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카와 유이<2호>
하나에 나츠키<9호>
야스모토 히로키<지니어>
제1막 지니어
9호(나레이션, 이하:나): 모든 존재는 멸망하도록 디자인 돼있다.
생과 죽음을 반복하는 나선에……
우리는 계속 잡혀 있다.
이것은, 저주인가.
아니면, 벌인가.
알 수 없는 퍼즐을 준 신에게,
언젠가, 우리는 활을 당길 수 있을까?
◎지니어가 밝은 목소리로
지니어: 안녕, 나의 이름은 지니어. 모두에게는 지니어스라고 불리고 있어.
……거짓말이야.
지니어란 것은 백일초를 말해. 뭔가 오랜 기간 피는 꽃 같아.
일은, 뭐라고 할까…… 인류군의 기술개발 주임담당, 이라는 놈이다.
위성궤도 위에 있는 여섯번째 기지 ‘랩’에서 새로운 기체 ‘요르하’를 개발하고 있다.
이 랩은 최신예의 가발기재와, 우수한 스태프가 집결하고 있고……
◎도중 9호가 이야기에 낀다.
9호: 뭘 혼자 얘기하고 있어? 지니어.
지니어: 아아, 9호냐.
뭐긴, 너희 요르하 타입의 기체가 완성되면, 분명 세상이 주목할 테니까, 그때의 기자회견용 방송의 연습을 해두려고 말이야.
9호: 하핫. 뭐야 그게. 너무 성급한 거 아니야?
지니어: 일류 연구자인 자, 모든 것에 있어서 준비는 게을리 하지 않는 거야.
9호: 그런 건가….. 앗, 2호다.
2호: 왜…… 무언가 볼일 있어? 9호.
9호: 아니, 딱히 볼일이 있는 건 아닌데.
2회: 볼일이 없는 거면 시간의 허비.
9호: 시간의 허비라니.
지니어: 하핫. 싸움은 좋지 않아.
2호. 커뮤니케이션은 안드로이드에게 있어서도 소중한 행위 중 하나다.
쓸모 없는 일은 없어.
2호: ……알겠어.
지니어: 좋아, 오늘은 다 함께 운동기관 시험이다.
슬슬 실험 블록에 모이도록 모두에게 전해줘.
9호. 너는 특히……
◎9호, 지니어의 목소리에 겹치도록.
9호: ‘특히 주의산만하고 다른 일에 신경이 쏠리기 일쑤니까, 잊지마’……이지?
지니어: 알고 있잖아.
9호: 몇 번이고 들어서 외워버렸어.
지니어: 그럼, 10분 후에 시험 블록에 집합이다. 알겠지?
9호・2호: 네~.
2호는 짧게 ‘네’라고 대답.
지니어(나): 그들은 신형 소체가 될 베이스 모델인데……
나에게 있어서는, 귀여운 가족…… 아니, 학생 같은 거다.
전쟁터에 보내는 건 괴롭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애들이 전쟁터에서 곤란하지 않도록 강하게 해주는 것 뿐이다.
◎약간의 간격이 있고, 지니어 어두운 얼굴로.
지니어(나): ……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제2막 이름
9호: 있잖아, 지니어. 좀 묻고 싶은게 있는데.
지니어: 어. 9호와 2호인가. 왠지 너희 둘, 언제나 함께 있구나?
2호: 이건 우연. 나는 지니어에게 부탁받은 서류를 갖고 온 것 뿐.
지니어: 아아, 고마워…… 그래서, 9호는 뭐하러 온 거야?
9호: 아니, 딱히. 어쩌다가 9호가 걷고 있어서 뒤를 밟은 거야.
2호: 기분 나빠.
9호: 하하핫. 심하네.
지니어: 뭐야, 장난칠 거면 다른 데서 해줘. 이쪽은 독신이니까.
9호: 아니 아니, 묻고 싶은 게 있다니까.
지니어의 이름은 꽃의 이름이지?
왜 그런 이름을 붙인 거야?
지니어: 내가 붙인 게 아니야. 배속 된 곳에서 상관이 붙인 거야.
9호: 흐응. 이름이란 건 그렇게 간단히 지어줄 수 있는 거야?
지니어: 맘대로 별명을 붙이는 건 상관 없지만, 정식명칭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인류군의 상층부의 허가가 필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관리상 여러가지 귀찮아져.
2호: 저기….. 우리는.
지니어: 응?
2호: 우리에게도 이름….. 지어줄 수 있어?
◎지니어 한 순간, 주저하면서.
지니어: 아아…… 모든 시험이 끝나고 배속이 결정되면, 거기서 상괸이 이름을 지어주지 않을까.
◎2호, 약간 기쁘게.
