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oking at My Wardrobe… 옷장을 보며…

Poverty has its freedoms; opulence has its obstacles. — Denis Diderot
부족함에는 나름의 자유가 있다; 풍부함에도 나름의 방해물이 있다 — 드니 디드로
Sydney, 2015

Day 94: 12 April 2016, Melbourne

Here I am, once again looking at my wardrobe, this time as big and wide for me to walk in — but not anymore, because now it’s filled with boxes full of socks, t-shirts and pants, and shirts and jumpers hanging from above — unlike the tiny shelf that made me roll all my clothes into tiny cylinder shapes so that they fit in my ‘wardrobe’. The latter was the case of course in Hong Kong.

During my third year in Hong Kong, I decided that I don’t need much variety in clothing. I wore a selection of monochrome and minimalistic tops and bottoms to trick people into thinking that I’m not repeating my outfit. A friend called it a ‘uniform’, a style that he shared with his friends from London — I named them the ‘Basic Lads’ — and coincidentally with me too.

But looking back, I wasn’t 100% satisfied with the selection of clothing that I owned, as I ultimately opted for what Steve Jobs or Mark Zuckerberg had in their wardrobes: One style of clothing that actually is a uniform. I just couldn’t. I grew tired of wearing a grey t-shirt everyday, even though they were of stylistic differences like v-neck, round-neck, loose fit, or more fitted.

Maybe it reminded me of 12 years of having to wear uniforms. Since I was 6 until I graduated high school, I had to wear a uniform that only changes over the seasons and every few years when I changed schools. The rules became stricter as I proceeded from elementary to high school, and I had no room for self-expression through my outfits.

Self-expression’ is such a hyperbole if not a pedantry for a set of clothing that one wears. Most people follow the trend and what everyone else wears anyways. In Melbourne, however, I often do see people who are fully expressing themselves through their outfits. Like that plump girl in my journalism tutorial, who wore a baby pink, sleeveless dress with sequined polka dots and lace frills on the edges. She neatly combed her brush-cut hair and embellished it with a hair band with vibrant flowers on it. I could see the confidence radiating from every corner of her outfit and when she spoke, she sounded bold.

As much as I admire people who are so in peace with their appearances, I know that I am not that kind of person, and I never will. So clothing has never been, and will never truly be a means of expressing myself.

Still, every morning before running into the shower I hesitate. I check the weather and grab a set of clothing for today. The weather doesn’t really affect my choice of clothing to be honest. Melbourne’s weather is capricious anyways. It’s more the mood I am in that chooses t-shirts from shirts, pants from skirts.

This morning when I slide-opened my wardrobe, I sighed. A number of clothing I owned, and a number of combinations that I can make were excessive for me to process every morning. I regretted for wanting to buy another piece of clothing. At some point I considered getting rid of handful of clothes in exchange for that one jacket I’ve been eyeing on for years. But once again I managed to shed off the desire with my now-not-so-secret trick.

But why am I struggling with this? Why don’t I just have a uniform so that I don’t need to think about choosing something every morning?

I ask myself almost every morning.

Diderot says in his ‘Regrets for my Old Dressing Gown, or A warning to those who have more taste than fortune’ that buying a scarlet dressing gown has made him a slave of it, whereas he was the master of his old, worn-out and modest robe. I always thought I was expressing myself through my clothes. I wasn’t. I was, however, expressing my mood and feelings. But is that all worth the deliberation and expenditure on time and money? Diderot may have given the answer already:

I don’t cry, I don’t sigh, but every moment I say: Cursed be he who invented the art of putting a price on common material by tinting it scarlet. Cursed be the precious garment that I revere. Where is my old, my humble, my comfortable rag of common cloth?

Yeah. Cursed be he who invented the art of putting a price on common material by tinting it scarlet, shaping it wider, trimming it shorter, and so on.

Thanks for reading. I’m Jieun Choi, a student, creative, photographer and writer currently based in Melbourne, Australia. While I stopped posting on Instagram, come see my old photos.

94일: 2016년 4월 12일, 멜버른

나는 또다시 내 옷장을 보고 서있다. ‘옷장’이라 부르기도 민망했던 작은 선반에 모든 옷을 작은 원통형으로 말아서 수납했어야 하던 그 당시와는 달리 이번에는 내가 들어가 설 수 있을 정도로 크고 넓은 옷장이다 — 사실 더 이상 그럴 수 없는 게, 내 양말과 티셔츠, 바지 등이 들은 상자들과 걸려있는 셔츠와 스웨터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처음의 경우는 당연히 홍콩에서의 나의 옷장이다.

