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대규모 개편에서 나타난 향후 방향

오힘찬(Himchan)
Sep 27, 2019 · 8 min read

5월 IPO 이후 우버(Uber) 주가는 지금까지 24% 하락했다. 분기 실적 악화와 손실을 줄이고자 중국 및 동남아시아 사업 종료, 약 800명 가까운 직원 해고 등 악재와 우려가 겹친 결과다. 이를 두고, 비슷하게 악화한 리프트(Lyft)를 포함하여 전체 라이드헤일링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나오지만, 중국의 디디 추싱(Didi Chuxing), 동남아시아의 그랩(Grab), 인도의 올라(Ola)의 성장을 보면 모든 라이드헤일링의 상황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일일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만 하더라도 작년까진 우버가 디디보다 높았으나 현재는 2배 이상 디디가 앞선다. 올라는 우버와 기업가치가 약 15배 차이지만, 호주, 뉴질랜드, 영국 등 지역에서 빠르게 우버를 쫓고 있다.

그러므로 우버로서는 라이드헤일링의 평가를 바꿔놓는 것보다 경쟁 업체들과 비교해서 우버의 사업이 더 견고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가치에 흠이 없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마침내 우버가 앱 개편에 나섰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행사에서 우버는 25가지가 넘는 변경 사항을 발표했다. 가장 주목할 점은 라이드헤일링과 배달 앱인 우버이츠(Uber Eats)의 결합, 대중교통을 포함한 이동 정보의 강화다.

우버 리디자인

우버 CEO 다라 코스로샤히(Dara Khosrowshahi)는 ‘삶의 필수적인 것이 된다는 건 더 큰 책임감이 가져야 한다는 걸 우리는 인지하고 있다.’라면서 ‘모든 고객이 VIP로 여겨지고, 모든 운전자와 배달원을 소중한 파트너로 생각하며, 모든 도시가 우리를 도시의 좋은 일부분으로 느끼도록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우버는 일상생활을 위한 운영체제’라고 설명했다.

우선 개편한 우버 앱의 바뀐 부분을 살펴보면, 이동과 배달을 하나의 앱에서 제공한다. 목적지를 지정하면 가장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대중교통 이용 방법, 자전거 옵션, 그리고 기사를 부를 방법도 한꺼번에 제시한다. 이용자는 이동 거리에 대한 시간과 방법마다 계산된 비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 버겁거나 시간이 촉박하다면 주변의 우버 기사를 부를 수 있고, 여유롭고, 대중교통이 적합하다면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새로운 보안 기능도 있다. 4자리 PIN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여 이용자가 잘못된 차량에 탑승하지 않게 돕는다. 안전 제품 책임자 사힌 칸살(Sachin Kansal)에 따르면, 수개월 안에 PIN 없이 초음파로 자동차를 확인하는 방법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보안 기능은 차량 탑승만 아니라 기사 신원 확인에도 활용될 거라고 칸살을 설명했다.

보상 프로그램인 우버 리워드(Uber Rewards)의 포인트는 이동하거나 우버이츠로 주문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포인트가 적립되는데, 높은 등급일 때는 우버이츠 무료 배달, 공항에서의 우선 픽업, 높은 등급의 기사 지원, 무료 업그레이드와 같은 옵션이 제공된다. 기존에는 우버와 우버이츠가 분리되어 있어서 우버는 사용하지만, 우버이츠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우버 리워드를 우버이츠와는 연결하지 않았다. 이번 통합으로 각 서비스의 이용을 늘림으로써 혜택까지 합치겠다는 의도다.

우버 리디자인

그럼 바뀐 부분들이 어떻게 일상생활의 운영체제로 작동한다는 걸까? 개편은 코스로샤히 CEO가 12년 동안 익스피디아에서 일한 게 영향을 끼친 거로 보인다. 개편 전에도 우버는 여행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였다. 처음 방문한 곳이라도 낯선 교통 상황에 상관없이 편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그러나 항상 우버를 이용할 수는 없고, 대중교통이 필요하다면 구글 등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기 마련이다. 달리 말하면, 우버가 대중교통을 비롯한 다양한 이동 옵션을 앱에 추가함으로써 지역 거주자만 아니라 여행객들이 다른 앱보다 우버를 여행에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는 우버로 기사를 부르지 않더라도 앱을 이용하게 할 방법인데, 당연히 이동 방법을 검색하게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지난 7월, 우버는 우버이츠에 ‘식당에서 먹고 가는 옵션’을 추가했다. 배달 대신 앱으로 미리 주문한 음식을 식당에서 먹고 가는 식이다. 예약 기능과는 다르다. 지정된 시간에 음식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테이블 대기에 따라서 식사 준비 시간이 앱에 표시되고, 준비 시간에 맞춰서 식당이 테이블과 음식을 내놓으면 소비자가 방문해서 먹고 가는 방식이다. 주문 시 곧장 결제가 이뤄지므로 취소할 수도 없다. 쉽게 말하면 식당에서 주문하는 과정을 앱으로 옮긴 것이다. 이 방법은 여행객들이 낯선 곳에서 음식을 간단히 주문하는 방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의 언어를 모르더라도 우버이츠 앱의 음식 사진과 메뉴 설명으로 주문할 수 있고, 비건 또는 알레르기 옵션 등 식사에 관한 세부 옵션의 제공도 식당 방문 전에 확인할 수 있으므로 많은 불편한 점을 해결할 수 있다. 여행객이 개편한 우버 앱을 사용한다면, 이동하고, 먹는 것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거다.