2호: 그래……
9호: 앗, 2호. 슬슬 기억영역의 체크 시간이야.
서버 관리실에 가지 않으면.
2호: 알겠어….. 지니어, 고마워.
◎약간의 간격
◎지니어, 갑자기 어두운 얼굴로.
지니어(나): 저 아이들에게 정식 이름이 붙을 일은 없다.
요르하 기체에게는 강력한 에너지 배급원으로서 기계생명체의 코어를 유용하고 있다.
적군의 테크놀로지를 넣은 기체는 정당한 안드로이드로서는 다루지 않는다.
운용시에는 기호로 계속 불리는 것이, 이미 상층부의 회의에서 결정됐다.
나는 대체…..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제3막 별자리
◎지니어, 심각한 말투로.
지니어: 2주간 전. 유라시아 대륙 동부의 광대한 에리어가 기계생명체의 손에 떨어졌다.
‘낮의 나라’에서는 용기병의 운용이 불가능한 것도 있어, 안드로이드의 전선은 후퇴할 뿐이다.
원인은 알고 있다. 안드로이드들이 전의를 잃고 있어서다.
빨리 신병기를 투입할 필요가 있지만, 개발하고 있는 신형기 ‘요르하’는 문제 투성이였다.
기체는 강력하지만, 기계생명체의 양질인 코어를 대량 입수할 필요가 있으며, 운용 코스트가 너무 높다.
많이 봐줘도 수백기 정도의 기체 운용밖에 할 수 없다.
이대로라면 전황을 역전하는 것은 어렵겠지……
2호: 지니어 들어가도 돼?
지니어: 아아, 2호. 무슨 일이야?
2호: 질문이 있어.
지니어: 뭔데?
2호: 위성궤도 위에서 지구상대좌표를 얻을 때, 구름으로 지상이 관측 할 수 없을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자신의 위치를 측정하면 돼?
지니어: 그런 일은 어지간 해서는 안 일어난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때의 시간과 관측범위 내에 있는 별의 위치로부터 역산하면 돼. 예를 들면, 오리온좌라던지……
2호: 오리온좌?
지니어: 그래. 옛날 인류는 별들의 위치를 신에 빗대어 하늘을 올려다 봤어.
우리에게 믿을 신은 없지만, 별자리의 좌표정보는 남아 있으니까, 조사해보면…..
◎지니어, 무언가 떠올린다.
지니어: ……그런가. 과연……
2호: 지니어? 왜 그래?
지니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아니, 오히려 고마워.
2호: 이상해.
지니어(나): 그렇다. 안드로이드가 전의를 잃고 있는 것은, 믿어야 할 인류를 잃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인류를 만들면 돼.
나는 일주일 걸려서 계획의 초안을 짰다.
개요는 이렇다.
먼저 ‘인류가 살아있다’라는 발표를 전세계의 안드로이드에게 발표한다.
그렇게 하는 것으로 당연, ‘인류에게 만나게 해줘’라는 놈이 나온다.
그놈들을 납득 시키기 위해, 월면에 인류가 방송하고 있는 것 같은 서버를 만든다.
지금, 마침 인류 정보를 보존하고 있는 무인 기지가 있으니까, 그걸 쓰면 돼.
일단 이 서버를 ‘인류회의’라고 부르자.
다음으로 인류회의로의 연락용으로서, 전임 안드로이드 특수부대와 13번째의 위성궤도 기치를 새로 준비한다.
인류회의의 존재가 모든 안드로이드에게 주지될 때까지, 그 체제를……
◎도중까지 말하다가 망설이는 지니어.
지니어(나): ……아니, 안돼. 이런 계획, 리스크가 너무 크고, 영원히 정보봉쇄를 할 수도 없어.
이 계획은 폐기할 필요가……
◎이때 9호가 말을 건다.
9호: 어라? 지니어 씨. 뭔 일 있어요? 그런 어두운 얼굴로.
◎지니어, 동요하면서.
지니어: 아, 아니…… 그렇게 심한 얼굴이었어?
지니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9호.
◎지니어, 다시 어두운 목소리로.
지니어: 아무것도 아니야……
제4막 요르하 계획
◎9호, 심각한 말투로.
9호(나): 이때, 2호는 대기권돌입 시험을 위해, 랩의 밖, 우주공간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강하 시험 유닛의 준비를 끝낸 그녀는, 랩에서 시험개시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예정된 시험 개시의 신호는 없고, 통신에도 랩은 반응하지 않는다.
예정시간을 15분 정도 지난 단계에서 통신환경의 문제로 판단해, 랩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그리고 그녀는 목격한다.
랩에서 무엇이 일어났는지를……
◎2호, 무언가에 눈치 챈다.
