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1.2015 잠만 자다 생각이라는 꿈만 꾸다

겨울 잠을 자는 곰이 된 듯, 아무 걱정없이 잠만 잤다.

걱정이 없었다기 보다 무서운 감정을 안고 있었던 것 같다.

희준형과의 대화가 내가 잊고 있던 공포를 밝혔다.

내 자존감을 사라지게 하는 공포였다.

2.

심선생님을 만났다. 이유없이 연락달라고 했던 말에 ‘연락한거면 보고싶은 이유가 있는거지’ 라고 하셨던 말씀이 기억났다.

쌀국수 먹자고 전화를 툭 하셨다. 요즘들어 무력하게 누워있는 나를 일깨우게 하는 전화였다. 만나서 무슨 대화를 할까 어떻게 좋은 만남을 가질까 어떤 나의 모습을 보여줄까 라는 목적의식을 찾으려고 했다.

마침 희준형과의 대화에서 생긴 공포감을 어떻게 풀 수 있을지 선생님의 생각이 듣고 싶었다. 이 공포감을 없애고 싶었다.

여느때와 같이 안부를 물으며 인사를 나누고, 관광객에게 유명한 포14와 고기를 서비스로 주는 쌀국수집 사이에 내가 좋아하는 가게로 갔다.

많은 생각을 품고 있었던지라 선생님과의 만남에서도 새로운 고민들이 생겨났다. 선생님과 나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만나는가.

처음먹어본 넴을 맛있게 먹고, 쌀국수를 먹었다. 여전히 선생님은 많은 이야깃거리를 기억하고 말하셨다. 이야기 사이 공백에 나의 고민을 비집고 들어갔다. ‘선생님은 영화나 소설의 결말이 어떻게 끝난게 좋으세요?’ 의외로 선생님은 많은 생각을 하시고 확실하지 않은 듯한 표정으로 이야기 하셨다. 기억나는 건 슬프거나 누가 죽는것은 보기 싫다고 하셨다. 그냥 이해가 됐다고 해야하나? 고개만 끄덕 거렸다. 그리곤 요즘 시나리오의 끝을 못정하겠다고 말을 했다. 시작과 끝은 어려운 거라고 말해주셨다. 그래도 끝을 내야 한다고 하셨다. 맞는 말이지만 어려운 일이었다. 참 신기한것은 평소에도 항상 고민하고 어렵게 생각했던 일이 쉽게 풀렸다. 아마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해결이 안됐겠지?

‘글을 쓰면 무조건 해피엔딩으로 쓰자’

우리는 모두 해피엔딩을 꿈꾸지 않는가. 그리고 다시 되돌아 보는것. 아마 해피엔딩으로 첫고를 내면 미래를 적은 것이라 생각한다. 다시 시나리오를 읽는다면 현재가 될 것이고, 수정에 들어가 완고가 나온다면 과거를 이야기 하는건 아닐까. 시나리오의 완본은 반성이 들어 갈테니깐.

선생님과의 대화에서 나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했다. 될놈은 이미 됐다고… 선생님도 맞는말 이라며 당연하다는 듯 말하셨다. 그 뒤 생각에 더 빠졌다. 그렇다면 선생님은 내가 될놈이 아니라는 건 알지만 그저 좋아서 만나는 구나… 무언가 더 자존감이 낮아졌다. 그리곤 다시 선생님은 선생님의 다른 이야기를 쭉 하셨다. 내가 더 나의 이야기를 이어 갈려고 했지만, 듣지 않는 듯 했다. 무안했다. 그리곤 또 생각했다. 나의 지금의 고민 걱정 생각은 선생님께서 얼마나 들었고 생각 해보셨을까. 선생님과 나의 만남에서 필요없는 주제가 나의 고민이라고 생각했다.

난 고민을 풀고 싶었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질문하고 대답을 듣고 해결되길 바랬다. 그러나 현재의 내가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이 세상을 다르게 보게 하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르게 느끼게 한다는 것을 알게됐다. 선생님이 항상 이야기 해주시는 옛 추억이나 요즘 느끼는 감정이 이번에는 다르게 느껴졌다. 다른 사람을 통해서 결국 나를 반성하는 것. 그렇기에 깊은 고민은 대답을 쉽게 찾으려고 한다는 것이 이상하다. 시시콜콜를 할 수 있는 내가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3.

난 지금까지 영화를 한게 아니다. 20대는 그저 편안하게 잘 지냈다. 이것을 인정하게 된 나는 이제 진정으로 영화를 했다고 생각할 수 있게 살자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곤 영화을 찍겠다.

4.

영화 속 캐릭터와 관객은 처음만난 사람이다. 서로를 존중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배경 속에 살고 있다. 영화는 존재하는 배경과 살아가는 사람과의 균형이 필요하다. 그리고 각각 힘을 주어야 할 때가 있다. 연출자는, 건강한 연출자는 건강한 생각으로 건강한 표현을 해야한다.

인간 존재의 허망함을 치료해주는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