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결혼이주여성 출신 의원이 필리핀계인 이유

언론에서 이주자 문제를 다루면서 이주자 집단의 정치세력화 문제가 언급될때가 이따금 있다. 여러 이야기가 오고가지만 실체가 불분명한 근거에 바탕하여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결혼이주여성의 정치참여 영향요인 분석(임혁 남일재, 2014)>이라는 논문은 신뢰할만한 데이터를 근거로 결혼이주여성이라는 집단의 정치참여에 어떤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흥미로운 답변을 내놓고 있다.

결혼이주 여성의 출신국가: 출신국가의 정치체제가 권위주의(사회주의) 체제인 경우보다 민주주의 체제일 때 더 정치에 활발히 참여했다. 국가별로 비교했을 때 필리핀 출신이 제일 정치참여에 적극적이었다. 최초의 결혼이주여성 출신 국회의원이 수적으로 최대 다수인 중국계가 아닌 필리핀계에서 나온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참고로 데이터는 09년 자료임으로 이자스민 의원의 탄생이 필리핀계 결혼이주 여성 집단의 정치참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주민 집단과 내국인 집단: 이주민 집단과의 교류는 정치참여에 별다른 영향을 못 끼치는 반면 한국인 집단과의 교류는 정치참여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아직 결혼이주여성이 이주자 집단으로 동원되는 단계는 아니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해본다.

한국어 사용 능력 : 한국어 능력(읽기 쓰기 등)수준이 결혼이주 여성 집단의 정치참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대부분의 정치 관련 정보가 한국어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명 중 1명만 투표 : 선거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결혼이주여성은 전체의 22.5%였다. 결혼이주여성 집단의 인구사회학적인 특성(여성, 30대 이하, 도시 거주, 저소득층)과 비슷한 한국인 평균에 비교하면 투표 참여가 수준이 1/2에서 1/3에 불과하다. 정치참여의 다른 유형으로 정당에 가입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2%, 시민단체 가입 경험이 있는 사람은 2.9%였다.

인터넷 사용여부 : 인터넷을 사용하는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더 정치참여에 적극적이다. 다른 매개변수 때문일수도 있고 인터넷이라는 매체 자체의 특징일수도 있다. 인터넷이 사회적 네트워크를 갖추지 못한 결혼이주여성이 정치 지식을 습득하는 유용한 채널이 될 수도 있으리라는 짐작을 하게 된다.

부부관계, 삶의 만족도와 정치참여 : 흥미롭게도 부부관계가 좋고 삶의 만족도가 높아질수록 결혼이주 여성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낮아졌다.

이 외에도 참고할만한 부분이 많이 있다. 이주자 집단의 정치세력화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시간을 내서 읽어볼 가치가 충분한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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