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양곤

도착하자마자 사본 음료수입니다.

전 여행이 너무 좋습니다. 공항에 내려 그 나라만의 특유의 냄새 맡는 거 너무 좋습니다. 그게 여행의 묘미랄까요. ‘아, 내가 정말 외국이구나… 씐난다!!’를 느끼는 그 순간 말이죠. 양곤 공항에 내렸을 때 미얀마는 뭐랄까… 와본 적도 없지만 뭔가 풋풋하고 애틋한, 뭔가 옛 추억이 있는 듯한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음악으로 표현하자면 엔니오 모리코네 음악이 일으키는 그런 애절한 향수 말고요, 그냥 초등학교 때나 들었을 동요나 꼭두각시춤 들으면 생각나는 그런 류의 뭉클함이요. 너무 한국적이라고요? 뭐 어때요, 미얀마도 아시아인데요. 아,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 그런 느낌정도 되겠네요.

양곤에 도착했을때 예상되다시피 덥.고.습.했습니다. 뭔 공항이 에어콘도 없어 생각은 공항 밖으로 발 내딛는 순간 아, 에어콘이 정말 빵빵하게 나오고 있었구나 했더랍죠.

랭군 티 하우스

단 한번도 안 놓치고 음식사진 찍는 친구와 벽걸이 장식.

찻잎 샐러드. 보통 막 찻잎 버무려서 나오는데 여긴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나오네요. 쎈걸로 먹으면 카페인 함량이 어마어마해서 미얀마 대학생들이 잠 안 오려고 이 샐러드 퍼먹으며 공부한다고 합니다. 카페인이 잘 드는 편이 아닌 전 그냥 아 샐러드구나 했습니다.

랭군 티 하우스는 다른 현지 식당에 비해 서구화 되어있고 또 꽤나 비싼 곳입니다. 주인이 미얀마 재벌집 아들인데 실제로 돈 버는 식당은 따로 있고요, 이곳은 거의 관광객 상대로 미얀마 음식을 소개해주고자 마진이 따로 남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유지하는 식당입니다. 보통 외국인들은 양곤에 도착하면 바로 이곳에 들려 밀크티를 마셔보죠. 음식 자체는 깔끔하니 예쁘게 나오긴 하지만 정말 현지의 맛을 느끼려면 현지식당에 가야합니다. 웬만한 식당은 영어 메뉴가 있으니 다행입니다.

모힝가 (왼쪽), 코코넛 국수(오른쪽). 보통 국수와 반대로 미얀마에선 국물이 중요합니다. 국물을 다 마시는 거고 건더기는 그리 중요한 게 아닙니다.
미얀마 디저트.

‘차욱 타 지’ 탑

차욱 타 지 탑은 양곤에서 유명한 파고다들 중 하나입니다. 안에는 65m 누워있는 부처상이 있습니다. 발쪽으로 걸어가시면 벽화도 있습니다.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부처상에 비해 건물이 협소한 편이라 사진 찍기가 애매하다는 겁니다.

(왼쪽 사진에 부처상 발 보이시나요?)
차욱 타 지 바깥

미얀마에는 길거리에 개들이 아주 많습니다. 제가 본 개들은 모두들 순딩순딩하니 차분했습니다. 불교국가라 그런지 사람들도 차분하고 개들도 차분하고, 또 사람들도 개를 포함한 모든 동물들을 조심조심 정중하게 대해줍니다. 미얀마는 해가 워낙 강력해서 그런지 개들 눈이 정-말 짙습니다. 내추럴 선글래스랄까요.

더위 때문에 조금만 구경하고 게스트하우스로 들어와서 에어콘 빵빵하게 켜고 쉰 다음에 해 떨어질 때쯤, 해 지는 것도 볼 겸 쉐다곤 파고다로 향했습니다.

