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다.

지금은 2015년 10월 26일 오전 5시 59분. 창너머 퍼런 하늘이 밝아오고 있다. 나는 잠에서 깼다. 무시로 일관하던 나의 의지가 고함을 친다. ‘불평만 말고 뭐라도 해봐. Be the change you want to see .’

일어나서도 괜히 빨랫감을 정리하고, 설겆이를 하고, 싱크대를 닦으며 컴퓨터 앞에 앉는 것을 주저했다. 거실에 불을 켜고 쇼파에서 뒹굴던 컴퓨터를 테이블로 가져왔다. 열어 제낀 노트북에는 아까 보다가 만 빅뱅이론이 플레이되고 있다.

지난 삼일, 나는 M의 집에 와 있다. M은 갑작스레 잡힌 라스베가스 출장으로 4일간 집을 비웠다. 삼 일간 나는 옷도 한번 바꿔 입지 않고, 요리하고 먹은 것들을 그대로 착착 쌓아둔 채 나만의 시간, 그러니까 게으름을 만끽하고 (또는 게으름으로 부터 고통받고) 있다. 지난 일 년간 그랬던 것 처럼.

컴퓨터 앞에 앉기위해 나는 옷을 갈아입었다. 입고 있던 잠옷바지와 초코렛으로 범벅이 된 칠부소매 티셔츠는 세탁기에 넣었다. M이 잘 입지않는 반팔 티셔츠, 그의 h엔m 검정 팬티, 그리고 남색 수면양말을 신었다. 이것이 나의 유니폼이다.

오늘은 글을 쓰고 싶었다. 생산하고 싶었다. 오늘은 정말 내안에서 차오르는 그것을 풀 길이 없어 그 막다름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지난 일년, 나에게 일어난 일들을 차곡히 써내려간다. 작년 이맘때 나는 라오스에 도착했다. 그때도 글쓰기를 막 시작했더랬지. 365일이 지난 지금, 달라진 것은 내 통장 잔고와 쌓여간 공간과 시간들 뿐. 나는 그대로이다. 유의미한 변화로는 나는 J를 떠나 M에게로 정착했고, 나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버린 정도.

오늘 나는 생산을 목표로 하루를 시작한다. 과거가 생산한 현재의 나를 소비하고 그걸로 미래를 생산하는 되새김질과도 같은 인생을, 매일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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