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루증

Joannasimon
8 min readDec 3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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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옆눈으로 보고 계속한다.
「시노논도, 그다지 침울해하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네?」
「에……그야 뭐……내 경우는 봐, 녀석을 쓰러뜨리는 건 나뿐이라고 믿고 있으니까……」
웅얼웅얼, 어미를 삼키는 시논과 미묘한 시선을 한순간 교환하고 나서, 아스나는 화제를 되돌렸다.
「어쨌든……구급차 하나만을 봐도, 적의 힘은 상당히 크다는 거야」
「차라리, 경찰한테 가는 건 어때? 경관과 함께라면 병원도, 원격영상의 체크 정도는 허락해주는 거 아냐?」
시논의 제안은 당연했지만, 아스나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방위의대병원의 서버에는 키리토가 도착한 시간도 뇌신경외과에 수용된 시간도 완벽히 기록되어 있는걸. 데이터상으론, 키리토는 그 병원에 확실히 존재하고 있어. 납치당했다는 근거가 《도착시의 영상이 없다》라는 것만으로 경관은 움직여주지 않아……. 게다가, 그 영상을 체크한 수단이……」
「유이의 해킹이지」
쓰라린 미소와 함께 그리 중얼거린 시논이 뭔가를 생각해낸 듯 계속했다.
「아……그래도 그거라면, 병원외의 방범 카메라가 아니라, 내부의 카메라 회선에는 못 침입해? 키리토가 입원한 걸로 되어있는 병원의 영상을 확인할 수 있으면……」
「그렇지만, 병원 내부의 세큐리티 시스템은 바깥과는 다른 계통으로 되어있고, 이게 굉장히 강력한 방벽으로 지켜지고 있어서, 유이도 돌파하지 못했어요」
리파가 풀죽은 얼굴로 고개를 젓는다.
그녀는 어제 하루종일, 멀리 떨어진 세타가야 통합병원과 방위대학병원에서 이것저것 조사한 것이다. 휴대단말에 접속한 AI 유이의 도움이 있었다고는 하나, 이동만으로도 상당한 고생이었겠지.
아스나도 물론 동행하고 싶었지만, 키리토의 상태가 표면상으로는 진정된 지금, 이틀 연속으로 학교를 빠지는 것은 허가되지 않았다. 적어도 조력으로써 단말에 충전해둔 전자화폐를 택시용으로 전액 리파에게 맡기기는 했지만, 수업중에 전혀 집중하지 못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학교에는, 카즈토의 결석은 급병이라고만 전해져 있기에, 클래스메이트들은 당연하고, 친구인 리즈벳/시노자키 리카와 시리카/아야노 케이코도 습격사건에 대해서는 아직 모른다. 카즈토의 용태를 걱정하는 둘에게 진실을 반 정도 전하지 못한 죄악감은 가슴을 찢어놓기만 했다.
그러나, 어제 아침에 리파와 이야기하고 결심했다. 상태가·즉 카즈토가 방위의대병원에 있는지 없는지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사건에 대해서는 시논을 더한 셋만의 비밀로 해두자, 라고.
시논에게만 연락한 이유는, 습격 직전까지 《다이시·카페》에서 만났던 것과, 그녀가 사총사건의 중요한 관계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고 보니 그녀의 냉정함과 총명함이 굉장히 든든하다. ALO에서도 변함없이 스나이퍼를 천직으로 하는 시논의 옆얼굴을 보며, 아스나는 입을 열었다.
「우리들의 최대의 무기는 키리토에 대해 누구보다도 알고 있다는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한 발짝 돌아가서 생각해보자. 적의 타겟이 키리토라고 하면, 그 동기는 뭘까」
시논의 물음에, 리파가 고개를 젓는다.
「전화도, 메일도, 편지류도 전혀 없어요. 애초에, 영리 유괴치고는 너무 스케일이 커요. 가짜 구급차까지 준비해서, 굳이 병원에서 납치할 정도의 VIP도 아니니까, 오빠는」
「그것도 그렇지만……. 그러면, 그다지 생각하고 싶지는 않지만, 원한은……? 키리토를 원망할 만한 상대, 짚이는 건 있어……?」
이번에는 아스나가 천천히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그야, SAO의 생환자 중에는 키리토에게 감옥에 쳐박혀져 원망하고, 게임을 클리어한 걸 질투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 생각해. 그래도, 이런 일이 가능할 자금력과 조직력이 있는 상대라고 하면……」
아스나의 뇌리에 반짝 하고, 한때 SAO 플레이어를 실험대로 무시무시한 연구를 행했으나, 야망을 저지당해 키리토의 손으로 경찰에게 넘겨진 스고우 노부유키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그 남자는 아직 구치소의 울타리 너머다. 해외도망 준비를 한 것이 걸려 보석신청도 각하되고 있다.
「……아니, 여기까지 할 정도의 인간은 짚이지 않아」
「돈도, 원한도 아니다, 인가……으응……」
잠시 얼굴을 내리깔던 시논은, 손끝으로 고양이 귀를 집으며, 자신없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있지, 정말 근거는 없는 상상이지만……동기가 돈도 원한도 아닌데 납치까지 한다는 건, 이 적은 반드시 키리토가 지금 당장 필요하다는 거 맞지? 더 자세히 말하자면, 키리토라는 인간에게 있는 무언가가. 녀석이 가진 것……게임 용어를 사용하면 《속성》은 뭔지 떠올라?」
「칼솜씨」
아스나는 생각할 것도 없이 즉시 그렇게 답했다. 눈을 깜빡이고 키리토의 모습을 그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항상, 흑의를 걸치고 이도(二刀)로 적을 폭풍처럼 몰아치는 구 SAO 시절의 그이기 때문이다. ALO에서 함께 여행한 리파도 그 이미지는 같은 듯, 즉시 말을 잇는다.
