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_구직_라이프:Beginning
based on true story.
창업을 하였었다. 잘 풀리지 않았다. 더 도전해 볼 수도 있었으나, 일단 졸업을 해야 할 것 같았다. 집안의 막내로, 그리고 여전히 텃밭을 일구시는 외할아버지 손을 떠올리며 긴 고민을 끝내었다. 이제 취직을 해야지 라는 마음을 먹었다.
취업을 하면서, 그간 귀동냥했던 정보를 기반으로 두 축을 잡았다. 업종과 직무. 어떤 필드에서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대충 감을 잡았다. 기획일을 하고 싶었고 가능하면 B2C 기반에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IT 분야에서 일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연봉도 어느 정도 하한선을 정했다. 자기소개서에 쓸 정보를 위해 그간의 행적을 정리해 보았다. 포트폴리오를 만들려고 하였으나 쉽게 풀리지 않았다. 인적성 공부는 책을 펼치자마자 접었고, 공기업이나 공무원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때는 2013년의 여름. 1학기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나서, 푹 쉬고 싶은 생각이 있었으나 벌여놓은 일이 몇 있었다. 잠깐 도와주기로 한 창업 팀이 있었고, 수업 내용을 책으로 써서 내려는 시도도 있었다. 전자는 내가 빠져나왔지만 지금 잘 돌아가는 것 같고 후자는 제대로 되진 않았다. 이와 별개로 나는 영어 점수와 운전면허에 집중을 하였다. 운동도 하려고 하였으나 당시 정신머리로는 불가능했다.
면허는 빨리 따기 위해 2종을 신청했으나 도로주행을 한 번 떨어진 일 말고 별 일 없었다. 영어 점수에서는,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물론 토익과 토익 스피킹이 그다지 영어 실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나쁘지 않은 점수가 나왔다. 놀라웠다. 그동안 영어 공부를 따로 한 적이 없었으니까.
아마도, 창업을 하면서 새로운 IT나 경제 정보를 위해 해외 매체를 구독한 일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친구가 말했던 문장이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별 쓰잘데기 없이 보냈었던 것 같은 지나 2년간, 창업이라는 목표로 보낸 세월이 허송세월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금 확고한 기준을 세울 수 있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자. 가슴 두근 거리는 일을 하자.
기준을 정하고, 이제 마지막 학기에 대비할 순간이 되었다. 졸업학기에 수강을 해야 졸업을 할 수 있는 학칙 때문에 3학점이라도 수강해야 했다. 학점을 잘 받을 수 있는 과목이나, 영어 같은 실용적인 과목도 있었고 스포츠 관련 수업을 듣는 방법도 있었지만 미뤄두었던 HCI(UX 분야) 수업을 듣기로 하였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로 결정하고, 다른 수업을 들을 수는 없었다.
이 즈음에는 그다지 구직난을 실감하고 있지는 않았다. 인턴을 지원할 때 열 세네 군데에 지원서를 쓴 적은 있었다. 하지만 그 때와 비교할 바는 아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순진하고, 멍청했다. 취업을 길은, 어쨌든 한 시즌을 끝낸 입장에서 돌이켜보면 전혀 쉽지도 평탄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망치듯 취업의 길을 선택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최선이었다고 변명할 따름이었다. 가슴 설레는 일을 계속 해보고 싶지만, 현실에 타협한 자신에 대해서 도망치고 있었다.
그럼에도 한 가지 확실한 점은, 나는 계속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2013년 여름. 나는 비록 느리지만 성장해왔다는 점을 분명하게 느꼈다. 많은 기간 취업을 준비한 적도 없고 딱히 똑똑한 사람도 아니지만,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사실 이런 감정을 전파하고 싶기 때문이다.
마침 건국대학교 대자보가 이슈가 되었다. 안녕하들하시냐는 질문에 답한 글 중에서 감정선을 건드리는 몇 안되는 글이었다. 이 땅에 직장 수는 정해져 있고 대학을 나오거나 고등학교를 나오거나, 혹은 새롭게 커리어를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도 정해져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글을 써보려 하고 있다.
이 글은, 연재글의 첫 꼭지이다. 글 솜씨가 없기에 분명하게 앞으로 이 글모음의 목적과, 이 글의 목적에 대해서 분명하게 밝히고자 한다. 먼저, 이 글 모음은 #더_구직_라이브 라는 해쉬태그로 간간히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하던 구직 과정에서의 느낌과 발견한 문제점, 나름의 해결책에 대한 글이 될 것이다. 때문에 이 글은 제법 길어질 글모음에 대한 파일럿 글이다. 그렇다고 반응이 없다는 이유로 그만두지는 않겠지만.
Respect a man/woman, s/he will do the more
사람을 존경하라, 그러면 그는 더 많은 일을 해 낼 것이다.
제임스 오웰
나는 이 문구를 자기 자신에게 적용하길 바라는 마음에 이 글을 쓰고 있다. 2013년이 가고 2014년이 오고 있다. 만약 올 해 그러지 못했다면 내년에는 꼭, 스스로를 존경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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