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어떤 한 친구의 여행 산문집을 읽고, 그 친구의 바람대로 ‘흔들렸다'. 그 것도 매우 많이.

그래 나도 꿈이 있었지. 이건 그 꿈으로 향하는 기록의 시작 그 즈음으로 해둬야지.

어느 날 문득, 내가 끌고 가는 삶이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 이제는 진짜 남길 것만 남겨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때 마음을 다해 사랑했던 사람을 ‘권태'라는 이유로 작별을 고할 때처럼 ‘정리'란 그만큼 어려운 거였다. 평소에 눈 길 한 번 제대로 주지 않던 것들이 ‘버리기 위해’ 손에 잡는 순간에는 갑자기 소중하게 느껴지고 심지어 가슴 한켠에 짠해지기까지 한다. 심지어, 한 번도 신지 않은 호랑이 실내화를 손에 들자, 마치 10년 동안을 껴안고 잔 인형이라도 되듯 눈물이 핑 돌았다.

무엇을 버릴까 생각할 때는 아무것도 버릴 게 없었다. 대신, 이번 생에서 절대 놓치면 안되는 것들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덜 소중한 것들을 완벽히 놓지 않으면 가장 소중한 것을 놓쳐야 한다.

그러자, 다 버릴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p.s. 첫 도장이니만큼, 최근 가장 좋아하는 사진도 함께. 스물 일곱 번 째 생일 이튿 날, 인사동 쌈지길 옥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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