쉐다곤 파고다

입장료 8,000챳, (미달러 8불정도) / 새벽 6시반부터 밤 10시까지

미얀마 파고다/탑들은 모두 어깨정도는 가리는 옷과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바지나 치마를 입고 맨발로 걸어가야합니다. 주로 입구에 벗어놓거나 신발 보관함이 있지만, 비닐봉지를 챙겨 다니면서 신발 넣어놓고 들고다니는 것도 좋겠죠. 쉐다곤 파고다처럼 야외일 경우 대리석 바닥이 무척 뜨겁기 때문에 대낮에 가면 발가락으로 뛰어다녀야 하고요, 아예 아침 일찍 가거나 해 지기 직전 쯤 가서 걸어다니면 나름 뜨거운 타일, 덜 뜨거운 타일, 구별할 줄 아는 여유도 생깁니다. 워후.

쉐다곤 파고다는 미얀마에서 제일 유명하고 신성시 되는 장소입니다. 가운데에 금으로 된 99m짜리 사리탑이 있습니다.

미얀마 현지인들은 입장료를 내지 않습니다. 물론 기도하러 오는 주민들도 있지만 올라가보면 그냥 그늘 찾아 앉아서 수다 떠는 주민들, 데이트 하는 커플들, 현장답사 온 중들, 여자 중들 (분홍색 옷) 편안한 분위기입니다. 무조건 심각하고 무거운 분위기에서 만들어지는 엄숙한 성스러움이 아니라 평온하고 절제된 상황에서 자연스레 만들어지는 신성함이라 꽤나 새로웠습니다.

좀더 많은 구경을 하려면 부지런히 신나게 뛰댕겨야합니다.
시험 잘 보게 해주는 수호신(?) 상입니다. 시험기간은 아니여서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해가 질 때쯤 되니 사람들도 흘러흘러 걸어다니다가 모두 한 장소에 모여 앉아서 가운데에 올라가있는 사리탑을 올려다봅니다.

다음날입니다.

왼쪽은 미얀마 택시입니다. 오른쪽은 경찰차고요. 뒤에 저 레일 있는 곳에 사람들 옆으로 따닥따닥 붙어서 탑니다. 천장에는 짐 묶어두고요. 사람이 많을 땐 사람이 위에 앉아있기도 합니다.
앞에 택시는 직진차량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버스는 우회전을 하려하고요, 오른편에 보이는 버스는 저대로 또 직진입니다.

양곤에는 영국의 영향인지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습니다. 재밌는 건 우측차선을 이용한다는거죠. 더 신기한건 교통버스들은 한국이나 일본에서 안 쓰는 버스를 구입해와 쓴다는 겁니다. (눈에 익은 파란 버스, 초록 버스도 다닙니다.) 뭐가 신기하냐고요? 한국 버스는 문이 우측 면에 나 있죠? 일본 버스는 문이 좌측에 달려 있습니다. 사람들 버스 타려면 한 차선을 걸어서 건너고 길 한 가운데서 탑승해야 합니다. 차선 또한 흥미롭습니다. 분명 바닥에는 3차선이라 되어있는데 막상 다니는 차들 보면 5열로 다닙니다. 아까 우측차선이라고 그랬죠? 여기서 좌회전을 해야 하는 차가 있다고 합시다. 그럼 일단 최대한 좌측으로 붙습니다. 반대편에서 차가 온다고요? 상관 없습니다. 최대한 가능한한 좌측으로 붙습니다. 그리고 좌회전을 해야할 때 좌회전 하면 됩니다. 그럼 항상 조심히 운전해야하고 밀리지 않겠냐고요? 상관 없습니다. 달리던 데로 씽씽 달리다가 정 부딪히겠다 싶으면 브레이크 밟으면 됩니다. 처음엔 긴장되고 그래도 익숙해지면 그냥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투어하는 마냥 금방 적응하게 됩니다.