그렇다면 여행객만을 위한 서비스가 된 걸까? 지역 거주자도 기존처럼 우버를 이용하면 된다. 핵심은 이용자가 지역에 관계없이 우버를 통해 주변 정보를 얻고, 필요한 서비스는 바로 이용할 수 있게 제공한다는 점이다. 우버는 잘 알려진 것처럼 허용된 지역이 있고, 그렇지 않은 지역이 있다. 그리고 허용이 되었더라도 위에서 언급한 디디, 그랩, 올라 등 경쟁 플랫폼에 밀려서 사업을 종료했다. 그런 탓에 ‘필요한 서비스는 바로 이용하게 제공’한다는 게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우버가 지원 지역을 늘릴 때의 문제는 ‘우버 서비스를 완벽히 지원하지 않는 곳에서는 우버 앱을 설치할 필요도 없다.’는 것에 있었다.

우버이츠

그랩의 경우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우버처럼 라이드헤일링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음식 배달 서비스도 함께 한다. 우버를 지원하지 않는 지역의 거주자가 우버를 지원하는 곳에 방문하게 되어 우버를 설치하고 이용했다고 해보자. 만약 해당 지역을 자주 방문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여행을 마치고 돌아갔을 때 우버 앱을 쓸 일이 없으니 스마트폰에서 삭제할 수 있다. 그러고는 동남아시아에 방문하게 되어서 이동을 위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삭제한 우버를 찾게 될까? 지역에서 높은 점유율의 그랩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앱을 선택해야 하는 과정을 지역마다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건 우버를 허용하는 지역에서 외부 방문자들이 우버를 사용하게 하는 데에 걸림돌이 되고, 높은 초기 점유율에도 경쟁 서비스들의 성장을 막을 수 없는 이유였다.

개편한 앱에서 변한 방향은 우버를 삭제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라이드헤일링만 지원하는 지역이 있고, 우버이츠만 지원하는 지역도 있다. 둘 다 지원하거나 지원하지 않는 곳도 있다. 예컨대, 라이드헤일링만 지원하는 지역에 있는 고객은 우버 앱만 설치하고, 우버이츠 앱은 설치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는 건 둘 다 지원하거나 우버이츠만 지원하는 지역에 갔을 때도 우버이츠를 이용할 여지가 낮아진다. 우버 앱만 실행 후 지원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하면 앱을 종료할 거다. 하지만 우버와 우버이츠를 통합함으로써 지역 정보를 보여줄 때 자연스럽게 우버이츠를 이용하게 할 수 있다.

또한, 우버 플랫폼을 모두 지원하지 않는 곳의 사람이 지원하는 곳에서 이용하려고 설치한 우버 앱이 다시 거주지로 돌아왔을 때 라이드헤일링이나 우버이츠는 지원하지 않지만, 대중교통 정보와 이동 경로, 주변 정보를 제공하는 앱으로 남을 수 있다면 삭제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우버 앱이 스마트폰에 남은 채로 지역을 이동했을 때 이용자가 주변 정보를 확인하려고 우버 앱을 실행하면 우버와 우버이츠의 지원도 확인할 수 있으니 우버로 기사를 부르든, 음식을 주문하든 어쨌든 우버를 삭제하지 않고, 실행할 명분을 주는 데에 의미가 있다.

‘결국, 우버를 정식으로 지원하지 않으면 사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맞는 말이다. 그러나 현재 우버 상황을 고려하면 지역을 늘리는 건 성장에 도움 될 방안이 아니다. 1~2년 전만 하더라도 우버가 지원 지역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규정이었다. 최근 사업 종료는 규정과 관계없이 경쟁에 의한 거였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고로 우버가 해내야 하는 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지역을 지탱하는 것’과 지역을 늘리기만 하는 무차별적인 투자가 아닌 ‘적은 투자로도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개편은 기존 이용자에게 덧셈이 되고, 라이드헤일링과 우버이츠를 지원하지 않는 곳에서도 우버 앱을 실행하게 할 구실을 줄 수 있음을 얘기한 지점이다.

앞으로 우버는 리프트 등 라이드헤일링 업체만 아니라 구글, 에어비앤비, 트립어드바이저와 같은 곳들과도 깊은 경쟁을 할 거로 예상한다. 직접적인 경쟁은 아니다. 라이드헤일링과 우버이츠가 우버의 중심이니 말이다. 다만, 우버는 이들과의 경쟁에 라이드헤일링과 우버이츠 역량을 긴밀히 연결하고자 우버 리워드와 우버 패스(Uber Pass)라는 구독 모델을 포함한다. 이런 요소들이 라이드헤일링 시장만 아니라 더 넓은 시장에서의 우버 가치를 나타내고, 성장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면 라이드헤일링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수월해질 것이다. 앱 개편이 우버를 긍정적인 상황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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