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nyoung Kim시장판내 팔뚝을 누구도 사려하지 않는다 평생을 돌렸는데 사는 이가 없자 나는 선명해진다 이 팔뚝을 자르면 나는 뭐가 남나? 눈초리를 세우고, 오늘따라 시장판이 나빠보인다 원래 나빴던가 나쁜건가 이쪽도 저쪽도 내쪽도 그래도 시장 바닥에 서있다Mar 16, 2018Mar 16, 2018
Jinyoung Kim전철 안에서던져진 몸뚱어리에 끼어버린 눈코입은 얼마나 악착같은가 지나온 세월 그대로 잘라낸 한 컷 부르르 쑤셔 넣더니 기어코 편안해진다 봐라, 그를 그들을Feb 2, 2018Feb 2, 2018
Jinyoung Kim말할 수 없음에 대하여그냥이라고 말했다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라는 꾸중이 돌아왔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니 그냥이란 말은 무책임해 보였다Jan 17, 2018Jan 17, 2018
Jinyoung Kim철(鐵)올가미가 감은 눈에 스친다 웅덩이에 가득 찰 빗물은 삼켜졌다 아버지다 빳빳한 가지들이 아직 피부 밖까지 걸려있는 걸 보니 바람에 눕지도 못하는 그게 반이라도 내게 걸려있을 건데 떨어졌나 둘러보다 눈 감고 누워 하늘이 보이다 벽이 또 쳐지고 꼬리…Jan 13, 2018Jan 13, 2018
Jinyoung Kim메모와 독서의 주객전도독서의 가장 큰 기쁨은 개인적인 만족이다. 그리고 재미는 이 행위를 지속시킨다. 독서 메모는 이를 해치면 안된다. 언제까지나 메모는 책을 읽는데 보조 수단이 되어야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선 안된다. 물론 발췌와 정리, 시험 준비 같은 특별한 목적이…Dec 11, 2017Dec 11, 2017
Jinyoung Kim나있던 상처삶이 아프기 시작했다. 일을 하려면 우선 내 자신을 반쯤 게워내야 한다. 생각을 정지시켜야 한다. 휴머노이드와 다를 바 없도록. 자유롭지 못하다는, 못한다는 고통은 응시할수록 깊게 아린다. 못 박힌 상처가 눈에 들은 셈이다. 나에게 묻고 묻는다…Oct 16, 2017Oct 16, 2017
Jinyoung Kim혼자가 아님에도아무리 세계를 맞닥뜨린 이야기와 그로부터 터져나온 혼란을 너에게 털어놓아도 마음이 석연치않다. 그것은 언어가 그러하듯이 내 바다를 표주박으로 고작 한 움큼 퍼다 보여줄 뿐이다. 너는 이따금씩 위로한다.Oct 8, 2017Oct 8,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