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취미로 파는 것들
많은 회사가 자신들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또는 충성 고객들을 자극하기 위해서 브랜드 상품을 만든다. 예컨대, 회사 로고가 박힌 컵이나 우산, 볼펜, 그런 것들 말이다. 사실 대부분 이런 제품은 특별한 기회가 아니라면 일반 소비자가 접할 일은 없다. 사옥을 견학하다가 내부 상점에서 사거나 행사에 참여하여 선물로 받거나. 그렇다는 건 상품들이 브랜드를 알리는 데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다는 얘기이다.
당연히 회사들도 컵이나 우산 하나 더 팔아서 이익을 내고, 브랜드를 알릴 마음은 별로 없다. 우산 회사가 아니니까. 그런데도 브랜드 상품은 해당 브랜드에 애착이 있는 소비자에게 큰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것도 맞다. 문제는 애착이 있다고 필요하지 않은 스테인리스 물통을 3~4개씩 구매하진 않는다는 거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개발한다. 태양광 패널과 ESS도 만든다. 하지만 주력하는 상품 외 취미로 파는 것들이 있다. 이 제품들은 여타 브랜드 상품보다 높은 인기를 얻으며, 테슬라의 충성 고객뿐만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는 데에 일조한다.
1. 데스크톱 슈퍼차저(Desktop Supercharger)

슈퍼차저(Supercharger)는 테슬라의 전기차를 충전하는 충전 시스템이다. 테슬라 충전소인 슈퍼차저 스테이션 (Supercharger Station)에는 전 세계적으로 1만 901개의 슈퍼차저가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테슬라 차주가 아니라면 슈퍼차저를 이용할 일은 없다. 그래서 테슬라는 책상에 올려두고 사용할 수 있는 슈퍼차저를 판매한다.
데스크톱 슈퍼차저는 캘리포니아의 테슬라 디자인 팀이 참여한 것으로 실제 슈퍼차저를 축소했다. 전기차를 충전하거나 급속 충전, 태양광 충전 등 슈퍼차저에 채용된 기능과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본체를 분리하여 케이블을 연결하면 책상 위에 올려놓고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다. 물론 충전 기능은 오직 충전 케이블이 제공하는 것으로 분리한 본체는 텅 비어있다.
슈퍼차저를 사용하는 기분만 느끼게 하는 데스크톱 슈퍼차저의 가격의 45달러이다.
2. 파워뱅크(Powerbank)

스마트폰이 일반화한 현대에 보조 배터리도 많이 제작하는 브랜드 상품이다. 하지만 테슬라의 파워뱅크는 느낌이 다르다. 배터리로 구동하는 전기차 회사의 보조 배터리이니 말이다.
파워뱅크는 45달러에 테슬라라는 브랜드를 소유하게 할 상품이다. 3350mAh 용량으로 작은 크기가 특징이다. 충전 케이블이 통합되어 있으므로 휴대도 편하다. 보조 배터리로서 비싼 가격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3. 테슬라 무선 차저(Tesla Wireless Charger)

파워뱅크가 45달러라면, 테슬라 무선 차저는 65달러에 테슬라 브랜드를 소유할 방법이다.
상품명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스마트폰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 배터리 용량은 6,000mAh로 파워뱅크보다 크다는 걸 빼면 충전 속도가 빠른 것도, 그렇다고 경쟁 제품보다 가격 대비 용량이 큰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배터리와 연관성이 깊은 회사의 보조 배터리라서일까? 테슬라 무선 차저는 출시 직후 완판되어 현재는 테슬라 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없다.
4. 다이캐스트 1:18 모델 S

테슬라 스토어에서는 테슬라의 주력 전기차 모델인 모델 S를 250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모델 S를 1:18 크기로 줄여놓은 미니어처로 말이다.
다이캐스트 1:18 모델 S는 데스크톱 슈퍼차저처럼 캘리포니아의 테슬라 디자인 팀이 참여했다. P85 모델과 P100D, 두 가지 모델이 판매 중이며, P100D를 두 가지 색상으로 제공된다.
270개의 금속 및 플라스틱 부품으로 구성되었고, 무게는 1.25kg으로 묵직하다. 테슬라 스토어에 독점으로 판매하므로 장난감 가게에서 살 순 없다. 작은 부품이 들어있으므로 14세 이하 어린이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경고 문구도 확인해야 한다.
5. 테슬라 모델 S 포 키즈(Tesla Model S for Kids)

