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하는 엄마+CEO

스타트업하는 엄마+CEO가 풀어놓는 첫번째 이야기


서른을 훌쩍 넘긴 이 나이가 되도록 온라인 상에서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왜냐고 물어본다면, 글쎄요. 글로 무언가를 남긴다는 것에 대한 엄청난 위압감 때문이었다면 설명이 될까요. 솔직히 이렇게 타자를 두드리고 있는 이 순간에도 조금은 두렵습니다. 글을 잘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음, 첩첩산중이군요.

그럼에도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무언가 말하고 싶다’는 막연한 느낌 때문입니다. 이것이 참으로 묘한 기분인데요, 말하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계속 제 머릿속을 맴돌고 있습니다. 반드시 제출해야하는 미처 다 끝내지 못한 숙제가 남겨진 것처럼.


스타트업하는 엄마?

네, 그렇습니다. 이 글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전 엄마입니다. 이제 막 32개월이 된 보석같은 딸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전 스타트업 CEO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 중인 예비 창업자입니다. 나름 국내에선 유명한 모 액셀러레이팅 대회에 선발되어서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열심히 서비스를 만들어도 시원찮을 판에 무슨 글을 쓰고 있냐구요? 그렇게 말씀하셔도 할 말은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라도 이야기를 해야 제 머릿속의 무게가 조금이라도 줄어들 것 같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공간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저의 작은 도피처이자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끄적이고 있습니다. 덧붙여 작은 소망이 있다면, 이 공간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교감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근데 그거 아세요?

제가 생각하기에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은 엄마가 아이를 키우는 것과 굉장히 닮아 있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엄마의 손이 필요한 아이처럼, 스타트업도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 신경써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은 슈퍼맨이 되어야 한다고도 하죠.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획, 운영, 마케팅, 홍보 기타 등등 초기 스타트업에겐 멤버 하나하나가 모두 슈퍼맨이 되어 다양한 일들을 처리해야 하고, 특히나 대표는 울트라 슈퍼맨이 되어야 합니다.

사실 스타트업에 몸담기 전에는 운 좋게도 굵직굵직한, 소위 IT 대기업이라 불리던 곳에 있었습니다. 그런 곳엔 굉장히 세세한 업무까지 담당자가 있습니다. 제가 무언가 필요하면 전 그냥 메일 하나 써서 요청만 하면 됩니다. 외부 제휴나 공동 마케팅요? 훗. 슈퍼갑에겐 어려움은 없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다릅니다. 몇 년간 직접 느낀 바로는 스타트업은 ‘갑을병정’ 네 글자에도 속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바닥부터 처음 만들어 가야 합니다. 마치 새로 태어난 아이에게 우유를 먹이고, 자장가를 불러 재우고, 처음으로 걸음마를 가르치는 것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합니다.

‘스타트업'이라고 떠올렸을 때 항상 젊고, 새롭고, 도전적이고, 창의적이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런데 어쩌죠. 전 이미 서른 중반을 넘겼고, 이미 이 바닥을 어느 정도 알고, 도전적이지만 반대로 도전이 가져올 위험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었습니다. 거기다 여자이고 그리고 아이도 키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어때서요?

남들이 보기엔 스타트업을 하기에 안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제 스스로도 안 좋은 조건이라고는 생각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서비스를 만드는 걸 너.무.나. 좋아합니다. 책을 봐도, 뉴스를 봐도 죄다 IT 관련 내용들만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절 더 용감하고 과감하게 도전하게 만듭니다. 왜냐구요, 전 아이까지 낳은 무서울 것 없는 엄마니까요. 엄마는 아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전 스타트업도 그렇게 부딪혀보려고 합니다. 네, 이미 시작했습니다. @


*추신: 지극히 주관적인 개인의 생각을 풀어 놓는다는 점 미리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