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롭박스의 성공방정식

드롭박스는 코딱지(2GB)밖에 안줍니다.


사람들은 종종 숫자에 속곤 합니다. 특히 IT업계는 숫자로 계량화하기 좋기에 더 잘 속곤 하지요. 예를 들어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스펙은 형편 없었습니다. 한국에 처음 출시되었던 모델인 아이폰3G는 당시 삼성이 만들었던 옴니아2에 비해 매우 떨어지는 스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전면카메라도 없고, RAM도 반밖에 안되고, 무게도 더 무겁고 등등.

하지만 승자는 아이폰이였습니다.

숫자로 표시할 수 있는 것 외에 다른 것이 있었던 것이죠. 아이폰이 사용하기 월등히 좋았습니다. 앱도 많았고, 터치도 더 빠릿빠릿했고, 멋있었죠.

드롭박스도 비슷합니다.

국내 서비스들만 봐도 N드라이브(30GB), 다음 클라우드(50GB)이고, 중국의 바이두(2TB), 텐센트(10TB)를 제공하며 대륙의 풍모가 품기도 합니다.


드롭박스는?

딸랑 2GB입니다.

드롭박스는 고작 2GB가 기본 제공 용량이라능…

그럼 얘가 어떻게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가장 잘 알려진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가 될 수 있었을까요?

Dropbox is perhaps the best-known cloud storage app.
드롭박스는 가장 잘 알려진 클라우드 스토리지 앱(서비스)일 것입니다.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API)

IT관련 기사들을 보면 API라는 용어를 종종 접하게 됩니다. 최대한 쉽게 설명해보자면, 플랫폼 제공자(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애플 등등)가 다른 개발자들이 자사의 플랫폼을 활용해 다른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다시 말하면, 페이스북을 꼭 www.facebook.com이나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기본 앱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이걸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API입니다. 나아가 페이스북 계정으로 다른 웹사이트에 로그인을 한다든지, 페이스북 게임(제가 좋아하는 캔디크러시 사가같은…)을 하는 것도 다 API덕분입니다.

극악의 중독성을 자랑하는 캔디크러쉬 사가

드롭박스는 이걸 잘하고 있습니다. 드롭박스의 개발자용 사이트에 가보면 방대한 양의 문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개발자가 드롭박스를 이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것이죠.

드롭박스는 저장 서비스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PC하드에 있는 mp3를 기기에 상관없이 듣고 싶다면? 그래서 이런 서비스를 드롭박스와는 전혀 상관없는 개발자가 만들었습니다. 저장은 드롭박스에, 재생은 우리가.

아무데서나 저장을 하고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을 할 수 있게 되는거죠. 게임 세이브파일도 저장할 수 있을테구요.

하지만 이렇게 되면, 결국 드롭박스는 저장공간일 뿐, 돈은 다른 서비스들이 벌어가지 않을까? 하는 쫌생이같은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결국 더 많은 사람들이 드롭박스를 사용하고, 더 많은 개발자들이 드롭박스의 API를 이용해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면 드롭박스는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이 되겠죠.

아직 다른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업체가 이리도 깔끔히 개발자들을 챙기는 경우는 못본 것 같습니다. (물론 구글은 예외…)

최근에는 개발자 컨퍼런스까지 열기도 했답니다.

이 외에도 할 이야기는 많지만 길어져봤자 아무도 안 읽을테니(짧아도 아무도 안 읽고 있지만…) 이 글을 많이 읽으면 다른 성공 요인들도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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