움직이지 않는 미니어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600달러에 움직이는 모델 S를 구매할 수도 있다. 대신 3~8세를 위한 장난감 자동차임을 고려해야 한다.
테슬라 모델 S 포 키지는 어린이들을 위한 전기차이다. 최고 속도는 6mph이며, 부모는 제한 속도를 3mph까지 낮출 수 있다. 정방향 및 역방향 주행 모드가 제공되고, MP3 사운드 시스템과 헤드라이트 기능을 갖추고 있다. 충전기는 실제 모델 S의 충전기 외형을 닮았다. 레드 메탈릭, 딥 블루 메탈릭, 미드 나이트 실버 메탈릭, 화이트 솔리드, 총 네 가지 색상이 제공된다.
아쉽게도 슈퍼차저에 충전하거나 자율 주행 시스템인 오토 파일럿은 동작하지 않는다.
6. 서핑보드

올여름, 테슬라는 200개 한정의 서핑보드를 내놓았다. 주문 제작으로만 판매하는 테슬라 서핑보드는 테슬라의 전기차에 사용한 고급 무광택 마감재를 사용했고, 갑판은 블랙 다트 탄소 섬유로 이루어졌다. 테슬라 디자인 팀과 서핑보드 제조사인 로스트 서프보드(Lost Surfboards)가 함께 제작하는데, 로스트 서프보드가 80% 정도 보드를 완성하면, 테슬라가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1,500달러의 가격에 판매되었으나 순식간에 완판되었다. 테슬라의 설명으로는 월드 서퍼 리그 챔피언십 선수들을 위한 서핑보드했지만, 예약된 몇 개의 서핑보드는 이베이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상향 개폐식인 팰컨 윙(Falcon Wing)으로 루프렉을 장착할 수 없는 모델 X는 어떻게 서핑보드를 운반할 것인지 궁금할 수 있는데, 모델 X를 비롯하여 모델 S, 모델 3 모두 차량 내부에 서핑보드를 수용할 공간이 있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7. 화염 방사기
테슬라의 취미 생활은 공동 창립자인 일론 머스크의 성향일 수 있다. 그가 세운 다른 회사인 보링 컴퍼니(Boring Company)는 실제 불을 뿜는 화염 방사기를 판매했다.
보링 컴퍼니는 터널 굴착 회사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모자 등 상품 판매로 자금을 조달한다. 지난해, 20달러짜리 모자 5만 개를 판매했고, 올해 판매한 500달러의 화염 방사기는 판매 시작 후 하루 만에 5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머스크는 화염 방사기가 ‘땅콩 굽기에 좋다.’라고 말했다. 진짜 불이 나오는 거라 화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소화기를 30달러에 별도 구매할 수도 있었다.
So…..
테슬라의 전기차 외 상품들이 굉장히 특이한 것은 아니다. 다만, 소비 욕구를 자극할 몇 가지 장치들을 해둠으로써 마케팅 효과와 함께 이익까지 낸다. 보링 컴퍼니가 판매한 모자는 그냥 모자다. 그러나 실제 도심에 땅굴을 파겠다는 파격적인 아이디어가 매료된 사람들이 모자를 구매했다. 마치 보링 컴퍼니의 굴착에 참여한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보조 배터리로 별것 아닌 데다 일반적인 상품보다 비싸지만, 실제 배터리를 개발하는 회사의 보조 배터리라는 구매 포인트로 작용하고, 구매했을 때의 스토리텔링까지 마련해주므로 마케팅 효과가 생긴다.
테슬라의 라이프스타일 제품은 출시 후 금방 매진되므로 놓치고 싶지 않다면 머스크의 트위터를 팔로우하는 방법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