그만큼 양곤 교통체증이 심한 편이라서 우버(Uber)가 이미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행하고 있는 헬레콥터 택시 서비스를 시작하려 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양곤 길거리.
양곤은 영국이 지배했을 때 수도였기 때문에 나름 유럽스럽거나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많습니다. 매우 오래 되었을 뿐이지요.

미달러를 미얀마 챳으로 환전하러 가는 길입니다. 한달 여행으로 잡았을 때 미달러 500불 환전했습니다. 이 나라는 빳빳한 돈만 받고 100불 지폐 가치가 쎕니다. 조금 접혀있거나 뭐 묻었다 하면 돈 안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미얀마는 챳과 달러 둘 다 받기 때문에 500불 환전해도 남습니다. 식당은 챳으로 계산하더라도 현지 가이드는 미달러로 지불하는게 돈을 바로 안 쓰고 저축하기 더 쉬워 거의 미달러를 선호한다고 보면 됩니다. 나머지 기념품이나 숙소는 챳이나 달러나 상관 없습니다.

돈 얘기가 나오니 물건 깎는 이야기를 해보자면 미얀마에선 바가지 쓰는 일이 흔한 일이 아닙니다. 전혀 안 흔해요! 그래도 5퍼센트에서 20퍼센트정도는 깎을 수 있는 편이고 물건을 많이 살 경우엔 더 깎을 수도 있겠죠. 이 나라 상인들은 아예 가격을 얘기하고 얼마 깎을 거냐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얀마에 직업 자체가 많지 않아서 기념품 될 만한 물건을 직접 만들어 파는 것이 유일한 생계유지 방식일 때가 많습니다. 심지어 미얀마 역사를 공부한 사람들도정치인이나 재벌 집안이 아니면 가이드나 하면서 돈을 벌어야 하죠. 그렇기에 감탄스러울 정도의 작품을 만들어 판다거나 하는 경우 물건 값을 깎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무척 고마워하고 좋아라 하죠. 양곤 사람들이나 식품, 생활품 파는 사람들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관광객 상대로 영어 쓰며 돈 버는 사람들에겐 현지 사업 돕는다는 생각으로 도움도 요청하고 하는게 좋습니다. 바간 같은 도시에 가면 아무도 안 살 만한 엽서를 파는 아이들도 많은데 영어도 유창하게 구사하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못 쓸 만한 엽서를 들고 다니덥니다. 그냥 연습겸 영어로 말 더 해주고 사진 찍어달라 요구하면 찍어주고 보여주고 사탕 정도 주고 하면 충분히 즐겁게 따라다니다가 알아서 인사하고 갑니다.

건물 밖에 닭이 돌아다니네요.
(왼쪽) 사탕 수수입니다. 옆에 바퀴같은걸로 즙 짜내서 마시면 신선하고 달달합니다.

보죠 아웅산 시장

1926년 지방 자치 위원이였던 개빈 스콧 이름을 따 스콧 시장으로도 불리웠다가 미얀마가 독립한 후에 보죠 아웅산 시장으로 바꼈습니다.

이 곳에서 품질을 보장하기엔 어렵지만 미얀마 나무 조각품이나 옻그릇 등의 수제품을 팝니다. 저는 미얀마 전통 복장인 (미얀마는 아직도 전통 복장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론지를 사려고 들렸습니다. 윗층에 있는 론지 가게들은 제작맞춤도 해주지만 전 양곤에서의 시간이 얼마 없는 관계로 1층만 둘러보고 이미 제작되어 나와있는 론지를 사기로 했습니다. 재질이 꽤나 두꺼워 겁먹었는데 입어보니 역시 덥습니다. 신기한건 땀이 안 묻어난다는 겁니다.

보죠 시장을 돌아다니다보면 기찻길 위로 육로를 건널 수 있는데 이 육로를 건너면 왼편에 커다란 보라색 간판에 VIVI BEAUTY라는 네일/마사지샵이 있습니다. 덥고 발 아픈데도 잘 다녔어 토닥토닥 하고 싶어서 들어가서 마사지 받았습니다. 매니/페디큐어가 한국돈으로 천원, 어깨+발 마사지는 만오천원정도 됩니다.

