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orrelation between Housework & Meditation 집안일과 명상의 상관관계
... the satisfaction of doing chores not only comes from the result of clean dishes but also of clear mind.
집안일을 했을 때 오는 만족감은 단순히 깨끗해진 그릇에서 뿐 아니라 맑아진 마음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Growing up, my mom never let me do any sort of house chores; from doing the dishes to vacuuming the apartment, she always made sure someone else was doing the job for me, including herself. It wasn’t really the same for my brother whose duty as ‘a man of the new generation’, as my mom used to label, was to proactively do the housework to be a perfect husband in the future. Looking back, I don’t think her way of upbringing was right nor fair but at least at that time, I had nothing to complain about.
Yes, I was the princess in the house and as I often tell people, I grew up like an only child with three parents (my mom, dad and older brother who’s only 14 months older). I took it for granted without knowing how sheltered I have been until I moved away from home. A much-anticipated departure from Korea was followed by a series of domestic disasters, which are to blame myself. I was unable to cook, tidy up my room or wash my clothes. I still tried, maybe minus the cooking part because I didn’t mind living off fruits (that did not require a knife to peel) and junk food. The other two essentials of living were postponed until the last minute. Even until the sixth month into living abroad by myself, I was still a spoilt kid who would run out to buy new clothes, simply because I had no more clean clothes to wear.
But like most people do, I learn and grow. So over the years I grew as a better person in some ways and in the household chore department, I definitely have improved. Today, for instance, I concocted a homemade Basil pesto (which, for the record was my third time, and the second batch being made for my beloved brother) and put it in a jar that I have sterilized in boiling water. Then I voluntarily emptied the dishwasher and cleaned up the kitchen. The other day, I cooked bibimbap for my housemates. Nobody would have believed it if I said so four years ago. Some people still have a hard time believing it until I prove them wrong before their very eyes. My aunt who hasn’t really got to see me since I left home was shocked that I could and would cook for the family.
I love surprising people with the growth and changes I have achieved. But that is not the only reason why I started doing the chores. Some of the reasons I started enjoying housework were for its simplicity and repetition. For instance, doing dishes doesn’t really require much thinking, at least after one has acquired the efficient way of doing it. It’s simple: soak in water, lather with soap and rinse. Even for cooking, which might seem complicated, also has a pattern that once you grasp it, makes it easier. And the real beauty of such repetitive simplicity rests on its meditative aspect. Solely by repeating a same act, one’s mind empties of unnecessary and miscellaneous thoughts. Doing a simple thing repetitively doesn’t require much of thinking and yet because your body is in the midst of action your mind is not completely indolent either. And in such breach of alternating mental activation and inactivation, meditation begins.
While everyone experiences meditation differently, it makes one calm, peaceful and empty. It also brings one to the present and to be aware of one’s existence at a given moment. And by distancing oneself from one’s ego, he/she is able to assess his/her emotions more objectively, and feelings like anger, hate and regret detaches from its owner, resulting in mindfulness. As a result, as one washes dirty dishes, his/her mind is also cleansed. Thus, the satisfaction of doing chores not only comes from the result of clean dishes but also of clear mind.
For a year or two I did yoga and meditation on a daily basis. I focused more on the mental wellness, with which a physical wellbeing tagged along. Whenever I tell people about my experience with meditation, many confess their failed attempt in trying it (‘I always get distracted.’ ‘I can’t help daydreaming with my eyes closed’) and ask for tips. I usually suggest people to sit in a comfortable position, close their eyes and focus on their breath, instead of having to sit in an uncomfortable position (i.e. cross-legged) in a void with your eyes closed. But from now on, I’m going to tell them to do the house chores. That way, even if meditation doesn’t work out, at least one is left with clean dishes.
어려서부터 엄마는 내게 집안일을 시키지 않았다. 설거지부터 청소기 돌리는 것까지 집안일은 언제나 엄마를 포함한 누군가가 대신 맡아주었다. 나와 달리 오빠에게는 집안일이 주어졌는데 ‘신세대의 남자’로서 완벽한 남편감이 되려면 집안일을 도맡아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돌아보면 엄마의 그런 양육방식이 옳지도 공평하지도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그 당시에 불만은 없었다.
