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 본격 이상과 함께하는 편집증적 리뷰 -


날개,이상(1936)


나는 두 가지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욕심과 허황으로 가득찬 얼굴.

또 하나는 그런 욕구를 억누르려 애쓰는 얼굴.

‘나는 또 나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너는 인생에 무슨 욕심이 있느냐고.
그러나 있다고도 없다고도,
그런 대답은 하기가 싫었다.’
‘나는 거의 나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기조차도 어려웠다.’

자기 중심적인 생각과 배타적인 생각.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이념과 군주란 자고로 무자비해질 줄 알아야한다는 마키아벨리의 이론. 지킬박사냐 하이드냐. 첫 번째의 아해가 무섭다 그러오. 두번째 아해는 무섭지 않다그러오. 너는 난해하냐 단순한거냐. 생각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가끔 사는게 이해가 안된다. 사는 방식이 답정너라고 해야할까나.

나는 꿈꾼다. 내가 이름을 알리고 화려해지고 싶은 상상을.

무슨 일을 해도 성공이 이면의 모습을 생각한다.

난 알지도 못하는 미래의 모습을 마치 정해진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도대체 누가 알려줬기에 이럴까.

고통을 끔찍하게 여기지만 이를 받아들인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파이트클럽에서처럼 손등에다 황산을 뿌려보자. 고통이잖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 인생은 고통이야 몰랐어.

다시 난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다. 웃기지도 않다. 남들의 눈을 신경쓰는 평범한 사람. 거리를 걷는다. 사람들을 쳐다본다. 혹시나 여자가 눈에 들어오면 재차 눈길이 한번 더 간다. 그리고 TV속에 기준된 미녀와 얼마나 일맥상통하는지 점검하고 혹여 내가 사귀게 된다면 어떤 모습이 나올까를 상상하고 다시 구름같은 상상에 나오면 어느덧 그녀의 모습은 저 만큼치 멀어져 가고 있다. 다시 걷자. 한 아저씨가 눈에 들어온다. 피식하고 눈길을 돌린다. 오늘날의 할 일을 생각한다. 해야할 일은 단순명료하게 정리하고 먼저 생각할 일, 먼저 생각하지 않아도 될 일을 체계적으로 아주 세심하게 정리가 끝나면 비로소 마음이 놓인다. 오늘 카톡은 몇 개가 왔을가. 나는 소셜시대에 살고 있기에 외롭지 않다. 그러다 주머니를 본다. 아까 라면을 사고나서 남은 동전이 몇 푼 쨍그러니 놓여있다. 이 돈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돈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한 달 뒤에 내야할 카드값은 조금씩은 걱정한다. 발목을 부여잡는 어머니의 말씀처럼 징글징글한 것.

‘사람들은 모두 네 활개를 펴고 닭처럼 푸드덕거리는 것 같고 온갖 유리와 강철과 대리석과 지폐와 잉크가 부글부글 끓고 수선을 떨고 하는 것 같은 찰나. 그야말로 현란을 극한 정오다.’

세계는 지도로 이뤄져 있다.

내가 목격했던 세계는 지도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었다.

작고 평면적인 면. 어딘지 모르게 휘어그려진 듯한 국경선.

난 저 안을 들여다 본적이 있다. 미세한 세포를 관찰하듯 세세하게.

사람이 살고 있었다. 사람들이었다. 감정을 전하는 수단.

가끔씩 드는 생각은 이렇다.

혹시 사람은 감정으로세계를 돌아가게 하는 단순한 유기체가 아닐련지.(여기서 말하는 감정은 그리 대단한 역할이 되지 못한다.)

아 이제 마무리하면서 희망찬 내일을 노래해야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그래 우리는 행복할 권리가 있어

소소한 즐거움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거야. 강연에서 명사들은 말하지

그래, 쓸데없는 고민하지말고 가족과 연인과 친구의 안녕을 위해!

여기서 좋은 문구도 인용하면서 마무리지으면 얼마나 훈훈하겠어!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릿속에는 희망과 야심의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한참을 걷다가 문뜩 어머니 생각이 났다. 어머니 나의 어머니.

시간과 기억이 그대를 더 이상 묶어놓지 않으면 좋으련만

제가 없는 동안에도 제가 언제나 가장 먼저 생각하는 분이란걸,

어머니는 이처럼, 나의 못난 인내와 철없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동정하고 따뜻함을 주고 싶은 분이란걸,

그 따뜻함 속에 지금의 내가 온전히 품어져 왔다는 사실.

잊지 말아야 할 사실. 어머니.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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