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
네모난 상자에 네모 띠가 둘러진 네모난 종이를 차곡차곡 넣고 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계단을 총총총 올라 네모낳게 허리를 접어 인사한 후 네모 책상에 가지런히 올려놓고 네모난 얼굴과 네모난 입술로 애국가를 부른다.
네모난 뒤통수들은 네모난 스크린을 향해 충성을 맹세하고 네모를 접으면 가장 아름다운 네모를 만들 수 있다는 신화를 굳게 믿는다.
네모 사이에서 꼬깃꼬깃 구겨진 나는 네모가 구겨지면 삼각형이 될 수 있고 네모가 망가지면 원도 될 수 있고 네모처럼 보이는 내가 결코 네모가 아닐 수 있다는 걸 온 몸을 찢어가며 증명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