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암호화폐 토론 : 팩트체크

길병찬
14 min readJan 1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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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JTBC 토론 : "암호화폐, 신기루인가 신세계인가?" 를 보았다.

내가 아는 내의 기술적 내용에서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신기루 쪽(유시민, 한호현) 주장에 팩트가 아닌 내용들이 눈에 띄었다.

신세계 쪽(정재승, 김진화)은 개인이 제안한 주관적 내용(거래소 규제안, 미래 예측 등) 이외의 내용은 모두 팩트였다.

그런데, 우연히 포털에서 어제 토론 기사를 봤고, 다수 댓글이 신기루 쪽에 우호적인 것을 보았다.

예상과 다른 반응에 놀랐고, 순전히 기술적인 관점에서만 팩트체크를 해보았다. (그런데 팩쳌할 것이 많아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다.)

아래는 신기루 측 주장과 내가 아는 내에서의 사실 검증이다.

주장 1 :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분리 가능하다.

사실 : 블록체인은 크게 프라이빗 형과, 컨소시움 형, 퍼블릭 형으로 구분된다. 이 중 프라이빗 형과 컨소시움 형은 노드 참여가 제한되고 미리 검증되는 폐쇄형이고, 퍼블릭 형은 불특정 다수가 노드로 참여 가능하다. 폐쇄형 블록체인 유지에는 암호화폐가 필요 없다. 그러나 퍼블릭 형 블록체인의 유지를 위해서는 암호화폐가 필요하다. 이는 퍼블릭 형 블록체인 위에서 이루어지는 트랜잭션과 이해관계가 없는 불특정 다수가 노드로 참여해 시스템을 지탱하기 때문에 그들이 시스템을 계속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는 수수료를 보상으로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수수료’ 역시 탈 중앙화되고 투명한 방법으로 자동화되어 지급되어야 하는데, 당연히 암호화폐가 이에 사실상 유일하게 적합한 존재이다. 이에 대해 범용성 측면과 관련해 조금 더 깊은 분석이 필요한데, 이는 뒤에서 언급한다.

주장 2 : 비트코인은 이중지불(Double Spending)이 가능하다.

사실 : 사실이 아니다. Double Spending 은 예를 들어 1 비트코인이 있는 사람이 어떤 특수한 방법을 써서 2 비트코인을 지급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Double Spending’이라는 용어는 학문적으로 명확히 정의가 내려져 있는 용어이다. 카페에서 비트코인으로 커피 결제 후 블록 생성 시간이 10분이나 된다는 점을 이용해 블록 생성 전에 도망(?)가고 또 다른 트랜잭션을 생성하면 이중지불이 가능하다는 주장은, 학문적으로 ‘이중지불’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현실에서 속임수를 이용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이 경우, 원론적으로는 카페 주인이 트랜잭션 완료시까지 손님을 잡아둠으로서 방지 가능하다. 그리고 블록생성 시간이 짧은(수초) 다른 암호화폐의 경우에는 이 속임수(?)가 통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간접적으로 관련해 파이널리티 불확실성(Finality Uncertainty) 때문에 암호화폐가 화폐가 되기 어렵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뒤에서 다룬다. 결과적으로, 같은 금액의 이중지불 트랜잭션은 결국 한쪽이 취소되거나 모두 취소되어 무결성이 보장된다.

주장 3 : 비트코인의 블록 생성 시간은 10분이나 되기 때문에, 화폐로 쓸 수 없다.

사실 : “비트코인의 경우” 블록 생성 시간이 10분이므로 하나의 트랜잭션(거래)을 완료하기 위해서 수분 또는 10분 이상 (수수료 대기순서 밀림 또는 파이널리티 불확실성 때문) 기다려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암호화폐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라이트코인은 2분, 이더리움은 12초, 리플은 2초가 걸리기 때문에, 단순히 안정적으로 가치를 저장하는 것(예 :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실시간 적인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것이 요구되는 일상 거래에서도 쓰일 가능성이 있다.

주장 4 : 비트코인은 수수료가 오히려 은행의 송금 수수료보다 비싸기 때문에 화폐로 쓸 수 없다.

사실 : 현재 송금 수수료가 비싼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현재 수수료가 비싼 것은 많은 사람이 트랜잭션을 만드는 데에 반해, 비트코인은 10분에 하나의 블록만 처리할 수 있고, 그 하나의 블록 크기도 1MB 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블록 크기를 2MB 로 늘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고, 그 외로, 전체 네트워크 자체가 동일한 트랜잭션 리스트를 처리하지 않고, 병렬적으로 다른 트랜잭션을 인정하게 하는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개발 및 실험 중에 있다. 만약 성공한다면, 훨씬 많은 트랜잭션을 동시에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어 그간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꾸준히 제기되온 Scalability 이슈가 해결될 수 있다. 그러면 자연스레 수수료는 매우 낮아진다는 예측이다. 이는 비트코인 뿐 아니라 다른 퍼블릭 블록체인들에도 해당되는 데, 예를 들어 이더리움은 현재 Scalability 이슈 해결을 위해 샤딩, 레이어 1 방식을 개발 및 실험 중이다.