「반사 스피드네요」
「시스템에의 적응력」
「상황판단력」
「서바이벌 능력……아」
리파와 서로 거기까지 열거한 아스나는, 어느 사실을 깨닫고 입을 다물었다. 알겠지, 라는 듯이 시논이 끄덕인다.
「있지. 그건 전부, VRMMO……가상세계 내의 이야기잖아」
정통으로 한 말에 아스나는 저항하듯이 작게 쓴웃음 지었다.
「싫다, 현실의 키리토도 좋은 점은 많이 있어――」
「그야 좋은 점은 있지, 밥을 쏘거나 말야. 그래도, 우리들 이외에서 보면, 현실의 녀석은 이렇게 말하기 뭐하지만 극히 평범한 고교생 남자야. 그러니까, 적이 지금, 이런 무모한 공작을 펼쳐서까지 원한 것은, 키리토의 가상세계 내에서의 탁월한 능력이라는 게 되지 않아?」
「설마……누군가의 VR 게임을 클리어시키기라도 한다는 거에요……. 그래도, 오빠는 지금, 의식불명 상태라고요. 치료도, 검사조차 하지 않았는데, 그런 상태로 납치해도 뭘 할 수 있을 리가……」
다시금 키리토의 몸상태를 걱정하는 표정으로, 리파가 두 손을 쥔다. 시논은, 테이블로 떨어뜨린 스틸 블루의 눈동자를 표적을 조준할 때처럼 날카롭게 좁히고, 천천히 대답했다.
「의식불명……이라고 해도, 그건 바깥에서 봤을 경우지. 만약, 뇌가 아니라 혼 그 자체에 액세스할 수 있는 기계를 사용하면……」
「앗……」
어째서 지금까지 거기에 생각이 미치지 않았을까, 라고 놀라며, 아스나는 날카롭게 숨을 삼켰다.
「있지,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들, 《적》에 해당하는 조직으로 짚이는 게 있지? 혼에 접속한다고 하는, 세계에 딱 하나밖에 없는 기계를 가지고 있고, 그것도 바로 며칠 전까지 키리토를 테스트다이버로 쓴 가동실험을 행했다고 하는 조직」
시논의 말을 받아, 아스나는 끄덕이며 말했다.
「……키리토를 납치한 건 소울·트랜스레이터를 개발한 기업 《라스》……? 확실히……그런 말도 안 되는 기계를 만들 정도의 자금력이 있는 상대라면, 구급차를 한 대 움직일 정도의 공작은 가능할지도……?」
「라스……라니, 오빠가 최근 아르바이트했던 회사인가요?」
리파의 말에, 아스나는 갑자기 기운이 났다.
「리파, 라스에 대해 알고 있어?」
「아, 아뇨, 자세한 건……. 단, 회사가 있는 곳이 도쿄의 록본기, 라고는 들었어요」
「그러고 보니, 나도 그렇게 들었을지도 몰라. 하지만 록본기라고 해도 넓은데……. 그 어딘가에 라스의 연구소가 있고, 키리토가 그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라는 것만으로는 역시 경찰은 움직여주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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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을 깨무는 시논과, 불안한 듯 눈을 내리까는 리파를 향해, 아스나는 망설이며 입을 열었다.
「……있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하고 생각해서 지금까지 말하지 않았지만, 실은 키리토와 이어졌을지도 모르는 가느다란 실이 딱 한 올 있어. 하지만, 도중에 끊겼을 가능성이 상당이 큰데……」
「……무슨 소리야, 아스나?」
「시노논에겐 최근에 설명했지. 키리토의, 이거」
아스나는 오른손 손가락으로, 자신의 가슴 중심을 가리켰다.
「아, 그렇구나……예의 심박 모니터 말이지. 확실히, 네트워크 경유로 아스나의 휴대단말에 리얼타임의 정보를 보내준다고……」
「이미 계속 신호가 두절된 상태지만, 어쩌면 키리토가 가짜 구급차에 옮겨지는 도중의 경로정보를 거슬러 올라가 추척하면, 있는 장소를 특정할 수 있을 지도 몰라, 라고 생각해서, 지금 해석을 부탁하고 있는 참이야」
「……누구에게?」
대답하는 대신, 아스나는 시선을 공중에 보내고, 이름을 불렀다.
「유이, 어때?」
그러자 곧바로, 테이블 표면의 수 센티 상공에 반짝반짝 빛의 낱알이 생겨나고, 응집되어서 작은 사람의 형태를 취했다. 빛은 한순간 그 반짝임을 더하고, 소멸한다.
나타난 것은, 신장 10센티가 되지 않는 소녀형 아바타였다. 스트레이트한 흑발에 하얀 원피스 차림. 등에는 네 쌍의 무지갯빛 날개가 나서 가늘게 떨리고 있다. 소녀――요정은, 감고 있던 긴 속눈썹을 들어올리고, 사랑스러운 눈동자로 우선 아스나를, 이어서 리파와 시논을 봤다. 최우선으로 인사해야 할 상대를 시논이라 판단한 듯, 호버링한 채 둥실 상체를 띄우고 인사한다.
「오랜만이에요, 시논」
은실을 퉁기는 듯한 목소리에 의한 인사에, 시논은 희미하게 미소를 띄우고 인사했다.
「안녕, 좋은 밤이야, 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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