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하는 방법 서문

디자인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디자인이 개먹이 비스킷, 커피 같은 물건을 파는데 도움을 주는 일 * 뿐만 아니라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싶다. 그러나 현실은, 제대로 자료를 정리해주지 않는 클라이언트를 재촉하고, A시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덜 멋있는 방향으로 B시안, C시안 작업을 하고, 자잘한 수정들에 치여서 왕좌의 게임 최신화도 제 때 보지 못하는 그런 피폐한 생활의 연속이다.

자랑할 만큼 성공적이지는 않지만, 어쨋든 나는 몇 년간 그래픽디자인, 모션그래픽, 애니매이션 작업을 계속해왔다. 선배님들을 도와서 대학교에서 강의를 시작한 지도 2년이 지났다. 내가 학생들의 과제에 대한 크리틱을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것은, A를 B로 바꾸면 더 좋아진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왜 B여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었다. 디자인은 선택의 문제이다. 하지만 내가 행하는 선택 중 절반은 논리적으로 그 이유와 과정을 설명할 수 있지만, 나머지 절반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쉬이 설명할 수 없었다. 취향때문일 수도 있고, 실무를 하면서 얻은 여러 종류의 감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일 수 도 있다. 하여간 나는 학생들에게 조금 더 정확한 피드백을 주기 위해서, 또 나의 성장을 위해서 내가 디자인을 하는데 사용하는 정보, 지식, 감, 그외 여러 단편적인 것들을 정리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신출내기 디자이너인 내가 보기에도 디자인계의 문제는 샐 수 없이 많고, 언제 어디서 선구자가 나타나서 이 문제를 싹 다 해결해 주었으면 좋겠으며(불가능이겠지만), 물론 그 선구자가 나였으면 하는 생각도 종종 한다.(이게 더 불가능이겠지만). 하지만 이상이나 야망의 불씨를 소중히 마음 한 켠에 살려둔 채로 일단 이 세계에서 살아남는 것이 우리같은 평범한 디자이너들에게 필요한 첫번째 미덕이다. 이 글들은 바로 그런 미덕을 갖추기 위한 작은 팁들에 관한 글이다.

Like what you read? Give Joong Won Choi a round of applause.

From a quick cheer to a standing ovation, clap to show how much you enjoyed this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