교를 폐쇄하지 않았으며, 모임을 금지하지도 않았다. 대만은 대부분의 다른 나라들이 겪는 큰 비용을 감수하지 않았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우리는 아래 내용을 통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 글은 어느 여행객이 대만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시작된 어마어마한 격리 체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래에는 그의 격리 경험에 대한 몇몇 문장을 인용하였다.

다음날 아침 08:30 AM, 아침 일찍 모닝콜로 잠에서 깼다. 현지 정부 담당자가 내가 어디 있는지, 누구인지, 어디를 다녀왔는지, 건강 상태는 어떠하며 증상은 없는지 등을 묻는 전화였다.

점심 14:30, 현지 담당자로부터 다시 한번 더 전화가 왔다. “Mr, Chen, 정기 불시 점검드립니다. 현지 실무자가 댁으로 15:00경 찾아 뵐 예정인데요. 몸은 좀 어떠신가요?”

“몸은 괜찮습니다. 우리가 집에 계속 있는지 이렇게 불시 전화를 계속하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네, 하루에 2–3번씩 전화드리고 있습니다. 주소로부터 이탈하지 마시고 가족의 건강을 위해 위생에 유념해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주소지를 이탈하실 경우 경찰이 곧 해당 위치로 방문하게 될 예정입니다.”

궁금해서 또 물어봤다 “하지만 집을 떠났는지 어떻게 알죠? 저는 공항에서 GPS 추적용 핸드폰을 따로 전달받거나 한 적이 없는데요?”

“네. 핸드폰은 소지하지 않으신 경우에만 지급해드리고 있고요. Mr, Chen은 본인의 핸드폰이 있으시니까 향후 14일 간 휴대하시고 계시기만 하면 됩니다. 만약 통신 시그널에 오류가 있을 경우 경찰이 바로 현장에 출동할 수 있으니 꼭 미리 말씀해주시….”

“그러니까 지금 제가 이미 추적되고 있다는 거죠..?”

“네, 제출하신 핸드폰 번호로 충분합니다.”

저녁 20:30 경 야간 당직 정부 담당자로부터 전화를 달라는 문자가 왔다. 잘못한 게 없었기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바로 전화를 걸었다.

“일시적으로 통신 시그널이 끊겼거나 장기간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인식된 듯합니다. 간혹 이 경우 핸드폰을 두고 나간 것으로 파악되는 경우가 있어 주소지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문자가 전달이 된 듯합니다.”라고 야간 당직자가 전달해주었다. 음.. 핸드폰에 움직임이 자주 없는 것도 인식한다 이 말이지…

솔직히, 이곳의 격리 시스템은 어마 무시하게 인상적이다…

— Jonathan Chen

대만의 준비성은 입이 쩍 벌어지는 수준이다. 아래는 3월 전에 대만이 취한 100가지 조치다. 몇몇 리스트와 기타 자료들로부터 주요 예시를 가져와보았다.

  • 매일매일 업데이트되는 이른, 엄격한 여행 금지
  • 마스크 생산 중앙 통제, 하루 평균 240만 개부터 시작(대만의 당시 수요치 130만 개의 2배 수준)
  • 폭리를 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스크 당 0.5달러로 가격을 통일
  • 주요 생필품 또는 마스크로 폭리를 취하면 1–7년 사이의 징역과 최대 167,000달러의 벌금 과부
  • 가짜 뉴스 확산에 대해 최대 100,000달러 벌금 과부
  • 능동적인 사전 검사 체계: 독감 증상이 있는 모든 사람들 중 독감에 대해 음성 반응을 보인 사람들을 재검사하여 코로나 확진자들을 발견

위 모든 조치들은 중국 우한 봉쇄 이전에 벌어진 일. 그 이후에도 조치는 이어졌다.

