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

나는 한 번씩 화석을 꺼내봅니다.

또 한번의 봄을 맞아
파릇한 땅을,

한 번 들추면
겨울

가을

여름


그리고 또 겨울..

그렇게 몇 번의
토층을 거치면
화석이 있습니다.

그 화석은
뒷모습만이 온전하여

웃는지,
우는지,
어떤지를
알 수 없습니다.

그 아래로
더 파헤쳐보면

그 이전의 가을에는
그 화석이 웃었다 하고

여름에는
괴로웠다하고

봄에는
또 웃었다 합니다.

하지만 저는
항상 최초의 화석에서

발굴을 멈춥니다.

이 화석은 왜 멸종했는가
그 얼굴은 웃었나 울었나

오로지 그것에 골몰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밤,

흐르는 물에
달빛이
스치울 때

달물소리가
시간을 깨었고

화석의 바스러짐을
느꼈습니다.

201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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