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dtime Stories] 웃으면 행복이 올까?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츠(Unbreakable Kimmy Schmidt)

키미 슈미츠는 10대 때 사이비 교주에게 납치당해 바깥 세상이 종말했다고 믿으며 다른 세 명의 여인들과 15년간 벙커에 갇혀 살다가 가까스로 구조된다. 이 사건을 다룬 방송에 출연하기 위해 우연히 뉴욕에 왔던 키미는, 그 곳에서 새 삶을 시작하기로 결심한다. 그녀의 곁에는 무명 배우인 룸메이트 타이터스, 다 쓰러져 가는 집의 주인 릴리안, 검정고시 코스에서 만난 불법 체류자 동, 그리고 키미가 베이비시터로 일하는 부잣집의 재클린이 있다.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츠>의 대본과 연출은 인위적이고 오버스럽다. 시청자들에게서 웃음을 쥐어 짜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시트콤의 고의적 컨셉이 그렇다. 10대 소녀가 교주를 자칭하는 성인 남자에게 납치돼 벙커에서 15년을 갇혀 지냈다는 것은 끔찍한 이야기다. 키미는 이 끔찍한 기억을 극복하기 보다는 한편에 묻어두고 ‘초긍정’의 힘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 싶어 한다. 왜 자신이 피해자가 됐을까, 왜 벙커에서 그런 일들을 당해야 했을까, 이런 생각들을 진지하게 하기 시작하면 자신의 정신이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키미 뿐 아니라 함께 벙커에 갇혔던 세 명의 “두더지 여인”들이나, 재클린, 릴리안 같은 주변 인문들도 마찬가지다. 벙커에서 탈출 했는데도 자꾸 다른 사이비 종교에 빠진다거나, 트로피 와이프를 탈출하기 위해 이혼을 감행 했음에도 여전히 그 사회의 권력을 누리고 싶어한다. 모두 아집, 허영심처럼 본인이 포기할 수 없는 것들 때문에 정면으로 자신들의 진짜 문제를 마주하려 하지 않는다. 현재 방영된 시즌 3까지는 등장 인물들이 자신들의 이런 문제를 ‘테이블 위에 꺼내놓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줬다. 시즌 후반부로 접어들며 이들은 각자 자신의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타인의 시선과 조언을 통해 확인 한다. 이제부터 전개 돼야 할 내용은 문제를 깨닫고 맞이 하는 다음 국면이다.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츠> 속 여성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강함은 역경을 극복하고 일어서는 인간 승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묻고 싶다고 해서 트라우마가 묻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척 한다고 해서 상처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끔찍한 기억은 절대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살면 행복이 찾아올 거라 믿었던 키미의 성장은, 사실 인생은 그런 식으로 구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이뤄진다. 동시에 그녀는 자신이 생각했던 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순간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란 것을 함께 깨닫는다. 예기치 못한 상황 속에서 무너지지 않도록 계속 스스로를 지키며, ‘언브레이커블’이 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츠가 의미 있는 페미니스트 코메디라 해도, 인종주의적 관점에 있어서는 여전히 불쾌한 포인트가 많다. 특히 베트남에서 온 불법 체류자 동의 모자란 영어를 주된 개그 소재로 삼는 등 아시아인을 다루는 방식이 그렇다. 티나 페이는 영화 <시스터즈>에서도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여성의 스테레오 타입에 대해 전형적인 백인 미국인의 시선으로 얄팍하게 다룬 바 있다. 소수자와 억압받는 자들을 다룬 코메디가 또다른 식으로 그들에 대한 편견을 재생산하고 있다니, 의도치 않게 아이러니를 담은 메타 서사까지 달성해 버리는 대단한(?) 코메디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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