  • 마스크 생산을 위해 군인들이 동원
  • 2월 말까지 마스크의 가격은 0.2달러까지 인하
  • 3월 말까지 하루 평균 1,000만 마스크 생산량 도달(2,300만의 인구를 위해). 수출은 금지되고 국내에서만 배급
  • 여행과 건강 데이터베이스는 연동되어 건강 관리 분야의 전문가들이 누가 가장 높은 위험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음. 타이완 질병관리본부는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 파악이 가능해짐
  • 강화된 검역 절차와 격리 기간으로 인해 여행자들이 여행을 재고하게 됨
  • 음식과 기타 지원을 통한 격리자들에 대한 격려
  • 소지하고 있는 핸드폰 시그널을 통한 격리 강화. 만약 소유하고 있지 않을 경우에는 정부에서 지급. 15분 이상 시그널이 꺼져 있을 경우 정부 당국에 신호 발신
  • 격리조치에 순응하지 않을 경우 정부 당국에 넘겨져 경찰에 감시. 실제 커플이 14일 격리조치를 위반하여 10,000달러 벌금 과부

만약 세계가 하나의 학급이었고 각 나라가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시험을 치르는 중이라면, 대만은 이 시험의 에이스라고 볼 수 있을 듯하다. 대만은 그들의 학습 내용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상황. 내가 동료 학생이라면 그 손을 반드시 꼭 잡을 것이다.

몇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 첫째,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대만의 질병관리본부가 2003년 SARS 이후 강력한 권한과 경험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둘째, 그들은 날마다 새로운 조치를 취하며 빠르고 강력하게 행동했다.

셋째, 건강 데이터와 여행 데이터, 그리고 확진자 데이터를 경찰과 연동했다. — 확진자를 제외하면 — 핸드폰 기반의 이동 데이터와 신용카드 결제 정보보다는 오히려 일반적인 경로 파악 기법들과 함께 건강, 여행 데이터를 활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4월 20일 현재까지 확진자수는 400명에 머물고 있으며 수가 적은 만큼 그 관리가 용이한 상황이다.

한국의 작은 ‘망치’와 ‘메스’

*메스= 수술용 칼

한국은 전국적인 ‘망치’ 없이 코로나 바이러스 대확산을 막은 세계 첫 번째 국가다. 전 국가적으로 식당, 공장, 상점을 폐쇄하지 않았고 피난처를 만들 필요도 없었다. 특정 인원 이상의 행사를 금지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어떻게 한 걸까? 바로 작은 ‘망치’와 ‘메스’를 이용했다.

주요 아웃브레이크는 대구라는 도시에서 발생하였다, 이제는 잘 알려진 31번 환자가 추후 5천 명까지 확산된 신천지 교회 확산의 시작이었다. 이는 오늘까지 확인된 한국 내 확진자 수 중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Source: Reuters

그 시점 이후에도 정부는 사업장들을 폐쇄하지 않았지만, 시민들은 2015년의 MERS 확산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외부 출입을 삼가였다.

250만의 인구로 한국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인 대구의 쇼핑몰, 식당, 거리에는 사람이 없었고, 소셜미디어에서는 당시 상황을 재난 영화에 비유했다.

“마치 도시 중심에 누가 폭탄을 떨어뜨린 것 같아요. 좀비 영화 같은 상황이랄까요.” 28세 대구 시민 김근우 씨가 전화를 통해 로이터에 답했다.

대구 정부 담당자들은 유치원을 폐쇄하고 학교를 연기하였으며, 도서관, 박물관, 교회, 보육원, 법원 등을 모두 닫았다.

하지만 대구 밖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시행되지 않았다. 격리조치는 주요 확산 지역 대해서만 진행되었고, 공격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주는 조치는 시행되지 않았다.

아래의 이동 현황을 통해 우리는 위 조치의 영향을 보다 실질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한국인들은 지난 몇 달간 얼마나 많이 이동했을까? 강력한 ‘망치’ 정책을 펼치고 있는 스페인과 비교하면 매우 효과적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럼 한국은 어떻게 강력한 ‘망치’ 없이 대전염을 막을 수 있었던 걸까? 바로 정확히 누가 아픈지 파악하고 관련인들의 격리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누가 아픈지 알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검사해야만 한다.

우리는 그들의 놀라운 검사 기법에 대해서는 이미 익히 들어 알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에서 전화박스까지, 7분이면 테스트를 마칠 수 있다.

