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루Jul 14
복도, 천사들
목메단 말들이 기어이 기어나가
문간에 엎드렸다 잘린 머리통이 온 복도를
굴러다녔다. 그 소리가 새벽을 소란스레 찢어놓았다
메달린 새벽에 우린 숨을 멈추었다
오늘 새벽 우린 숨없이 잠들었다
아침을 기약하지 않기로 하였다
잘린 목에서 피거품이 일었다
천사는 그 위를 걸어 지나가다 넘어지고 말았다
잘린 머리통이 누운 천사의 어깨 위로 올라탔다
천사가 진저리를 치며 일어났다
우린 우려한다
복도는 천사의 머리칼을 흔들 것이다
흔들린 머리칼이 복도의 유리창을 세게 긁을 것이다
우린 잘리다 만 귓볼을 애써 붙이며
목메단 해명을 늘어놓을 것이다
목메단 말들이 기어이 기어나가 문간에 엎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