칸더지 자연공원

예전 버마 왕실에 있던 배의 모형을 따 만든 카라웨익 궁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그냥 비싼 식당입니다.

칸더지 공원에는 요로코롬 생긴 식당들이 많습니다. 로맨틱하다만 전 더운 관계로 호수 앞에 앉혀달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덥습니다. 그냥 눈 앞에 물만 있을 뿐 덥습니다.

앞에 멋진 칸더지 호수가 있는데 친구한테 사진 찍어달라하니 뒤에 메뉴판이 너무 예쁘다고 메뉴판 배경으로 찍는다 합니다. 그런 친구입니다. ㅡ,.ㅡ
(왼쪽) 캐나다인으로서 굉 — 장히 온 신경을 뺏는 광경입니다. 유리병과 플라스틱병이 그냥 쓰레기통에 사이좋게 저리 같이 있습니다. 아무튼 미얀마 글씨는 너무 예쁩니다.
뒤에 칸더지 호수 위에 카라웨익 궁이 보입니다.

기다란 이 산책로 다리 어떻게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무 판자들이 이쪽 끝을 밟으면 저쪽 끝이 들리는 마법의 다리입니다. 저는 씩씩하게 잘 걸어가는데 친구가 계속 휘청거리길래 실컷 놀렸는데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공원에서 운동하는 주민들도 보입니다.

둘째날은 이 더운 기후가 아직 전~혀 익숙하지도 않거니와 시차적응도 할 겸 일찍 들어와 쉬기로 했습니다.

창문 밖에 미니 도마뱀이 붙어있네요. 제법 발가락도 야무지게 있어요.

다음날은 일찍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조금이나마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죠. 그리고 저녁에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기 전 “원형기차” (circular train)를 탈 계획이기 때문에 조금 더 서둘렀습니다.

필 미얀마 푸트 식당에서 먹은 아침식사(들).

둘째, 셋째날 이틀 내내 갔던 ‘필 미얀마 푸드’ 식당에서 아침식사 하였습니다. 맛도 너무 좋고 가격도 괜찮고 현지인들에게도 인기 있는 식당이라 여유 있게 이 음식 저 음식 시키면서 주위도 구경하고 분위기도 느끼기에 (먹는거에 정신팔려 뭘 어쨌겠니만은..) 좋은 식당입니다. 영어 메뉴도 설명과 같이 있습니다.

밥시간입니다. 밥밥. 오른쪽은 미얀마 디저트, ‘중국식 도넛과 미얀마식 밀크티’ (Chinese style doughnut with sweet, milky tea)입니다. 저 도넛을 밀크티에 찍어/적셔먹습니다. 단건 밀크티에요. 전 이 굉장히 달고 거의 걸죽하다 싶을 밀크티가 너무 좋았습니다. 중국식 도넛은 뭐, 미얀마에 왔으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지만 전 그래도 단게 좋습니다.

마하 반둘라 공원

공원 입구 앞에 수박 파는 청년입니다.

미얀마의 1차 독립전쟁 (당시엔 ‘버마’라고 불렸죠) 때 싸운 마하 반둘라 장군의 이름을 딴 공원입니다.

독립기념탑도 보이고요, 술레 파고다도 보이고요,

양곤 시청도 보이고요, 대법원도 보이네요. 친구는 아주 신났습니다.

대법원은 저 빨간 영국식 건물만 남아있는 상태이고 지금은 미얀마 수도인 네피도우에 실질적인 대법원이 있습니다.

매년 4월에 있는 물 축제 때가 되면 이 나무에 나는 노란 꽃을 여자들이 다 머리에 꽂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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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2일차, 양곤 원형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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