주장 5 : 비트코인은 파이널리티 불확실성 (Finality Uncertainty) 때문에 화폐가 될 수 없다.

사실 : 우선 파이널리티 불확실성 (Finality Uncertainty)은 트랜잭션이 한번에 무조건 처리되는 것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퍼블릭 블록체인은 파이널리티 불확실성을 단점으로 가지고 있다. 파이널리티 불확실성은 글로벌 규모의 P2P 네트워크를 사용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같은 시간대에 서로 다른 지역의 다른 노드가 블록을 동시에 만드는 일이 종종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대응책은, 예를 들면 비트코인의 경우, 일단 두 개의 블록을 계속 두고 지켜보다가, 나중에 어떤 한 블록이 다른 블록보다 더 길게 체인을 연결한 것이 확실해지면 해당 블록을 인정하고 반대편 블록은 취소한다. 때문에, 개인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계속 기다리다가 트랜잭션 자체가 취소되어 트랜잭션을 다시 해야 할 수도 있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듯이 블록 생성시간이 수초 내외로 짧고, Scalability 이슈가 해결된 암호화폐의 경우, 불과 몇 초 만에 파이널리티 불확실성이 끝나고, 트랜잭션 인정 결과를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에, 파이널리티 불확실성을 자동으로 케어하는 클라이언트 측(프론트엔드) 앱을 만들어 번거로움만 줄인다면 화폐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

주장 6 : 거래소 자체가 이미 신뢰 기반의 중앙화 된 제 3자 중개자 역할을 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탈 중앙화를 기치로 내건 암호화폐는 이미 근본적으로 실패했다.

사실 : 현금이 자유롭게 디지털 화 + 탈 중앙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현금과 암호화폐의 교환은 개인간 거래를 빼면, 거래소를 중심으로 중앙화되어 있다. 그러나, 일단 암호화폐를 얻으면, 스마트 컨트랙을 지원해 플랫폼 역할을 하는 퍼블릭 블록체인 위에서 여러 분산 어플리케이션인 dapp들을 탈중앙화되고 자동화된 서비스로 누릴 수 있다. 블록체인을 탈 중앙화된 플랫폼으로 바라봤을 때, 현금과의 단순 교환 말고도, 혁신적인 서비스들을 탈 중앙화되고 투명한 방식으로 누릴 수 있는 것, 이것이 핵심가치이다.

또한 현재는 거래소의 중앙화가 이슈지만, 미래도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 중앙 은행이 현금과 1대1 지급을 보증하는 소위 ‘지급 보증 코인’이 발행되면, 중앙화 된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지급 보증 코인’과 다른 암호화폐를 서로 모르는 개인끼리 안전하게 P2P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드디어 암호화폐와 실물경제를 있는 인터페이스마저도 탈 중앙화되어 블록체인이 만들 새로운 경제 생태계 (기존의 화폐로는 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서비스들이 이루어지는 블록체인 생태계)가 가장 효과적으로 운용될 수 있게 된다.

주장 7 : 암호화폐 없이 범용성을 가진 블록체인을 운영할 수 있다.

사실 : 사실이 아니다. 일단 앞서 말했듯이 암호화폐 없이 블록체인을 운영하려면 프라이빗 또는 컨소시움 형 블록체인만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 폐쇄형 블록체인서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합의 알고리즘(PBFT 또는 Sieve 가 대표적)들은, 기본적으로 참여 노드들이 서로에게 정보를 브로드 캐스팅하고, 다시 검증 결과를 브로드캐스팅하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노드의 수가 수 백을 넘을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네트워크가 심각하게 느려진다.). 그렇다고 해서 해당 합의 알고리즘을 쓰지 않으면 사실상 PoW또는 PoS가 쓰일 확률이 높고, 그러면서 폐쇄형을 고집한다면 이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폐쇄형의 단점만 계승하고 장점은 버리겠다는 논센스를 의미한다.

