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어디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할까

파나마 여행 중에 바다 참치 낚시라는 모험을 했다. 보트를 타고 태평양의 물고리를 잡을 계획이었다. 아! 그런데 보트가 너무 작았다.

그 작은 보트는 작은 파도에도 울렁거렸다. 내가 울렁거리는 건지 보트가 울렁거리는건지 분간이 잘 안되었다. 작은 보트는 나에게 안정감을 주지 못했고 불안했다. 심지어 구명조끼도 착용하지 않았다. 까맣게 얼굴이 그을린 보트 주인장과 덤덤한 척하는 친구만이 있을 뿐이었다.

새벽 6시, 바다의 색은 말그래도 검푸르렀다. 그 속을 알 수 없었다. 위험한 바다처럼 보여서 긴장의 끈을 놓치 않았다. 태평양으로 나가는 길에 최악의 상황도 상상하게 되었다. 난 누구, 여긴 어디?

이윽고 태평양의 어느 지점에 다다랐다. 릴낚시를 드리우고 낚시대를 보트에 꼽더니 보트는 이내 익숙하게 쌩하니 내 달렸다. 잠시 후 10여분이 흘렀다.

그날 잡은 바다 물고기 중 가장 큰 놈이었다. 우리는 마치 낚시 잡지 표지 모델이 된 것처럼 사진을 찍었다. 바로 다시 낚시대를 보트에 꼽고 달렸다.

나의 긴장감과 불안감은 이내 사라졌고 흥분이라는 감정이 샘솟았다. 달리는 방향의 바다를 응시하고 손의 감각에 최대한 집중했다.

이 날 넓적다리 만한 바다 물고기 8마리를 잡았다. 그 옆에 있는 이구아나라는 이름의 외딴 섬으로 이동했다. 2마리를 우리나라에서 가져온 믹스된 소금으로 구웠다. 구운 물고기의 냄새는 섬에 가득했다.

이내 선탠과 물놀이만 하던 독일인 관광객 4명에게 크게 인심쓰며 우리의 성과를 나누어주었다.

나머지 6마리는 보트 주인에게 인심 후하게 넘겨주고 뱃삯을 깎았다.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아니다. 배는 육지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아니다. 박물관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게 관리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