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가디언(Project Guardian)이란?

everytreeisblue
6 min readNov 2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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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 JP 모건이 첫 Defi 거래를 진행했다. ‘갑자기 웬 JP 모건+Defi?’ 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사실 이번 소식은 오랫동안 진행된 Project Guardian이라는 큰 그림의 일부분일 뿐이다. 오늘은 Project Guardian과 이번 이벤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싱가폴에는 싱가폴 통화청인 MAS(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가 중앙은행 겸 금융규제당국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근데 올해 5월에 싱가폴에서 열린 Asia Tech x Singapore Summit에서 MAS가 아주 오모시로이한 프로젝트를 개시한다고 발표한다. 이름하여 Project Guardian

프로젝트 가디언은 MAS와 다양한 금융 기업들이 콜라보하여, 기존 금융시장 내 도매금융 wholesale finance(법인끼리의 금융거래==거래금액 겁나 큰 금융거래)에 자산 토큰화와 Defi를 어떻게 써먹어볼 수 있을까를 알아보는 프로젝트이다.

이를 위해 MAS는 JP 모건, DBS 뱅크, Marketnode등과 협력하기로 발표한다. JP 모건은 세계 최대 투자은행으로 이미 2020년부터 오닉스(Onyx)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만들어 이미 $300B 이상의 거래를 오닉스 상에서 진행했다. DBS뱅크는 싱가폴 최대 규모 은행으로 21년도에 채권을 STO로 발행하고 기관용 거래소를 만든 바 있다. MarketNode는 SGX 그룹과 Temasek의 합작 투자 법인으로, 금융 자산의 디지털화 플랫폼을 개발하는 곳이다.

어찌됐든 블록체인에 진심인 대형 메이저 금융 기관과 기업들이 모여서, 채권과 외화 등 이미 기존 금융시장에서 기관들이 통상적으로 많이 거래하는 금융자산들을 토큰화하여 블록체인 상에서 거래될 수 있게 만들어보자고 도원결의를 한 것이다.

그렇게 결성된 프로젝트 가디언은 오랜 기간 준비를 진행해왔다. 그리고 드디어 이번에 첫 번째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JP 모건-DBS 뱅크-도쿄의 금융지주사 SBI 홀딩스-비즈니스 리더쉽 플랫폼인 Oliver Wyman Forum가 모여 이것저것 Defi 상에서 실제로 거래해보며 실험을 한 것이다.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의 목표는 싱가폴 국채(Singapore Government Securities Bonds), 일본 국채(Japanese Government Bonds), 엔화와 싱가폴 달러를 토큰화하여 Defi 상에서 실제 거래를 성공적으로 해보는 것이었다.

거래는 Aave Protocol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포크해 @0xPolygon 위에 배포한 컨트랙트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번 프로그램을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에 테스트해보고 싶었으며, 신원 확인 및 각종 검증 등 세세한 절차에 드는 가스비를 아끼기 위해 폴리곤을 선택했다고 한다. (11만 엔 가량을 거래했는데 수수료는 $0.02밖에 들지 않았다)

어찌됐든 싱가폴 달러와 엔화 거래, 그리고 싱가폴과 일본 국채를 사고 파는 과정을 모두 시뮬레이션해봤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거래가 은행이 예금을 토큰화하여 거래한 최초의 사례라고 한다. Tradfi와 Defi의 융합에 있어 의미를 갖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이벤트는 프로젝트 가디언의 한 발일뿐이고, 아직 프로젝트 가디언은 여러 발의 총알을 장전하고 있다. Standard Chartered Bank도 자산 토큰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고, HSBC와 UOB가 현재 Marketnode와 합작하여 WM(Wealth Management)상품을 토큰화하려고 작업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MAS는 세계 어느 금융 기업들이던 먼저 파일럿 프로그램을 제안해오면 같이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만큼, 더 다양한 기업들과 콜라보가 향후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다.

MAS 측은 이번 프로젝트 가디언을 진행하면서 직접 경험하고 깨달은 점들을 토대로 향후 자산 토큰화, 더 멀리 나아가선 스테이블코인 및 CBDC에 대한 규제, 기술 표준, 리스크 관리 방침 등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한 국가의 중앙은행이 각잡고 다양한 글로벌 금융 기업들과 진행해보는 실험인 만큼, 프로젝트 가디언을 토대로 만들어지는 싱가폴의 규제 방침을 다른 국가들도 많이 참고할 것이라는 게 개인적인 예상이다. 또한 프로젝트 가디언에서 탄생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업계 표준이 될 수도 있다.

그만큼 프로젝트 가디언의 향후 행방을 지켜볼 가치가 있다. 일각에선 JP 모건이 퍼블릭 블록체인 상에서 Defi 거래를 한 것이 자사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일이라는 해석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Defi는 Tradfi를 보완할 수 있는 존재이지, 필히 대체하는 기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금융 기관의 핵심 역할은 ‘신뢰의 중개’이다. 사람들은 서로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기에 금융기관이 그 중간에서 ‘쟤는 믿지 못해도 나는 믿지? 그럼 나를 거쳐’라고 해주는 것이다. 이는 시장의 효율성을 높여주나, 과도한 수수료 및 결재 시간, 불공평한 접근성 등의 비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블록체인 기술이 Tradfi에 적절히 접목되어, 앞서 언급한 비용적 측면들을 보다 빠르고 보다 편하고 보다 저렴하고 보다 많은 이들이 접근할 수 있게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 금융권은 블록체인 기술을 자신을 대체할 경쟁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비즈니스를 강화할 수 있는 협력자로 보는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위험을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자가 승리할 것이다. Tradfi와 Defi의 동행이 어떻게 흘러갈지, 프로젝트 가디언의 미래를 응원하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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