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겨울 오고 눈 내리는 풍경이
더 이상 경이롭지 않던 어느 날,
서울 상경 일곱해 째 마주한 눈은
손끝발끝을 무디게하는 백색이었다.

사실 그 이전에도
흰 눈은 어디에나 가득했고
잿빛 도시를 하얗게 뒤덮곤 했다.

그 일상적인 모습에
눈 쌓이면 치워야 한다는 사실을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이제는 속눈썹 끝까지 쌓인 눈에,
무심히 가라앉는 시선을 버티며
두 눈 바로뜨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이미 긴 겨울인데,
앞날은 더 추워질 것이라 한다.

동지들은 하나 둘
제 몸 덥힐 곳을 찾아
곰이 사는 동굴로 향했고,

몇몇 이들은,
햇볕 든다는 봉우리를 찾아
산으로 떠났다.

201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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