블록체인의 첫번째 기치는 탈 중앙화이고, 불특정 다수가 어떤 용도로던지 쓸 수 있는 ‘범용성’을 위해서는 투명성을 충족하기 위해 누구든 원한다면 블록의 생성, 인증, 저장에 관여하는 노드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이용자(트랜잭션을 요청하는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자신과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소수 노드를 전적으로 신뢰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약간 더 분산된 전통적인 서버 클라이언트 모델과 사실상 다를 바가 없다. 그럴 경우 이용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확실한 신뢰기관에 의한 서버 클라이언트 모델보다 더 믿지 못할 시스템이 된다. 따라서 불특정 다수가 노드로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인 퍼블릭 블록체인이 (물론 퍼블릭 중에서도 스마트 컨트랙을 지원하는 블록채인에 해당) 범용 플랫폼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 그리고 퍼블릭 블록체인의 존재는 곧 암호화폐의 인정을 의미하기 때문에, 범용적인 플랫폼 성격을 띄는 블록체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암호화폐가 필요하다.

주장 8 : 비트코인인 독점과 채굴업체들의 중앙화 문제를 심각하게 겪고 있기 때문에, 이미 실패했다.

사실 : 비트코인의 경우 독점과 채굴업체들의 중앙화 문제가 꽤나 심각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암호화폐의 경우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근본적인 설계의 차이에서도 찾을 수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 ASIC에 효율적인 해쉬알고리즘을 사용한다. ASIC 은 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 의 약자로, 어플리케이션 특화 집적회로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오직 비트코인의 채굴에만 특화된 회로 (하드웨어)를 만들어서 채굴하면, 일반 GPU 대비 가성비가 월등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일반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는 CPU나 GPU는 해쉬 파워와 전기세 대비 가성비 수준에서 전문업체에 상대가 안되게 되고, 전문업체는 많은 ASIC을 병렬연결하여 소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즉, 예를 들어 장비에 100만원 투자한 쪽과 1억원 투자한 쪽의 수익이 100배 차이가 아니라 1500배 차이가 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해서 채굴이 중앙화 되는 것은 개발자의 의도가 아니었다. 그래서 다른 암호화폐들은 ASIC의 효율이 없는 해쉬 알고리즘을 쓰고 있다. 이 경우, 일반인이던 전문 채굴 업체던 같은 효율을 가진다. 일반인들은 게임이 끝나면 GPU를 사용해 전기료보다 높은 수익으로 채굴하는 등이 가능하고, 전문 채굴 업체는 일반인과 같은 채굴 효율을 가지면서도 오히려 누진세(물론 산업용 전기는 가정용보다 싸지만..)가 붙기 때문에, 자연스레 해쉬파워는 분산되게 된다. 특히 전세계에 널리 퍼진 GPU 들을 자연스레 채굴에 끌어들일 수 있고, 네트워크는 더욱 분산되어 탈 중앙화의 가치를 지키게 된다. 물론 지금의 예와 같이 PoW 를 사용하지 않고 PoS 를 사용해서 독점 및 전기료+연산량 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이더리움은 PoW에서 PoS로 전환 예정이다.). PoS는 지분 증명으로 암호화폐를 많이 홀딩하고 있을수록 많은 수익을 얻게 되는 것인데, 기본적으로 많은 암호화폐를 보유한 자는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네트워크를 배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전제한다. 이건 굉장히 기초적으로 표현한 것이고, 실제로는 독점, 과점, 일부 비이성 등 여러가지 시나리오에서도 PoS는 안정적인 균형에 수렴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게임’ 참가자가 이익을 추구하는 합리적 주체임을 전제하는 게임이론으로 증명되어 있다.

여기까지가 팩트체크이고, 아래는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토론이 매우 아쉽다.

첫째는, 오로지 비트코인만 논의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 이외에, 생태계로서의 플랫폼이나, 비트코인을 개선한 알트코인들이 많이 있다. 비트코인의 블록생성시간이 10분이나 된다는 점, 결제 불완전성, 과점, 채굴의 중앙화 및 채굴업체 의존성, 스케일링 등을 비판했다. 그러나 모두 알트코인들이 해결했고, 스케일링은 향후 해결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부분이다. 정재승 교수가 처음 생태계와 퍼블릭 블록체인을 언급하면서 미래지향적인 논의를 하려고 하였지만, 유시민 작가는 줄곧 비트코인 얘기로 논의를 한정했다. 일부러 명시적으로 "다른 코인 말고 비트코인 얘기합시다"라고 말하면서까지. 순진하게 몰라서 그랬다고 보지 않는다. 비트코인이 깔 게 많기 때문에 다른 논의를 배제하고 비트코인을 고집한 것 이라고 보였다.