그렇다. 나는 우리 집의 공주님이었고 사람들에게 가끔 말하듯이 엄마, 아빠, 그리고 14개월 차이의 연년생 오빠라는 세명의 부모님 아래에서 외동딸처럼 자랐다. 집을 떠날 때까지는 사실 내가 얼마나 보호받고 자랐는지 모른 채 그런 생활을 당연시했다. 홀로 한국을 떠나 그토록 원하던 해외생활을 하자마자 나는 끊이지 않는 집안일 참사에 시달렸다. 누굴 탓하겠냐만은 나는 요리도, 청소나 빨래도 할 줄 몰랐다. 과일 (칼로 껍질을 까지 않아도 되는 과일 한에서)이나 즉석식품을 주식으로 하는 것에 그리 불만이 없었으므로 요리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나머지 두 가지 집안일의 경우 최대한 마지막 순간까지 미루며 생활했다. 해외 생활 6개월 차 정도까지도 나는 깨끗한 옷이 없어질 쯔음에는 세탁기가 아닌 옷가게로 달려가곤 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그렇듯이, 나는 배우고 성장했다. 최근 몇 년간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했고 집안일에 관해서는 분명히 나아졌다. 예를 들어 오늘 나는 직접 재료를 사서 바질 페스토 (참고로 세 번째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것은 사랑하는 오빠를 위해 만들었다.)를 만들고, 시키지도 않은 설거지와 부엌 청소를 했다. 저번 주에는 같이 사는 친구들을 위해 비빔밥도 손수 만들었다. (난생처음 밥도 했다. 그것도 냄비로.) 만약 내가 4년 전쯤 이런 일을 했다고 말했다면 아무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사실 아직도 직접 보여주기 전까지는 믿지 않기도 한다. 한국을 떠난 후 몇 번 뵈지 못한 이모는 내가 가족들을 위해 요리를 한다는 사실에 꽤나 충격받으셨다.
나는 나의 변화와 발전의 모습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내가 집안일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 이유는 그것 뿐만은 아니다. 내가 집안일을 즐기는 이유 중 하나는 일들의 간단함과 반복성에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설거지에는 그다지 많은 생각이 필요하지 않다. 적어도 설거지를 하는 효율적인 방법을 찾은 후에는 매우 간단해진다. 물에 담그고, 거품을 내고 헹구기만 하면 된다. 조금 더 복잡해 보이는 요리의 경우에는 사실 기본 패턴만 익히면 훨씬 더 쉬워진다. 그리고 이러한 반복적인 간단함의 진정한 미학은 그것으로부터 오는 명상적 요소에 있다.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은 쓸데없는 잡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간단한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데에는 많은 생각이 필요하지 않고 동시에 몸은 계속해서 움직이는 상태이기에 생각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는다. 그러한 정신적 활성화와 비활성화 사이에서 명상이 시작된다.
사람마다 명상을 통해 얻는 것은 다르지만, 명상은 사람을 차분하고, 평화롭게 하며 비워낸다. 또한 현재에 존재하게 하며 지금 이 순간에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게 한다. 자아로부터 거리를 두면서 보다 객관적으로 감정을 바라보게 됨으로써 분노, 증오, 후회와 같은 감정들이 감정의 주인으로부터 떨어져 나가며 평화로워진다. 따라서 설거지를 하면 그릇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맑아진다. 결국 집안일을 했을 때 오는 만족감은 단순히 깨끗해진 그릇에서 뿐 아니라 맑아진 마음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일이 년 정도 요가와 명상을 꾸준히 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 나는 정신건강에 더 중점을 두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신체적 건강도 정신건강을 따라왔다. 어쨌든 나의 명상 관련 경험에 대해 사람들에게 말할 때면 많이들 명상에 실패한 얘기를 하며 (‘집중을 할 수가 없어’ 라든지 ‘눈을 감으면 자꾸 다른 생각이 나’) 도움을 청하곤 한다. 보통은 사람들에게 양반다리와 같이 불편한 자세로 앉아 고요한 정적 속에서 눈을 감고 있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우며 편안한 자세로 앉아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이렇게 말해야겠다. 집안일을 해보라고. 설사 만족스러운 명상을 경험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설거지는 깨끗이 되어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