아래 결과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검사 체계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 중 한 곳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양성률 퍼센티지를 지표로 삼은 이유는 테스트의 효과를 판단하기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지난 글, 코로나 바이러스: 많은 것들 중 하나, 에서 소개를 하기도 했다. 국가의 크기가 크거나 케이스가 많을 경우 총합의 수는 무의미하다. 케이스가 적다면 인구 당 테스트도 의미가 없다. 하지만 양성률의 낮은 퍼센티지는 그 나라의 상황 대비 더 많은 사람의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에 몇몇 동의한다.

프랑스와 영국과 같이 케이스 숫자가 감당이 안 되는 경우는 모든 사람을 위한 테스트 킷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의 모든 사람을 위해 충분한 테스트 킷이 존재했던 독일이나 싱가포르의 경우에도 최근의 확산으로 숫자가 모자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와중에도 대만, 홍콩, 베트남, 한국과 같은 국가/지역 경우 3% 미만의 양성률을 보일만큼 충분한 테스트를 하고 있다. 증상이 있는 사람들만 검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접촉을 한 사람들도 함께 테스트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접촉에 대해 어떻게 알 수 있는 걸까? 한국은 중국을 제외한 세계에서 가장 고도의 접촉 추적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MERS 대확산 이후 개정된 법을 통해 전염병 기간 동안 핸드폰 데이터와 신용카드 데이터, CCTV 데이터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전염병 위기 시에 개인의 사생활보다 사회적 안전을 우선시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였습니다.” — 기모란 교수. 뉴욕 타임스

그 정보를 통해 사람들이 어디를 갔다 왔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정보를 (식별 가능한 개인정보를 제거하고) 공개하여 사람들이 자신의 이동 동선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시간 단위, 또는 분 단위로 상세하게 각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였다. 어떤 버스를 탔는지, 어디서 내렸는지, 심지어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녔는지도 공개한다.

그리고 그 정보를 활용하여 근방에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시민들에게 비상 메시지를 보냈다. 수신자들은 그 내용을 확인하고 접촉이 있었을 경우 당국에 제보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그 지역에 있다고 해서 메시지가 전송된 것은 아니다. 확진자가 확인되면 담당 접촉 추적팀이 건강 기록과 신용카드 정보, CCTV와 핸드폰 위치정보를 활용해서 동선을 파악한다. 그리고 그 동선에 위치해있던 사람들에게 비상 메시지를 전달한다.

Source

만약 검사가 양성으로 판정되면 정부에서 관리하는 격리 시설로 이동되어 기본 의료 지원과 관리를 받게 되거나, 증상에 따라 병원 또는 자택에 격리된다.

음성으로 판정되거나 회복할 경우, 또는 확진의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는 자택에서 격리하여야 한다. 외출 시에는 경찰에 신호가 가는 앱을 설치해야 하고 각 지역의 모니터링팀이 하루에 두 번 건강 상태와 이탈 여부를 확인한다. 이탈 시에는 징역 1년과 $8,000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 외에 추가적으로 취하는 조치로 건물 입장 시 체온 검사와 곳곳에 배치된 손세정제, 그리고 강력한 마스크 쓰기가 있다. 외출하는 사람의 98%가 가끔 마스크를 쓰고, 64%는 상시에 쓴다고 답변하였다. 마스크 수요 폭증 이후 정부에서 직접 개입하여 공급을 주도하였다.

한국 초기 대확산의 긍정적인 점은 다른 나라들에서 역으로 진행된 한국 입국 금지다. 3월 중순 즈음에는 대부분의 나라가 한국행 또는 한국발 여행을 금지했다. 뒷부분에서도 언급하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덕분에 한국은 많은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

한국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정밀한 검사와 접촉자 추적, 격리, 위생, 마스크, 그리고 여행 금지였다. 대부분의 경우 정밀한 ‘메스’를 활용했기 때문에 강력한 ‘망치’가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싱가포르의 치명적인 실수

싱가포르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시작은 대만과 매우 유사했다. 그들의 의사결정 타임라인은 마찬가지로 놀랍다. 하지만 대만, 한국과 같은 조치들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했다. 왜였을까? 아래를 통해 확인해보도록 하자.

대만, 한국 대비 싱가포르가 돋보이는 것이 3가지 있다. 여행 제한, 접촉 추적, 그리고 마스크 착용.

