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한대로 흘러가고 있다. 엄마는 매일매일 가구를 보러 어딘가에 가자고 한다. 어제는 소파를 삼십분 구경하러 서울에서 용인 끝자락까지 다섯시간을 걸려 다녀왔고 오늘은 이케아에 가자고 하신다. 어디에 몇시에 출발하자는 이야기는 없기 때문에 눈치껏 알아서 일찍 일어나야하고 조금이라도 늦게 일어나면 하루종일 가시방석에 앉아 눈치를 본다.

어제는 머리를 하려 했고 오늘은 일어나서 영상 편집하고 이것저것 해야지 생각해도 이런저런 일들로 계획은 전부 엉망진창이 된다. 결국 남는 시간에 대충 처리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상태로 다음, 다음에를 외치고 멀리 미뤄진다. 결국 마리도 못했고 영상도 못만졌다.

생각해보면 엄마와 비슷한 사람들은 늘 나와 충돌을 일으킨다. 원하는 것은 있는데 확실하게 말해주지 않고 내가 거기에 딱 맞춰 움직여주길 바라는. 내가 그런 게 아니라해도 그렇다고 철석같이 믿고 일단 뭐라하고 본다. 찔러놓고 아니면 말고 하는 사람들. 주변을 다 흔들어놓고 내 탓. 니 탓이야. 니가 날 기분 나쁘게 했으니까. 수십년을 같이 산 엄마와도 이렇게 못 맞추는데 그게 가능한 일일까? 몇 년을 그대로 태운 내 병의 재발도 엄마가 기분이 나빠 나를 다 부수면서 고개를 들이밀었었다. 사고같지만 사실은 예상된 결과.

그래도 어쨌든 함께 나간다. 안가면 더 나빠지니까. 다녀오면 좀 나아지겠지. 어제도 그랬으니까. 나도 왜 안맞는지는 알지 내 마음대로 하고 싶어하니까 나도. 제발 가만히 좀 놓아 보라는 게 그리도 힘든 일일까. 다들 고장나서 서로 자기만 봐 달라는 것 같다. 오빠는 어떻게든 그렇게 두면서 나한테만 딸의 무언가를 요구한다. 그런 딸 아니라는 거 평생 알면서. 사실 나도 말 안하니까. 그냥 우거지상으로 맞춰주려고 내가 더 하지 뭐 하니까. 내가 그냥 맞고말지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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