2호: 뭐야…… 이거…… 랩에서 연기가……
9호(나): 랩의 캐터펄트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2호가 격납고에 도착하지만 통상조명은 전부 사라져 있고, 새빨간 비상등만이 깜빡이고 있다.
화재였다.
위성기지에서의 화재는 지상의 화재와는 격이 다르다.
도망칠 곳도 없고, 여러 물자가 실려있는 랩은, 위험한 화약고와 같다.
◎2호, 기침하면서.
2호: 9호! ……지니어!!
기다려줘, 구하러 갈게……!!
9호(나): 그녀는 무모하게도 지니어의 방으로 향한다.
중력제어가 이상해진 복도는 걷기도 힘들었지만,
2호는 벽을 차듯이 지니어의 연구실에 도착해, 문을 연다.
2호: 지니어……!!
9호(나): 거기서 그녀가 본 것은 불타는 기재와 서류. 그리고 쓰러져 있는 동료들.
2호: 4호…… 21호…… 모두 어떻게 된 거야?!
지니어: 우……
2호: 지니어?! 뭐가 일어난 거야?! 그리고, 모두……?
◎빈사의 지니어.
지니어: 안 돼…… 2호…… 도망쳐……
9호: 흡!!
◎9호가 공격하고 2호는 맞는다.
2호: 아앗!!!
◎9호. 냉정한 말투로.
9호: 헤…… 역시 전투가 특기인 2호…… 치명상은 입지 않은 것 같네……
2호: 9호…… 대체, 이건……
9호: 있지, 2호. 알고 있었어? 우리 요르하 기체에게 숨겨진 비밀을.
지니어: 9호…… 그만둬……
9호: 시끄러워!!
◎발로 차여 괴로워 하는 지니어.
지니어: 크아아아아아
2호: 그만해! 9호! 지니어가 뭘 했다고 그래?!
9호: 아아, 이 새끼?
9호: 얘는 있지…… 믿을 수 없는 방법으로 우리 요르하 기체를 만들었어.
우리의 몸 안에 블랙박스란 게 있지?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은 융합로라고 배웠지만……
실은, 기계생명체로부터 채취한 코어를 모아서, 재구성한 에너지 기관이었어.
◎9호, 마른 웃음.
9호: 하핫. 이상하지. 우리는 인간이긴 커녕, 기계생명체와 같은 구조로 움직이고 있어.
이제, 이런 거 안드로이드조차 아니야….. 괴물이다.
2호: 하지만, 그렇다 해서, 이런……
9호: 아니, 2호.
이야기는 지금부터야.
지니어는 더욱 믿을 수 없는 계획을 입안했었어.
월면에 인류가 있는 것처럼 위장해서, 안드로이드들의 사기를 높이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니어의 계획은 불완전했어.
월면의 서버를 관리할 위성궤도기지. 거기서 정보가 새어나갈 위험이 있으니까.
하지만 나는 계획을 써바꿨어.
새로 만들어질 13번째의 기지에는 백도어를 걸어서, 일정기간 개방해.
기계생명체로부터의 공격으로 기지는 괴멸.
그 후, 월면의 서버로만 통신을 한다.
◎9호, 천천히 뒤돌아 본다.
◎점점 연설투가 되는 9호.
9호: 그렇게 해서 우리는 안드로이드를 위한 ‘신’을, 월면에 만들어내는 거야!!
이미 월면의 서버에는 계획을 수행하기 위한 프로그램은 보냈어.
우리 요르하 기체의 설계도도 포함돼있어.
이대로 자동적으로 제조 될 요르하 부대로 신은 태어나고……
그리고 우리 요르하 부대는 그 신을 위해 순교하는 거야!
있잖아, 2호. 나는 이 계획을 요르하 계획이라고 이름 붙여…… 크아아아아악
◎9호가 돌아보는 도중에 갑자기 2호가 칼을 찌른다.
2호: 부탁이야…… 9호…… 너는, 미쳤어……!!
9호: 웃…… 우웃……
이제, 이 계획은…… 멈출 수 없어……
우리는, 다시, 제조돼……
하지만, 지금의 나는…… 너에게…… 너에게 죽고……
다행……이야……
2호(나): 9호의 목숨을 뺏은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불 속에서 9호는 조금 미소 지은 것처럼도 보였다.
9호(나): 있지, 2호.
우리가 태어난 의미는 뭘까.
2호(나): 몰라. 9호. 모르겠어……
여기서부터 앞의 미래는, 비극밖에 태어나지 않아.
우리는 어디선가 잘못돼버렸어.
우리는, 더 이상, 용서 받지 못해…… 영원히……
영원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