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미움받을 용기

얼마전에 “2015년 올해의 언론사 추천 도서”라는 글을 본적이 있는데 많은 추천 서적들 중에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나는 자기계발서를 그닥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던 것 같다. 이런 말도 있고 말이지.

성공한 사람의 인생은
성공한 후에 포장되어
평범한 사람을 망친다
- 하상욱 -

하지만 어느날 밤 왠지 모르게 잠도 안오고 트위터를 눈팅하는 것도 지겨워질 무렵 이 책을 구글 플레이에서 다시 만났다. (대인배 구글 답게 미리보기도 무려 5~60페이지 가량을 제공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플레이북을 자주 이용한다.)


책의 시작은 한 철학자가 주장하는 “세계는 아주 단순하며, 인간은 오늘이라도 당장 행복해질 수 있다” 라는 명제에 대해 한 청년이 찾아가 반박하는 내용으로 말문을 연다.

이 청년은 과거의 상처(트라우마)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트라우마가 있었기에 현재 내가 이렇게 되었다.”라는 프로이트의 “원인론”을 예로 들지만, 철학자는 심리학자 아들러가 주장한 “목적론”을 인용해 트라우마라는 존재를 강하게 부정한다.

내가 흥미를 느낀 부분은 철학자의 논리 기저에는 그리스 철학과 아들러 심리학이 공존하고 있고, 이를 통해 논리를 전개해 나가는 과정이었다. 마치 내가 알고 있던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이 무너져가는 느낌이 들었다.

한 줄 한 줄 읽을 때 마다 나는 청년의 입장에서 철학자의 논리에 반박을 하였고, 이에 대한 철학자의 설득에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물론 몇몇개 매끄럽지 않은 주장들이 있었다.)

책의 핵심 내용을 모두 공개할 수 없으니 몇 개 메모한 것을 인용한다.

1. 단적으로 말해 “자유란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 것” 일세.
2. 자네는 중요한 문제를 잊고 있어. 공헌감을 얻기 위한 수단이 “남들로부터 인정 받는 것”이라면 결국 남이 의도한 대로 인생을 살 수밖에 없어. 인정욕구를 통해 얻은 공헌감에는 자유가 없지. 우리는 자유를 선택하면서 더불어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라네.
3. “지금, 여기”에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면 과거도 미래도 보이지 않게 되네.
- 미움받을 용기 中 -

이 책은 끊임없이 기존 사회에 퍼져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는 상식을 공격한다.(열등 컴플렉스, 자기 중심적인 성격, 주변에 대한 눈치, 인정 욕구 등) 그리고 이를 현대 사회에 적용한 반박 논리에도 당황하지 않는다. 직장 상사와 수평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가에 대한 청년의 부르짖음에 너무나도 간단하게 답변하는 철학자를 보면 그저 말문이 막힌다. (동시에 답답했던 속이 뻥 뚫린다.)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이전에 들은 설법회가 생각났다. 불교에서 말하는 모든 문제는 나 자신에게 있고 이를 해결하는 것도 나 자신이다 라는 내용과 어느정도 일맥상통 하는 바가 있고 삶에 대한 용기와 현실의 찰나에 집중해서 살아야 한다는 점이 비슷하다고 느꼈다.(재밌는건 이 내용을 쓰면서 구글링을 해보니 이미 현대 불교에서는 아들러 심리학과 연계된 연구를 하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고 고독하게 생활 하라는 내용은 아니다. 본인이 현재 속한 공동체에서(가족, 연인, 친구, 직장, 국가 등) 모든 사람들과 수평적인 관계가 될 수 있도록 시도하고 더 나아가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공동체에 공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여기서 중요한 점은 누군가가 나의 공헌을 알든 모르든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새벽 내내 책을 읽고 마침내 책을 덮은 순간 오히려 머릿속은 복잡해져 갔다. 이 책은 정답을 제시해주지 않고 방향만을 제시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내용 중에 청년이 고민과 반박을 위해 찾아오는 주기가 최소 1주일에서 몇 개월까지 상당히 길었다. 그 청년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본인이 생각했던 상식이 무너졌을 것이라 생각해보면 지금에서야 청년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

마치며, 이 책에 담긴 내용은 하루 아침에 깨닫고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종류는 아니다. 제시한 방향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과 사색 끝에야 다다를 수 있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 이제 조금 씩 실천해보며 나 자신을 바꿔봐야겠다.


책을 읽고 아들러 심리학에 대한 궁금함이 늘어서 검색을 해보니 같은 작가가 쓴 “나답게 살 용기”라는 책이 보인다. 이 책도 조만간 읽어봐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