둘째는, 퍼블릭 블록체인 관련 논의에 폐쇄형 블록체인을 끼어들인 것이다. 일단, 신기루측은 암호화폐는 거부하되, 블록체인은 인정하자는 입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블록 체인 기술 자체는 논란의 여지가 없이 앞으로 키워야 할 기술이기 때문에, 그건 누구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신기루 측에서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분리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플랫폼, 생태계의 기반 역할을 할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암호화폐를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팩트이다. 물론 폐쇄형 블록체인에서도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오겠으나, 이와 별개로 퍼블릭 형을 죽이겠다는 것은 혁신 플랫폼 사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때문에, 정재승 교수와 김진화 대표가 퍼블릭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분리할 수 없다고 주장하자, 신기루 측은 교묘하게도 그 응답으로 컨소시움 또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꺼내서 회피했다. 이런 회피가 연달아 3번은 있었던 것 같고, 다분히 의도적이라 생각하며, 정재승 교수 표정이 많이 안 좋아진 기점도 이때였다. 즉, 몰라서 연달아 동문 서답을 한 것이 아니고, 반복해서 말해줘도, 알면서 의도적으로 토론에서 이기기 위해 전혀 다른 소리를 연달아 하니까 당하는 이의 심정이 어떨지 이해가 갔다. "문과", "문송하다”는 표현을 수차례 거듭한 것은 이렇게 동문서답하는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셋째는, double spending의 의미를 알면서도 일부러 시청자들을 호도한 것이다. 교수가 그 용어의 의미를 몰랐을 리 없고, 다만 일반 시청자들에게 위험성을 과장하려고 알면서도 용어를 잘못된 의미로 의도하여 쓴 것 아닌가?

즉,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건설적인 토론이었어야 하는데, 처음부터

“Only Bitcoin 공격 전략”,

“퍼블릭 블록체인 호도 전략”

같이 준비된 전략(?)을 가지고 나와서 진정성 대신 순전히 이기기 위한 토론을 했다고 밖에 여길 수 없었다.

손석희 사장이 토론 첫머리에 “단순히 공방하는 토론이 아니라 정말 우리의 지평을 넓혀주는 토론” 이었으면 한다고 두번이나 강조했는데.

시간이 증명해주겠지.

앞으로 이더리움, 네오, 큐텀 같이 스마트 컨트랙을 지원하는 퍼블릭형 블록체인들이 플랫폼 역할을 해서 그 위에서 여러 dapp 서비스들이 런칭되고, dapp 용 토큰이 같이 발행되고, 플랫폼 역할의 암호화폐와 유기적인 작용을 하는 환경이 구축되면 현재 통화체제로 하기 어려운 일들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메인넷이 다른 블록체인끼리 묶어주는 서비스도 등장할 것이다(사실 이미 등장).

트랜잭션의 커밋을 위해 이더리움을 사용하고, 동시에 데이터 읽기, 쓰기를 위해 Filecoin 을 사용하고, 큰 연산을 위해 Golem 을 사용하며, 이 모든 작업이 이뤄지는 분산 어플리케이션에서는 해당 앱의 특수 목적을 위한 네이티브 토큰을 사용하는 것, 어떤가?

발전된 decentralized exchange protocol 로 거래소 없이 필요에 따라 realtime 에 ‘프로그래밍 된’ 방식으로 토큰의 매매가 이뤄질 것이다. Tokenization 의 대상은 실물자산, 에너지, 권리와 같은 것들마저도 포함한다. 그리고 토큰의 사용으로 실제 비즈니스가 일어날 것이다. 심지어는 오프라인에 크게 기반을 둔 비즈니스도 포함된다. 결국, 비즈니스를 조합하고 호출해 프로그래밍하는 ‘비즈니스 API’ 가 손에 쥐어지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에어비앤비나 우버는 클라이언트 측 앱 개발+스마트 컨트랙 하나로 대체가능하게 될 것이다.

Scalability issue 가 해결되고, 여기에 중앙은행이 지급 보증하는 코인까지 발행된다면,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현실 경제와 완전히 탈 중앙화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생태계가 생길 수 있다. 이 모든 논리는 기술의 뒷받침과 게임이론을 통한 동기부여로 가능하다. 그날, 자유가 오리라.

P.S.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향후 가치있는 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토큰이나 코인에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가치투자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향후 어떤 것이 플랫폼이 될 것인지 확신이 든다면 당연히 가치있는 투자이다. 현재 암호화폐를 모두 투기라고 매도하는 것이 부당한 이유다.

또, 이런 혁신적인 서비스들을 개발하는 쪽은 처음부터 자금이 많지 않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모두 적은 자금으로 시작했지만 비즈니스 모델과 투자가 만나 성과를 낸 것처럼, 블록체인에서는 ICO를 통해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 재단들이 서비스를 구현할 투자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서비스의 안정적인 시작과 탈 중앙화를 위해서는 코인이나 토큰이 널리 분산되는 것이 중요하므로, ICO는 IPO가 제공하지 못하는 분배 효과를 제공할 뿐 아니라, 서비스 런칭 전에 사용자들을 널리 확보하고, 스타트업이 더 투자받기 용이한 방법이다. 정부는 ICO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관찰하면서 스캠 여부를 걸러내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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