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N 2016_ 물에잠긴날씨
아마도 이제부터는 이곳에남겨진친구들과 하나둘씩 페어웰을해야한다. 나는항상외로웠고 쓸쓸했지만.. 조금씩 나에게 힘이되어준 사람들이었으니까, 고마운마음으로.
최근들어 가장 날씨가 푹했는데 어젯밤에 비가왔었는지 굉장히 물에잠긴느낌으로 따뜻하면서서늘한 그냥 좀 이상한 날씨다. 내일부터 또 출장이라.. 조금더밖에있고싶은데 또 피곤하기도하고, 오랜만에밥다운 밥..같은걸 먹어서 조금은부담스럽기도해서(아직도 먹는행위가 부담스럽다) 갑자기 피곤해져서 집에 그냥 간다. 중간중간에 문득문득 찾아오는 외로운 감정때문에 조금은힘들었다. 이럴때 어른인 거 너무싫다 왜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에 싫은 감정을 가질수없는걸까. 나의 결단은 좀더 스트레잇포워드하고 직선적으로 변했지만, 마음은 어느시대보다도 복잡하고 중의적이다. 힘들다, 삼십대란.

며칠전부터 에롤가너의 concert by the sea를 떨쳐버릴수가 없어서 레클레스에 혹시 있을까..해서 찾아가는데, 레클레스레코드가 있는 소호길이 어쨌든 런던에선 내가 가장좋아하는 길이고, 그것은 홍등가를 빠져나오면서 시작되는 굉장히 허름한 중고샵들과 슈퍼마켓으로부터 묘하게 힙스터 가게들로 이어지는 기이한 느낌때문이었는데, 길 초입의 중고샵들이 전부 없어지고 현재 공사중임을 보았다 .. 사실 예전부터 예고가있어왔던 것은 맞는데, 거기 있던 중고 레코드가게가 나에겐 소호의시작이랄지..그런 상징이었는데, 일,이년 사이에 영락없이 초호화 힙스터로 젠트리피케이션의 결말을 볼 게 뻔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많이 아팠다. 이쪽 편의 소호도 자본의 ‘축복’을 피해갈수는 없었구나.
..어쨌든 레클레스에도 다른 곳에도 에롤가너 못찾고 돌아섰다. 그리고 오늘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아마도 우리가 일전에 가서.. 예쁜 티셔츠 몇개를 보면서 내가 굉장히 가지고 싶어했었고 그 애는 왠지 모르게 주저했는데 그래서 내가다소 섭섭했던.. 그런 곳이었는데, 그 때 만약 내가 더 많은 사실들을 알았더라면 우리는 이내 장소를 옮겨 아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까.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