첫째, 여행 제한. 보다시피 싱가포르는 후베이성 확진자가 6천 명이었던 상당히 빠른 시기, 1월 29일에 후베이성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했다. 3일 후인 2월 1일, 12,0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시점에는 중국으로부터 모든 입국을 금지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충분한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페인, 독일로부터의 입국을 3월 16일까지 막지 않았다. 그 당시 3개 국가의 확진자는 5만 명, 또는 그 이상을 이미 넘어가던 시점이었다. 단기 체류는 일주일 후인 3월 23일에야 금지되었다. 그때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15만 확진자가 발생한 후였다.

이 뒤늦은 조치로 인해 발단이 된 몇 가지 신규 케이스가 발생된다. 3월 말 80%에 가까운 싱가포르 확진자는 해외 유입자였다. 일주일 후 그 수치는 0으로 바뀌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이 유입자들은 몇 주간 현지 확산에 발단이 되었고 확진자 수는 폭발하였다. 만약 3월 10일을 기점으로 입국을 금지했다면 이 아웃브레이크는 발생하지 않았거나 — 또는 이 정도로 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며칠 후 공개될 이 아티클 파트 4에서는 어떤 여행 금지 조치를 시행하는 게 좋을지에 대한 상세한 의견을 담을 예정이다.

싱가포르가 한국 등의 나라와 다른 두 번째 차이는 접촉 추적 능력이다. 싱가포르의 운영 체계는 사실 세계 최정상급은 아니었다. 3월 말까지 당국이 관리 가능했던 접촉 포인트는 최대 600개 까지. 그 이유는 그들의 체계가 매우 수동적인 방식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추적 담당자들은 인터뷰나 CCTV 카메라에만 의지 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연구진이 파악한 바에 의하면 핸드폰 데이터, 신용카드 데이터, 건강 데이터, 여행 데이터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추적 담당자들의 권한이 대만과 대비했을 때 어떠한지, 그들의 기술력이 어떠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싱가포르 대비 대만의 담당자들은 해외 유입자들을 감당 준비가 되어있었다는 것이다.

3월 말 정부 당국은 블루투스와 보안 기술을 통해 익명화 된 상태에서 접촉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Trace Together 앱을 출시하였다. 만약 접촉자 중 한 명이 확진자로 판명될 경우 알람을 받을 수 있는 앱이다.

아이디어는 훌륭했지만 설치자수는 20%밖에 되지 않았다(인구 5.6백만 중 1백만 설치). 문제는 이 숫자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접촉이 인지되기 위해서는 양측에서 앱을 작동시켜야 하고, 확률적으로 한쪽의 설치율이 20% 일 경우 양측 모두가 앱을 가지고 있을 확률은 20%*20%=4% 밖에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실제 인구 접촉의 4%만이 앱을 통해서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앱 사용 패턴은 같은 집단에서 유사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4%보다는 약간 더 높을 확률이 많다. 예시로 만약 한 가정에서 이 앱을 사용 중일 경우 가족 구성원 대부분이 이 앱을 사용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이유로 확률을 25%까지 올린다고 하더라도 전체 접촉 대비해서는 아직도 5%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그것도 어디까지나 다운로드한 20% 시민의 앱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가정하의 이야기다. 만약 20%가 단순 다운로드를 의미한다면 — 대다수의 개발자가 그러하듯 최대치의 숫자를 끌어모은 것이라면 — 다운로드한 대다수는 앱을 실행조차 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실행해도 설치를 하지 않을 수 있고, 설치를 해도 블루투스를 항시로 켜고 있지 않을 수 있다.

