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공평한.

삼성, LG 그리고 팬택


이제는 어디를 가도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뭔가를 하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스마트폰 산업에서 국내 기업이 세계 1위를 하고있는 것이 참으로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최근에 신문 기사를 보니, 국내의 한 스마트폰 제조회사의 창업자가 실적악화에 따른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났으며, 그 회사는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2번째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고 한다. 그 회사는 국내 유일의 휴대전화만 만드는 회사, 팬택이다. 벤처기업으로 시작해서 20여년을 휴대폰 전문업체로 그렇게 성장했고, 한때는 국내 2위까지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생존을 걱정할 만큼 힘들다고 하는데, 생각해보면 세계 휴대폰 시장의 절반이나 점유하고 있던 노키아나, 최고(古) 오래된 회사인 모토로라도 겨우 다른 회사로 인수가 된 상황이니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회사가 과연 삼성과 LG와 경쟁하면서 ‘공정한’ 대결을 할수 있었는지는 한번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팬택은 계열사 하나 없이 오로지 휴대폰만 만드는 회사이다. 반면에 삼성은 핵심부품부터 유통망까지 소유한 기업이고, 심지어 LG는 통신사까지도 소유한 기업이다. 이런 환경에서 팬택의 제품들이 그들과 공정한 대결을 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핵심부품을 조달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고, 계열사 제품에 더 신경을 쓰는 통에 팬택 제품은 해당 통신사에서 제대로 판매 되기 어렵지 않았을까 한다. 최근에는 3개 통신 사업자 중 2개 사업자와 ‘출고가 인하’ 관련해서도 불공정한 요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정부는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스타트업(창업)’ 육성 정책을 발표하였다. 정부와 기관에서 많은 투자와 지원이 있다면 실제로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예비 창업자들은 투자와 지원이 가뭄의 단비처럼 절실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힘들게 나온 제품이 기존 기업들과 ‘공정한’ 경쟁을 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 있겠는가? 해외에서는 페이스북이나 구글 그리고 트위터등 새로운 서비스가 신생 회사에서 시작되고 그 신생 회사가 큰 기업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는 어떤가?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 그리고 기능이 나오게 되면 대기업에서 엄청난 마케팅과 대규모 유통망을 이용하여 유사 서비스를 곧이어 출시 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정부가 말하는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창업이 활성화 되고 성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종 지원도 중요하지만, 공정한 경쟁을 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계 1위 회사가 자국에 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렇지만 1위가 아닌 수 많은 기업이나 국민이 불공정한 상황으로 힘들어 한다면 희생을 강요할 게 아니라, 회생을 위해 아낌 없는 지원과 관심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정부의 ‘공정한’ 그리고 ‘공평한’ 지원과 관심으로 또 다른 1위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