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울 보다 조금 더

집앞에서 버스를 타고 40분여만 가면 강남이던 강북이던 다 갈 수 있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여유를 가지고 한번도 둘러보지 못한 서울. 서울 이곳 저곳을 대부분 사업과 관련된 일로 바삐 다녀갔던 것이 대부분이니만큼.

시장거리 입새. 서울이 전반적으로 한산했으나, 시장거리의 한산함은 적막함을 더 극대화 시켰다.

가장 먼저 스쳐 지나간 곳은 숭례문 근처 시장거리들이다. 역시 명절연휴라 그런지 시장거리가 한산했고, 사람들의 이야기, 진열된 옷가지가 휘날리는 소리, 음식 익어가는 소리와 싸구려 중국산 장난감의 기계음이 더 잘 들렸다. 서울에서 한산한 시장거리를 이렇게 기웃거릴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될까 생각이 들었다.

시장거리를 휙 둘러보고 나오니 해가 막 지던 차라 숭례문은 사진에 실루엣만 남겼다.

숭례문. 시장거리에서 나오니 해가 약간 기울어 숭례문 뒤로 숨었다.

주변을 방황하다 SeMA가 근처에 있어 발걸음을 그곳으로 돌렸다. 노점상을 제외한 대부분 상점은 문을 닫았고, 미술관은 언제나 좋은 구경거리다.

SeMA. 덕수궁 뒤 정원 비슷한 길이 인상적이다.

SeMA에서는 <미디어시티서울> 비엔날레의 일환으로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피에르 위그, <무제(인간 가면)> 출처

전시 된 작품 중 피에르 위그의 <무제(인간 가면)>이라는 작품이 충격적이었고, 그래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폐허가 된 유령도시를 배경으로 한 작품인데, 원숭이와 인간 사이의 미묘한 감정적 상호작용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사람의 사지/관절의 3D path를 따와서 CG로 가면을 쓴 원숭이의 형상에 적용 한 줄 알았는데(실사라고 하기엔 전체 형체가 사람 비율은 아니고, 원숭이라고 하기엔 너무 신체 움직임이 인간스럽(?)고. 그렇다고 로봇을 썼을리는 없으니.), 실제로 원숭이 얼굴에 저런 인간 얼굴 가면을 씌우고 촬영 되었다고 하니…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긴 힘들었지만 그러한 표현 방식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원숭이를 대체 어떻게 훈련시켰을까…ㅋ)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 홍보 포스터.

패스트푸드(KFC….)로 저녁을 대충 해결하고 덕수궁으로 향했다.

9시에 문을 닫아 8시 전엔 입장을 완료해야 하고, 청소년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마침(내) 해가 지고 있었다.

덕수궁이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는것으로(…)

다녀온 다음날부터 여러 언론에서 6시 내고향스러운 페북 포스트들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거기 단골 컨텐츠가 이거다. 추석연휴 저녁엔 덕수궁 나들이라는 내용이다.

다녀온 다음날에 업로드 된 JTBC 디지털뉴스룸 페이스북 페이지 포스트

다행이 내가 간 날은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되기 전이라 그런지 사람이 매우 적고 한산해서(나만의 착각일지도.) 느긋하게 산책하기 좋았다.

주간 사진을 보고 기대를 많이 안하고 갔었는데, 해가 완전히 지고 나니 야경이 장관이었다.

안에 조명을 어떻게 설치하면 저렇게 균일하게 빛이 퍼지는지 궁금했다. 안에 들어가보려다 말았다.
달. 100% 보름달은 아니고, 이 날은 90%정도 찬 달이라고 한다. 알게 뭔가. (ㅋㅋ)
미술 교과서에 자주 등장하는 덕수궁 석조전이다.

석조전 앞 분수가 보이는 벤치에서 30분정도 최근들어 가장 적극적으로 멍을 때렸다.

집으로 가는 버스는 일부로 좀 더 걸어서 세종대왕님과 이순신장군님도 뵐 겸 광화문 광장에서 탔다.

중학교 졸업 전에 학교에서 단체로 공연을 세종문화회관으로 보러 왔던 생각이 문득 났다. 버스도 정확히 이 곳에서 탔었다.

그 친구들은 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