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함을 견디는 것, 모호함을 버티는 것

청년 백수의 우울

26살, 2년의 휴학 후 겨우 대학 졸업장을 받았다. 약간 시니컬해진 것 빼곤 6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변한 것이 없건만, 야속하게 세월은 흐르고 이제는 사회에 몸을 던져야 할 시기다. 아니, 던던져진다고 하는 것이 맞을까.

부끄럽게도 이력서엔 이렇다 할 내용이 없다. 학교도 경기도에 위치한 작은 대학이다. 공대생도, 그 흔한 경영학과도 아니다. 한껏 몸을 부풀리며 이력서 전시에 나서야 하건만 나는 점점 쪼그라들어 반 장의 이력서밖에 채우지 못했다. 졸업 후 3개월째, 나는 명실상부 ‘백수’가 되었다.

아무 것도 되지 못한 채.

나는 도시락집 알바를 시작했다.


일기장에는 한참 ‘우울’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청년은 싱그럽고 아름다우며 뜨거운 때이건만, 우울한 형용사가 끈덕지게 들러붙었을 때 우리는 얼마나 암울해지는가. 인생의 무의미는 어떤 위기보다 불안하고 공포스럽다.

– 아직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 –

이것이 가장 큰 위기다.

그래도 몇 가지 이 꾸덕한 우울감을 벗어나는 노력을 해봤다.

  •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 대화하기

결코, 대화 중에 취직이나 미래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가 튀어나온다면, 누가 더 우울하고 비참한지 한탄하는 어두운 대화가 될 가능성이 짙다. 가벼운 일상이나 즐거운 대화를 해보자.

  • 맛있는 음식 먹기

단기적으로 확실하게 기분이 좋아지는 방법이다. 단, 효과는 1시간 미만.

  • 작은 의미로 일상을 채우기

책 읽기, 영어공부 하기, 일기 쓰기 등 생산적이고 의미있는 취미 활동을 해보자. 단 한번으론 큰 의미가 없지만, 이것들이 모이면 성취감과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

27살까지는 괜찮아, 하고 조급한 마음을 달랜다.

이런 방법들이 궁극적으로 우울감을 없애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일상이 어두움에 싸이는 일은 막아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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