위 그래프에서는 싱가포르 당국이 발표한 통계보다 50% 많은 30%의 설치율을 가정했다. 위 차트에 대해서는 여기에서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 싱가포르 당국은 4주 전에 앱을 출시했고, 앞으로 향후 몇 주간 설치율은 상승할 수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분명 앱 설치를 독려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 중 하나다. 모바일 사용률이 높고, 영토 크기가 작으며, 정부에 대한 시민의 신뢰는 강력하다. 만약 싱가포르가 20%를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과연 누가 가능할까? 싱가포르 당국조차도 이 해법은 기존의 수작업을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기술적인 해결방법이 나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핸드폰의 블루투스 기능은 접촉 추적을 해결할 수 있는 매우 뛰어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설치율이다. 사람들이 새로운 앱을 쓰게 만드는 것은 정말 너무나도 어렵다. 한국은 훨씬 더 쉬운 방식으로 접촉 현황을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하루 이틀 후에 공개될 파트 3을 통해 보다 상세하게 다룰 예정이기에 이 내용을 받아보고자 한다면 우리의 뉴스레터를 구독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마스크. 4월 3일까지 싱가포르는 환자들에 한해서만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였다. 위에서도 보았다시피 이는 대만(정부에서 마스크 공급을 통제)과 한국(98% 수시 착용, 64% 항시 착용)과는 다른 방침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차이다. 앞으로 공개될 파트 2에서 확인할 수 있다시피 마스크 착용은 이 바이러스 확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위 3가지 내용 — 여행 제한, 접촉 추적, 마스크 착용 — 에 대한 중요성은 아래의 차트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그래프는 싱가포르에서 확인되고 있는 모든 확진 케이스를 담고 있다.

빨간 점은 현재도 증상이 있는 경우를 의미하고 녹색점은 완치된 경우를 의미한다. 녹색점 대비 빨간 점이 훨씬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최근의 아웃브레이크 현황을 잘 나타내고 있다.

만약 몇 가지 케이스를 살펴보면, 이러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위 경우는 매우 면밀하게 동선이 파악된 상황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제 대부분은 아래와 같은 양상을 띄고 있다.

위 이미지는 담당자들이 감당하고 있지 못하는 접촉 추적 현황을 잘 보여준다.

해당 케이스는 아직 제대로 파악이 되지 못했고, 대부분의 케이스가 비슷한 상황이다.

집군이 형성된 빨간 점들은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뭉쳐있다. 바로 기숙사다. 어느 집군이 도미토리인지 별도로 표시해보았다.

정답: 대부분이다.

대부분은 이민 노동자들의 기숙사다. 이전에 언급했다시피 싱가포르는 입국 금지를 매우 뒤늦게 시행하였고, 3월 말까지 80%의 케이스가 해외 유입자였다.

그것을 발단으로 사회 모임에 대한 금지 조치 없이, 마스크 착용 권장도 없었던 상황에서 빠르게 확산된 것이다.

10명 이상의 모임 금지 조치가 통과되어 시행된 상황에서도 어느 기숙사의 모습은 이러했다.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다.

싱가포르의 실수는 늦은 입국 금지, 늦은 사회 모임 금지, 늦은 마스크 권장, 그리고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접촉 추적 시스템으로 파악된다. 우리는 이러한 사례를 통해 각국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조금씩 예측할 수 있다.

아래는 각국이 고려해봐야 할 주요 조치로, 4단계로 구성된다.

  1. 감염병 대확산을 막을 수 있는 매우 낮은 비용의 조치
  2. 아직 필요할 수 있는 조금은 높은 비용의 조치
  3. 불필요한 매우 높은 비용의 조치
  4. 건강 관리 대책

자, 그럼 이제 하나씩 깊이 파고들어보자.

이 글은 전체 아티클의 ‘파트 1: 코로나 바이러스: 댄스 배우기’ 이다. 파트 2에서 우리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방법, 마스크, 위생, 물리적 거리 두기 등을 설명한다. 파트 3에서 우리는 각국 정부가 적용해야 할 주요 테스트, 접촉 추적. 격리 방법을 소개한다. 각 내용에 대한 추천 방법과 함께 주의사항을 담을 예정이다. 대부분의 나라들은 접촉 추적을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현 상황에 개선이 없다면 그 나라들은 싱가포르와 같은 결말을 맞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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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물은 나의 추정과 의견, 각 단어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리서치, 자료, 논쟁, 피드백 도움으로 만들어졌다. Carl Juneau, Genevieve Gee, Matt Bell, Jorge Peñalva, Christina Mueller, Barthold Albrecht, Kunal Rambhia and the entire MITRE team, Elena Baillie, Pierre Djian, Yasemin Denari, Eric Ries, Shishir Mehrotra, Jeffrey Ladish, Claire Marshall, Donatus Albrecht, and many more에게 감사함을 표한다. 그들 없이는 절대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본문은 “Coronavirus: learning how to dance”를 원작자 동의하에 번역 및 공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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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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