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읽고 싶었다. 그래서 베스트셀러 중에서 골랐던 책인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대로 읽기엔 좀 부족하고, 재미 삼아 읽기에도 좀 아쉽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글쓴이의 관점으로 서술한다는 것이다. 완성도에서 차이가 좀 있지만 이문열판 삼국지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수 있다.
물론 글쓴이의 주관이나 관점이 강하게 들어갔다고 꼭 나쁜 책은 아니다. 원전 텍스트가 방대하거나 사전 지식이 많이 필요하다면, 글쓴이가 적절하게 관점을 잡고, 그에 맞춰 내용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이 책은 그렇지 못하다. 신화를 다룬 교양서라고 보기엔 그 깊이가 얕고, 추가로 원전을 따라가며 좀 더 공부할 여지를 주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글 자체가 깔끔하게 재미있냐고 하면 또 그렇지는 않다.
게다가 편집조차 다소 산만하다. 글쓴이가 직접 찍은 듯한 사진을 비롯해 도판이 굉장히 많이 있는데, 문단을 이리 저리 먹으면서 배치되는 바람에 시선이 계속 분산되고 흐름이 계속 끊긴다. 어쩔 수 없이 글만 먼저 보고, 나중에 도판을 몰아봤다.
그렇다면 ‘이 책에는 미덕이 전혀 없나?’라고 따져 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서술 방식이 친근한 편이라 ‘이 책에선 그냥 맛만 보고 다른 책에서 제대로 볼 거야.’라고 마음 먹고 빠르게 보면 좀 더 가볍게 술술 읽을 수 있다. 아마 그렇게 진입 장벽을 낮춘 게 베스트셀러가 된 원동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