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와 공연의 차이, 조상범

포스웨이브 필리핀 선교 2014 다섯번째 이야기

목요일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필리핀 사역 중 최대 규모의 집회가 있는 날입니다. 라라스쿨 운동장에서의 집회였죠. 오전 큐티 및 간단한 브리핑 후 먼저 SM몰에서 시간을 보내고, 곧장 라라스쿨로 향하였습니다.

지난 4일동안의 경험을 통해, 우리가 기도하고 준비하고 이 곳에 왔으니 하나님께서 당연히 함께 하시고, 찬양이 울리는 내내 큰 감격과 벅찬 은혜를 부어주시리라 생각했던 것들. 많은 청소년들 앞에서, 많은 인원만큼 더 큰 역사를 보여주시리라 생각했던 것들. 예배 전 의욕에 넘쳐 바쁘게 준비하며 ‘그래, 이제 시작하면 지금까지의 집회처럼 되겠지’ 하고 생각했던 것들. 안일함 이었을까요, 아니면 사람의 생각으로 인한 교만함 이었을까요. 집회 내내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는 분산되었고, 날씨는 계속 더웠으며, 아이들은 저마다의 놀이와 잡담에 빠져있었습니다. 선교사님의 간증과 이어지는 찬양 속에서도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지 못한 채, 그렇게 그 날의 집회는 끝나버렸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를 통해 무엇을 보여주시려 했던 걸까요. 그 때 저의 머릿속에는 ‘야외집회인데 날씨가 덥고, 또 너무 밝아 집중이 잘 되지 않았던 것 같아. 선교사님의 간증이 어린 아이들에게는 와닿지 않은 것이 아닐까. 규모에 맞는 장비들이 준비가 되어있었더라면. 기도가 부족했던 것일까’ 등등의 변명거리밖에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집회가 끝나고 평소와 다름없이 돌아가버리는 학생들을 보면서 ‘그래, 모니터도 없었는데 틀리지 않고 잘 맞춰서 잘 끝났으면 된거지’ 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그 날의 예배를 평가해버리기도 했고요..

그날 밤. 첫번째 모임을 가지고, 다시 나눔을 위해 두번째 모인 자리에서 이날 아침에 함께 묵상했던 말씀. 하나님이 원하시는 예배, 하나님이 받으시는 예배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굳이 리더님의 일갈이 아니더라도, 시덥잖은 변명을 내세우며 그날의 예배를 ‘잘 마쳤다’라고 생각한 것 자체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고, 무엇 때문에 그렇게 끝날 수 밖에 없었나 하는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예배와 공연의 차이. 참으로 얄궂게도 하나님은 가장 큰 집회를 통해서 이 차이를 보여주셨다 생각합니다. 전 날 세미나를 통해 들었던 예배와 쇼의 차이를요.

영혼을 향한 외침 없이 나의 연주만을 하고 있었으니 성령님이 역사할 틈이 없었고, 나의 의지로–보여지는 내 모습을 통해서-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려 했으니 능력없는 행위가 되어버린 것이죠. 아무 것도 없이 울리는 꽹과리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느꼈을 때의 기분이란…

그 시간, 팀원들과 함께 기도하며, 회개하며, 또한 일깨워주심에 감사하며, 그렇게 저에게 목요일의 집회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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