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만달레이 -1일차

YJ Choi
11 min readMar 1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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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토더 파고다.

‘핀 우 르윈’에서 셰어택시 (장거리 이동 중간중간에 미리 예약한 승객 실으며 가는 택시)로 만달레이에 도착해 짐도 풀고 에어콘 바람도 잠시 쐴 겸 호텔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두시간이 체 안 되었던 여정보다는 시포에서 조용히 마을 구경 하다가 갑자기 빌딩들이 많은 도시로 나오니 적응(?)기간이 필요했습니다. 호텔에 도착하니 문 앞에서 직원들이 뛰어나와 가방 들어서 방까지 가져다 주시고 호텔 옮길 때마다 꼭 항상 몇 초에서 몇 분 씨름하게 되는 샤워기 뜨거운 물 사용법도 친절히 가르쳐주셨습니다. 제일 신 났을 때는 에어콘 리모콘이 어딨는지 가리켜주셨을 때 :)

구경 가기 전, 레셉션에 가서 며칠 뒤에 다음 여행지인 바간으로 떠날 때 이라와디 강을 따라 배를 타고 가보고 싶어 문의하니 이번 해는 비가 많이 안 와서 배 운행 중단을 조금 이르게 했더랍니다. 아쉬워하면서 버스 예약을 했습니다, 쩝. 그리고 만달레이에 있는 동안 어떻게 구경을 속속히 할 수 있을까 물어보니 성수기도 아니고 그냥 개인택시 계속 써도 무조건 일정지를 따라야하는 그룹투어랑 가격에서 큰 차이 없을 거라고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그러면서 가고 싶어하는 곳을 들어보며 가격측정과 함께 미리 디씨까지 해주시고는 직원 하나가 밖에 나가 큰 소리로 저희가 가보고 싶어하는 장소를 외치면서 가격을 외치니 주변 서있던 택시 기사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이 때 만난 ‘우 소 지’라는 기사아저씨가 만달레이 여행 내내 운전을 해주셨습니다.

미얀마는 예전에 영국 지배를 받았을 때로 인해 신기하게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유창한 영어를 하시고 오히려 학교 다니는 아이들은 ‘헬로,’ ‘하우 알 유’도 처음 들어합니다. 저희의 택시기사 아저씨는 영어를 잘 하셔서 설명을 해주시거나 소통을 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죠. 주말에는 미얀마 사람들이 자녀들을 일터에 같이 데리고 나가는데 이 때 만난 우 소 지의 아들 소모나이는 영어는 전혀 못 하지만 저희와 꾸준히 얘기해보고 싶어하는 귀여운 아이였습니다.

우 소 지의 차를 타고 제일 먼저 간 곳은 슈웨넌더 사원.

슈웨넌더 사원

슈웨넌더 사원은 원래 만달레이에 있는 왕궁에 한 부분으로 2차 대전 폭격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원입니다. 오로지 티크 나무로만 만들어지고 안에 들어가면 천장은도금이 되어있고 문마다 스투코 (치장벽토)로 꾸며져있죠. 19세기 말에 티버 왕이 현 위치로 옮겨오고 왕궁은 그 이후로 티크 나무가 아닌 금속으로 다시 재건축이 되었습니다. 살짝 타이트한 일정으로 여행 온 저로서는 과감히 왕궁은 빼놓게 되었죠.

치장 벽토
도금된 천장.

제 친구의 사진실력입니다. 본인이 찍으면서도 혼자 눈 감고 흔들고 손 나오고. 그래도 좋은 친구입니다.

낮잠 자는 아이.

아투마시 사원

슈웨넌더 사원 뒤로는 아투마시 사원이 있습니다.앞서 거론된 티버 왕의 아버지, 민돈 왕의 마지막 불교 건축 안으로서 1857년에 지어져서 동남아의 가장 아름다운 건물으로도 알려져있었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1890년에 화재로 9미터 가량의 불상과 왕의 옻칠된 비단 옷이 함께 타게 되었죠. 1996년에 다시 재건되었지만 예전의 위엄은 아쉽게도 볼 수 없습니다. 그저 슈웨넌더 사원과 가깝고 잠시 실내에 들어가 햇빛을 피하기 좋은 곳일 뿐입니다.

아투마시 사원으로 올라가는 길.
아투마시 사원 안으로 들어가는 문.
실내.
이렇게 괜히 길도 한 번 잃어줘야죠.

택시에 돌아와보니 우 소 지 아저씨께서 발 닦으라고 물휴지와 시원한 물을 준비해놓으셨습니다.

쿠토더 파고다

쿠토더 파고다의 사리탑 사이.
‘책이라고? 아닌데?’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우리나라 팔만대장경을 생각해보면 되시겠습니다.

만달레이 언덕 바로 아래에 있는 파고다로 세상에서 제일 큰 책들을 보유하고 있는 곳입니다. 1857년에 민돈 왕이 지은 이 곳에는 729개의 사리탑 안에 각각 불교에서 제일 오래 되었다는 상좌부불교의 삼장이 들어있습니다.

한국 불교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지만 진나라 때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무교 (없을 무가 아닌 무당 할 때 무)와 신교에 바로 흡수되어 그때부터 산신이 (단군 할아버지가 나중에 산신이 되었다고 하죠) 다소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달리 미얀마의 상좌부불교는 불교 언어인 ‘팔리 어’를 보존하면서 불경을 공부하는 일종의 학교 이미지입니다.

