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going global #2] 왜 스타트업인가?
나는 스타트업의 가장 큰 의미는, 누구나 자기 스스로의 노력으로 세습에 의하지 않고도 큰 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줌으로써 사회 계층 구조에 역동성을 주고 각 개인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라고 본다.
스타트업이라는게 각 개인이 돈을 벌어야겠다는 동기에 의하여 간접적으로 사회적인 변화를 가져 올 수도 있겠지만, 그 외에 스타트업을 잘 해야만 하는 사회적 의미는 무엇일까?
나는 아래의 세 가지가 스타트업이 가지는 사회적인 의미라고 본다
- Innovation
- Value creation
- Quality job creation
Innovation
지금 우리 주위를 둘러 보면, 생활이 깊숙히 파고든 상품, 서비스 중 많은 것들이 혁신적인 새로운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고, 그 제품은 스타트업이 만들어 낸 혁신적인 기술에 의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늘 들고 다니는 핸드폰만 해도, CPU를 양분하는 ARM과 퀄컴, OS를 양분하는 안드로이드와 iOS의 애플, 내장 플래시 메모리의 인텔, 모두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기업들이다. 물론 이들 외에도 수백개의 스타트업들이 만들어낸 부품과 소프트웨어로 이 핸드폰이 가득 차 있다.
또, 우리의 일상에서 온라인 라이프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네이버 (미국의 경우는 구글), 온라인 친구 관계를 책임지는 페이스북 (예전 국내의 싸이월드), 쇼핑을 책임지는 옥션과 지마켓 (미국의 경우는 아마존과 이베이), 역시 모두 스타트업 출신이다.
매일 매일의 업무와 일상 생활에서 없는 것을 이제는 상상할 수 없는 PC를 가능하게 한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 IBM이 PC의 시대를 열기 전 PC의 시작을 알린 애플이 대표적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이었다.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 가면, 지금은 모두 실패한 핸드폰 메이커로 알고 있지만 한때 인텔과 CPU 시장을 양분하여 패권을 다투었던 모토롤라, 이들 모든 반도체 업체의 원조 Shockley와 페이차일드, 그리고 이들 스타트업의 원조이자 실리콘 밸리의 원조가 된 HP 등등.
반도체와 전자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이들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밸리’라는 이름을 만들어낸 주역들이었고, 이 기술을 기반으로 우리의 지금 일상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거의 모든 전자 제품’을 만들어 낸 것도 역시 이들 스타트업들이다.
좀 더 시야를 확대해 보면, 20세기 초반 자동차의 보편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 포드 자동차, 에디슨이 자신이 발명한 전구를 판매하기 위하여 설립한 GE, 자신이 발명한 전신 및 전화 서비스를 보급하기 위하여 그라함 벨이 설립한 벨 전화회사까지도, 당시의 기준에서 보자면 스타트업이었다.
즉, 우리 생활에 변화를 가져 온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의 대부분은 사실상 스타트업 기업들이 만들어서 상용화한 것이고 이들 스타트업이 없었다면 이러한 혁신은 거의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것이 스타트업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가장 중요한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Andressen Horowitz의 파트너 Benedict Evans는 이렇게 표현하였다.
Most of the technologies that made the world a better place started out as toys for the young and/or the rich, you know. People forget. Cars, flight, indoor plumbing, telephones, PCs, mobile, electricity light…
Value Creation
이러한 혁신은 우리 생활 방식을 바꾸었을 뿐 아니라, 그 기업들 자체도 많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냈다.
아직도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우리는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재미있는 제품을 만드는 원더키드 (wonder kid)’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를 살펴 보면 경제에서 상당히 많은 비중을 스타트업 출신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즉, 단순히 재미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를 기반으로 상당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냈다.
이에 대한 별도의 연구 결과를 찾기 어려워서 아주 간단한 분석을 해 보았다..
Nasdaq는 전 세계의 혁신적인 기업들이 모인 미국에서 두 번째 큰 주식 시장으로서 글로벌 스타트업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주식 시장이다. 이 시장에서 스타트업 출신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 보았다. Nasdaq에 리스팅된 기업들을 시가 총액 순서로 1위에서 100위까지의 기업을 나열하고, 그 중에서 VC의 투자를 받은 적이 있는 기업들을 스타트업 출신 기업이라고 판단하고 그들 기업의 가치를 계산해 보았다.
2015년 4월 21일 기준, 이들 Nasdaq 100대 기업 중 스타트업 출신 기업의 시가 총액의 합은 3조 7,100억 달러로서, Nasdaq 100대 기업 시가 총액의 합 5조8,500억 달러의 63.5%, Nasdaq 전체 시가 총액의 합 8조5,000억 달러의 43.5%에 달하고 있다.
단순히 총액의 합뿐 아니라 시가 총액 기준 Top 10 기업 중 8개, Top 20 기업 중 13개가 스타트업 출신으로서, 스타트업은 ‘아직 기업 규모가 작은 wonderkid들의 기업’이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Nasdaq 시장에서 가장 큰 기업들의 대부분이 스타트업 출신이다.
과연 미국만 그럴까? 한국의 대표적인 IT 기업 두 곳을 비교해 보자.
KT는 명실상부한 대표 IT 기업이다. 하지만, 그 시가 총액은 ‘15.5.20일 현재 7조7,600억으로서, 또 다른 스타트업 출신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의 시가 총액 19조6천억의 1/3 수준 밖에 안 된다. (참고: 국내 증시 시가총액 순위)
이는 2000년 전후의 인터넷 혁명에서 1위 기업이 된 네이버가 라인 메신저의 성공에 힘입어 지금의 ‘모바일 혁명’의 흐름에서도 큰 미래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1천만대 규모의 PC 기반 인터넷 혁명에서 10조에 가까운 기업 가치를 창출해낸 네이버가, 그 단위가 수억, 수십억대에 이를 모바일 기반 혁명에서도 이 추세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 창출될 가치의 규모는 지금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가 될 것이다.
아직도 스타트업이 ‘재미있는 기술을 가진 wonder kids의 작은 기업’으로 보이는가?
이미 스타트업은 글로벌 시장이나 국내 모두 상당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가 된지 오래이다.
Quality job Creation
아울러 스타트업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데 많이 언급되지 않는 것의 하나가, 스타트업이 질 높은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기존 대기업보다 훨씬 큰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Kauffman Foundation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70년대부터 30년간 미국의 노동 시장에서 스타트업들은 매년 평균 300만개 규모의 신규 일자리를창출해낸 것에 반하여 대기업들은 매년 평균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잃었다.
대기업은 대규모 설비 투자 중심의 제조업 아니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지 않은 금융업 중심으로서, 이들의 낙수 효과 (trickle-down effect)에 의하여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대부분은 저 임금의 서비스업의 일자리를 주로 만들어 내는 것에 비하여, 혁신적인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들은 그보다 높은 퀄리티의 일자리를 훨씬 더 많이 창출해 내고 있다.
이렇듯 스타트업은 기술 기반의 혁신, 이를 통한 경제적 가치의 창출 및 이를 기반으로 한 퀄리티 높은 일자리의 창출 등 자체의 존재 이유 외에도 사회적으로 큰 혁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이 스타트업이 가지는 사회적인 의미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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