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 천사들

목메단 말들이 기어이 기어나가

문간에 엎드렸다 잘린 머리통이 온 복도를

굴러다녔다. 그 소리가 새벽을 소란스레 찢어놓았다

메달린 새벽에 우린 숨을 멈추었다

오늘 새벽 우린 숨없이 잠들었다

아침을 기약하지 않기로 하였다

잘린 목에서 피거품이 일었다

천사는 그 위를 걸어 지나가다 넘어지고 말았다

잘린 머리통이 누운 천사의 어깨 위로 올라탔다

천사가 진저리를 치며 일어났다


우린 우려한다

복도는 천사의 머리칼을 흔들 것이다

흔들린 머리칼이 복도의 유리창을 세게 긁을 것이다

우린 잘리다 만 귓볼을 애써 붙이며

목메단 해명을 늘어놓을 것이다

목메단 말들이 기어이 기어나가 문간에 엎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