홍콩 생활 삼 년 차 때에 나는 다양한 스타일의 옷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나는 단색의 미니멀한 옷을 선택함으로써 같은 옷을 입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티를 내지 않으려 했다. 친구는 이를 ‘교복’이라 칭했다. 런던에서 온 다른 친구들과 함께 공유했던, 그리고 우연히 나와도 공유했던 그 스타일을 말이다.

돌아보니 당시 내가 가지고 있던 옷들에 100% 만족한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나는 궁극적으로 스티브 잡스나 마크 주커버그의 옷장 비슷한 것을 원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한 가지, 진짜 ‘교복’만 반복적으로 입는 것 말이다. 내게는 왜인지 불가능한 일이었다. 매일같이 회색 티셔츠를 입는 것이 지겨웠다. 비록 그 티셔츠들은 브이낵, 라운드낵, 펑퍼짐한 핏, 딱 붙는 핏 등 다양한 스타일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어쩌면 12년 간 교복을 입어야만 했던 그 시기가 떠올랐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초등학교 1학년 때무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나는 교복을 입어야 했다. 계절과 몇 년마다 학교가 바뀔 때에만 교복이 바뀌었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로 갈수록 규율은 엄격해져만 갔고 나는 옷을 통해 자아표현 따위는 하지 못했다.

‘자아표현’은 사실 입는 옷에 대해 붙이는 꼬리표로는 과장이고 심하게 말하면 박식한 척하는 표현일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차피 유행이나 다른 이들이 입는 스타일을 따라 할 뿐이다. 그런데 멜버른에서는 사실 옷가짐을 통해 스스로를 마음껏 표현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곤 한다. 이를테면 언론학과 수업에 옅은 분홍색의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온 통통한 체구의 학생 말이다. 원피스는 전반적으로 물방울무늬가 세퀸으로, 가장자리는 레이스로 장식되어있었다. 그리고 짧게 민 머리를 곱게 빗은 그녀는 밝은 색 꽃 모양이 달린 머리띠로 스타일을 마무리했다. 그녀의 옷가짐의 구석구석에서 발산하는 자신감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의견을 낼 때 그녀의 목소리에서는 자신감이 한껏 묻어나왔다.

본인의 생김새에 대해 이만큼이나 자신감이 있는 사람들을 존경하는 만큼 나는 그래 오지 못했고 가까운 미래에도 그렇지 못할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렇기에 옷가짐은 내게 자기표현의 방법이 아니었고 미래에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매일 아침 샤워를 하기 전 나는 망설인다. 그 날의 날씨를 확인한 후 그날을 위한 옷을 꺼내놓는다. 사실 날씨는 그다지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멜버른의 날씨는 어차피 변덕스럽기에. 티셔츠를 입을지, 셔츠를 입을지, 혹은 바지를 입을지, 치마를 입을지는 내 기분에 달려있다.

오늘 아침, 내 옷장을 밀어 열었을 때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내가 가지고 있는 옷가지의 수, 그리고 이들을 통해 만들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사실 매일 아침 생각해내기에는 너무나 큰 수였다. 그런데도 또 다른 옷을 사고 싶어 했던 사실을 떠올리며 뉘우쳤다. 그 옷을 사는 대신 내가 갖고 있는 옷 몇 가지를 처분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 사실 그 재킷을 몇 년간 눈독 들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나의 욕망을 나만의 방법으로 다시 한 번 털어내었다.

하지만 왜 나는 이런 걸로 힘들어하고 있는 거지? 매일같이 선택의 기로에 놓일 필요 없이 ‘교복’을 선택하지 않는 거지?

거의 매일같이 나는 스스로에게 여전히 이 질문들을 하곤 한다.

디드로는 ‘나의 오래된 가운에 대한 후회, 혹은 본인의 재산보다 비싼 취향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경고’ (영어)에서 새로 산 주홍빛 가운이 본인을 노예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기존의 오래되고 낡은, 그리고 검소한 가운을 입었을 때에는 본인이 그 가운의 주인이었던 것에 반해서 말이다. 나는 그동안 옷을 통해 스스로를 표현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아니었다. 오히려 나는 나의 기분과 감정만을 표현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것들이 과연 내가 투자하는 시간과 돈만큼의 가치가 있는 걸까? 디드로가 이미 답을 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울지도, 한숨을 쉬지도 않는다. 하지만 매번 나는 말한다: 흔한 옷감을 주홍빛으로 물들인 후 가격을 매기기 시작한 그 사람을 나는 저주한다. 내가 외경하는 이 값비싼 옷을 저주한다. 나의 오래되고 검소하며 편한 흔한 옷가지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

그렇다. 흔한 옷감을 주홍빛으로 물들이고, 보다 넓은 폭으로 만들고, 짧게 만든 그 사람을 나도 저주한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학생이자 창작자, 사진가 그리고 작가입니다. 현재 호주의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사진을 올리지는 않지만 과거에 제가 찍은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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