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에서의 청년
해외에 있는 교회에 몸 담아 본 적은 없지만 일단 한국 교회는 행사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 그에 동원되는 섬김과 사역이라고 일컬어지는 인력도 행사의 규모에 비례한다.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행사와 일반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행사가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교회 안에서 준비하는 행사는 바깥의 그것과는 목적과 준비하는 과정 면에서 차이가 있다.
교회 행사를 준비하는 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위에서도 언급된 ‘인력’ 이다. 이 인력들은 교회 행사에 참여하기 보다는 발로 뛰며 실행하는 말 그대로 준비하는 팀으로 꾸려진다. 대부분 청년들이 많이 투입되는데 체력적인 면도 있겠지만 비단 이 요인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주최하는 교구별 담당 교역자들간의 서열, 교회 자체적인 분위기 등)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시대 한국 교회 내의 청년들은 (모든 교회가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교회에서 신앙적으로 중요하게 여기고 기도로 준비해 온 행사에 참여하기 보다는 준비하는 팀으로 빠지게 되며 참여자들은 대부분 장년층으로 구성된다. 그로 인해 영성 훈련으로 연단되어야 하고 성장해야 할 청년들이 자라지 못하고 ‘일꾼’으로써만 존재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리고 섬김이라는 그 자리에 자원하여 나갔던 청년들도 이러한 부정적인 의식이 생기고 심각한 경우에는 교회를 떠나기도 한다. 혹은 일꾼의 역할에 젖어들어 다른 청년들에게 동일한 역할을 강요, 요구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들이 개개인이나 청년 집단 내의 문제로 시작된 것은 아니다. 세상에서 중, 장년층들이 청년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고스란히 교회에도 반영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런 중, 장년층들이 교회에서 담당하는 역할의 위치가 청년들 보다는 높다라는 측면 또한 영향이 있는 것이다. 낮은 자가 높임 받게 된다는 말씀에서 ‘낮은’ 과 ‘높은’ 의 차이가 생년월일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살아온 인생과 사회 경력, 경제력에 비례하는 교회 내의 위치적인 차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연령층과 연결되기 마련이다. (게다가 요즘 청년들의 취업률을 살펴보면 더더욱 그렇지 않은가!) 교회 행사에 찌든 청년들은 이 말씀이 마음을 콕콕 찌르게 된다.
나도 청년의 입장이고 한국 교회를 다니면서 이러한 현상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으나 그 뿐이다. 딱히 우리 노력으로 해결될 일은 아니다. 사회 전반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가장 좋은 해결책은 기도하면서 왜 이 세상이 청년들이 살기에 힘든 것이며 교회 안에서도 기도하지 못하고 일하게 만드는 것인지를 하나님께 묻는 것이다.
나도 교회 행사에 스텝으로 자원한 적이 있다. 규모가 꽤 되는 기도회 행사였는데, 기도회에 대부분 참석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으나 희망에 그쳤다. 그래도 자원하였고 다른 분들이 기도회에 잘 참석할 수 있도록 섬겼다는 것을 그 분이 모를리가 없기에, 분명 알아주시기에 감사함으로 마무리 할 수 있을거라고 기대하며 행사의 막바지를 맞이하고 있었다.
기도회가 끝나갈 즈음에 스텝들이 소집되어 역할을 나누어 각자의 자리에서 섬겨야 할 부분들이 있었다. 기도회에 참석중인 스텝들에게도 연락을 취해서 지금 좀 나와달라고 이야기 했는데 한 자매가 나에게 와서 다소 화가 섞인 말투로 이야기 했다. — “청년들은 일꾼이 아니야! 지금 마지막에 엄청 중요한 기도 하고 있는데 왜 청년들이 이 기도회에 참석하지 못하고 나와야 하는건데!”
다소 당황스러웠으나 나는 거기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되게 억울했다. 지금이라도 가서 화내고 따지고 싶다. 내가 임원이라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건가? 나도 청년인데? 나도 맡은거 다 내려놓고 기도회에 다시 들어가야 하나? 이 자매는 왜 스텝으로 지원한걸까? 행사를 주최하려면 누군가가 일을 해야 하고 스텝을 해야하고 섬김을 해야 하는 것이다. 단지 이러한 사항을 대부분 교회 내 청년들이 맡게 되는 것이 안타깝고 속상할 뿐이다. 그리고 이 자매가 나에게 와서 이렇게 이야기 한 것도 이러한 요인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개인적으로 이야기 한다고 해서 해결 될 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런 소릴 들은 나는 억울하지만… 어쨌든 지금 당장 가서 이 자매에게 뭐라고 한들 이 문제의 뿌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니 글로만 작성하기로 했다. 청년들은 많은 어른들이 바라보기에도 그러하나 많이 자라야 하고 영적으로 성숙해져야 한다. 그래야 기독교의 다음 세대인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도 그 영성이 전달되는 다리 역할이 되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교회 안에서 손 놓고 대접받기만을 바란다는 것이 아니다. 청년들이 충분히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경험하고 그 경험을 윗 세대로부터 내려받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청년들의 섬김이 교회를 물들고 다음 세대로 또 흘러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청년들이 자라서 장년층이 되면 청년으로 자라난 다음 세대들 에게도 올바른 사랑과 섬김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