셀카 삼매경.
기도하는 미얀마 사람들.
쿠토더 파고다
수제 펜던트.
양곤의 쉐다곤 파고다와 마찬가지로 발바닥 데지 않으려면 적절한 타일을 밟고 다녀야 합니다.

산다무니 파고다

하얀 파고다 ‘숲’이라고도 불리는 이 산다무니 파고다는 특히 해질 무렵에 가면 이 탑들이 다 황금색으로 물들게 되며 멋진 광경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이곳 또한 각 탑 안에 책들이 들어있죠.

뒤에 보이는 만달레이 언덕.
(왼쪽) 방향감각이 없는 저희들로서는 네모난 건물에 들어가게 되면 별 생각 없이 계속 떠돌게 됩니다. (오른쪽) 책들.

만달레이 언덕 아래서 웬만큼 구경을 하고는 만달레이 언덕으로 갔습니다.

맨발로 에스칼레이터 올라가는 신기한 기분!
언덕 위 수 타웅 피 사원에서 보는 만달레이.

만달레이 언덕

해지는 광경 하면 미얀마에서 만달레이 언덕을 꼭 가보라고 하죠. 230미터 솟은 이 언덕에는 해질 때 쯤 되면 현지인들이 계단을 올라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중국인들이 만달레이로 많이 이주하게 되면서 최근에는 중국인들의 산책 장소이기도 하죠. 뿐만 아니라 많은 중들도 이 언덕에 미리부터 올라와 여행 온 외국인들과 대화를 하며 영어 회화 연습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인지라 여기저기 구경 시켜준 후에 거액의 돈을 요구하는 사기꾼들도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불교 ‘율’에 따르면 중들은 사람들에게 돈을 요구하는 것이 금지되어있기 때문에 친절한 설명 다 듣더라도 단호하게 거절하면 됩니다.

전설에 부처가 오래 전 만달레이 언덕을 방문해 이 언덕 아래에 큰 도시가 생길 것이라고 예언했다고 합니다.

만달레이 언덕에 자주 왔었다던 뱀 두마리 상.
곤히 자던 아기 고양이.

하늘이 심상치 않더니 결국엔 비까지 흩날리게 뿌리는 먹구름이 끼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해 지는 걸 볼 수 있을 까 잠시 조바심도 냈었지만 뭐,해는 매일 지니까 여기서 못 보면 또 다른 곳에서 보면 되겠죠.

조용히 기다리는 중.

하지만,, 결국은….

ㅇ..안녕?

해 보기는 봤겠다 사람 몰리기 전에 얼른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밤에 더 예쁘다는 챠욱터지 사원으로 향했습니다.

친구도 나름 사진 찍어준다고 찍은 제 사진은 무슨 심령사진도 아니고 왜 이럴까요..

챠욱 터 지 사원

챠욱 터 지 사원에는 1865년에 하나의 대리석으로 만든 불상이 있습니다. 그 주변에는 각 20개씩 80개의 부처의 제자 상이 있습니다.

저녁시간에도 기도하러 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밤에 방문하는 챠욱 터 지 사원은 조명이 아기자기하니 더 예뻐보입니다. 외경 뿐 아니라 실내에도 반짝반짝합니다.

미얀마 사원 갈 때마다 신기했던 점이 상인들이 이렇게 상점을 그냥 두고 퇴근을 한다는 겁니다.

예전 경주에 불국사를 방문했을 때 석굴암 불상의 그 인자하고 온화한 미소만을 생각하고 스님들은 모두 평온하고 따스할거라는 기대감이 산산조각이 났을 때가 있었더랍죠. 전! 규칙을! 지키고 있었는데! 바른생활하는 어린이였는데! 옆에 다른 사람의 카메라에서 찰칵 소리가 나는 동시에 저쪽에서 사진 찍지 말라고 제게 마구 퍼부어지던 쌍욕에 잠시 소심한 쭈구리가 되었던 적이 생각납니다. 그 이후에 석굴암에 불상 뒤쪽, 위쪽으로도 서있어야할 불상??들이 유리 때문에 안 보여 안타까워서 한국 미술사 수업 하나 들어봤다고 딴에는 옆에 사촌언니에게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주변에 계시던 스님이 무식하면 헛소리하지 말고 가만히나 있으라면서 다른 설명을 해주시기에 다른 건 몰라도 미술은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는 거기에 가만히 듣고 있었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거 같아 못 알아들었나 질문 한번 했는데 다른 사람도 봐야하는데 왜이리 오래 서있냐고 소리치시며 나가라 하셔서 볼건 다 봤겠다 그냥 네네하고 나왔었습니다. 그때 저희밖에 손님이 없었는데요 ..

하지만 미얀마에 오니 그 당시에 불교 하면 그려졌던 이미지 그대로이더랍니다.

개들도, 참새들도 잘 놀고 있습니다.
저 닮은 불상도 보고, 친근감 넘치는 개도 만져주고.

영어로 된 포스트를 읽고 싶으시거나 더 많은 사진을 보고 싶으시다면:

만달레이 첫째날, 만달레이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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