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ngineer’s Lament

"대중들에게 자동차는 불량이거나 아니거나 둘 중 하나다. 하지만 엔지니어들은 자동차 안전에 완벽이란 있을 수 없으며 타협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

말콤 글래드웰은 이 글을 통해 지난 몇십년간 여론을 뒤흔들었던 자동차 사고들을 중심으로 엔지니어와 일반 대중의 시각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보인다. 대중들은 스토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예를 들어, 10대 소녀 3명배구를 하러 가는 길에 뒤에서 차가 충돌하는 바람에 차에 불이 붙어 고통스럽게 죽었다는 스토리말이다. 이런 스토리는 여론을 뒤흔들고 자동차 회사를 살인죄로 고소하게 만들며 새로운 법안을 통과시킨다.

하지만 엔지니어에게 중요한 건 죽은 사람이 아니라 숫자다. 예를 들어, 그런 유형의 사고로 죽은 사람이 몇 명인가, 그 수치가 특정 모델에서 특히 높게 나타나는가, 추적 가능한 기계적인 결함이 있는가 등등. 그 결과에 따라 어떤 문제에 먼저 집중해야하는지 결정한다. 아무리 안타까운 죽음이라도 많이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면, 다른 차량 모델에서도 비슷한 수의 죽음이 발생한다면, 구조적인 문제를 찾을 수 없다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결국 자동차를 몰면 사고는 나기 마련이다.

한 쪽은 어떻게 사고와 죽음을 그런 관점에서 볼 수 있는지, 그리고 안전에 있어 타협이라는 게 있을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다른 한 쪽은 감정적인 쏠림보다는 실질적으로 사상자 수를 가장 줄일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해야하지 않냐고, 문제를 발견할 때마다 리콜을 한다면(사실 '문제'라는 기준도 모호하다) 자동차 회사는 망한다고, 뒤에서 50마일로 충돌했는데 차가 멀쩡하지 않은 건 물리 법칙 아니냐며 항변한다. 대중에게 안전은 정상 혹은 비정상의 0 혹은 1의 문제고, 엔지니어에게 안전은 '문제 있음'과 '완벽함' 사이 그라데이션 어디쯤에 위치할 수 밖에 없는 문제다.

글쓴이 말콤 글래드웰은 약간 엔지니어편에 치우쳐있다. 사람들이 '안타까움'과 '두려움'의 관점에서 자동차 안전을 바라보느라, 속도 위반 카메라 설치나 음주 운전과 같은 정말로 중요하고 한 해에 수천명의 사상자를 줄일 수 있는 이슈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쉬운 문제는 아니다. 사고로 화상을 입어 고통스럽게 죽어간 10대 소녀는 머릿 속에 그려지지만, 속도 위반 카메라 덕분에 과속을 하지 않아 죽음을 면한 사람의 스토리는 상상하기 어렵다. 실제로 일어난 일도 아니니까. 그 효과는 오로지 통계 속에서만 존재한다.

물론 이 글은 자동차 안전에 대한 글이지만, B2C 서비스를 하는 IT 기업에서도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결국 B2C는 대중들을 상대하는 서비스니까. 어떻게든 이해시키고 공감하고 설득해야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글을 읽으며 카카오톡 감시 사태가 떠올랐다.

어렵고 재밌는 주제를 쉽게 풀어내는 말콤 글래드웰의 장기가 돋보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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