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지(知)

갖은 재료 쌉쌀히 버무리고
자글자글한 손 주름맛을 더해
한장 한장 몸뚱이에 옷 입혀

차곡 차곡,
독에 담아 묻었더랬다

배고픈 겨울 밥상에
새싹 틀 때까지

엄동설한 지새는
알싸한 맛이 있었다

겨울밤 한밤 두밤 지나
시큼, 김치가 삭고
성큼, 봄이 왔다

딸깍 딸깍,

클릭 몇 번이면
김치가 밥상에 오르는 요즘은
김치를 공장에서 만든다

무엇이든
쉽게 먹고 쉽게 싸는 요즘은
꿈도 사상도 공장에서 만든다

푸짐한 진열장에는
첨가제 맛을 낸 가공식품이 팔리고
돈과 성공과 속빈 글이 팔린다

배불리 먹어도
고향집 손맛이 그립듯

한장 한장 곱씹는
시큼하게 찌푸리는
성큼하게 깨우치는

그런 글맛이 그립다

회색,
칼바람에 옷깃을 여미고
봄을 찾아 나를 묻는다.

2012.12.8

One clap, two clap, three clap, forty?

By clapping more or less, you can signal to us which stories really stand 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