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our: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의 시대 (1)

지난 블로그 ‘AI 시대의 브랜드 마케팅’에서도 뉴욕대 스캇 갤러웨이 교수의 강의 내용을 많이 인용하여 글을 썼었는데, 이 분이 10월에 ‘The Four: hidden DNA of Amazon, Apple, Facebook, and Google’ 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4개 회사 중 구글에서 4년, 현재 아마존에서 1년을 근무했고 페이스북과 애플에도 지인들이 꽤 있는 내 입장에서는 너무나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는데, 아직 번역본이 없어서 아마존에서 원서를 구입해서 킨들로 읽었다.

이 책은 단순히 이 네 회사가 어떻게 성공했는지를 분석한 것이 아니라, 이 회사들의 문제점, 향후 전망, 이들의 시대에 일반인들 특히 청년들은 어떻게 커리어 개발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깊이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어떤 출판사에서 빨리 번역서를 출간하셨으면 좋겠지만, 우선 이 책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고 내 생각도 곁들여 정리해봤다. 네 회사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원서를 읽어보시는 것도 추천한다. 저자가 교수이지만, 워낙 쉽게 글을 쓰고 간간히 욕설과 유머도 섞여 있어서 원서이지만 재미있다. 쓰다보니 내용이 길어져서 2차에 걸쳐 연재하려고 한다.(참고로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만을 담고 있으며 아마존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무관함을 미리 밝힌다)

먼저 저자는 이 4개 회사를 ‘Four Horsemen’이라고 표현하는데, 찾아보니 이 표현은 성경에서 등장하는 ‘세계를 멸망시킬 4인의 기사’를 인용한 것같고, 제목에서부터 이 회사들에 대한 저자의 비판적인 시각이 느껴진다 :) 그럼 각 회사별로 저자의 분석 내용을 살펴보자.

1.아마존

인간은 수렵과 채집으로 먹고 살던 원시 시대부터, 끊임없이 자원을 모으려는 본능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 본능이 현대에는 다양한 제품을 끊임없이 구매하고 소비하는 것으로 진화했는데, 그 소비를 역사 상 가장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든 기업이 아마존이다. 그리고 이제는 무인 편의점 Amazon Go와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를 통해서 주문과 클릭조차 필요없도록 만들어가고 있다.

(Source: The Four. 미국에서 교회에 다니는 가정보다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한 가정이 더 많다는 추정 데이터)

이러한 아마존의 성장 비결 중 저자는 ‘스토리텔링’을 가장 강력한 비결로 뽑는다. 아마존의 스토리와 전략은 심플하지만 강력하다.

- 스토리: 세계 최대의 상점 (Earth’s Biggest Store)

- 전략: 가격 인하, 제품군 확대, 빠른 배송에 대한 엄청난 투자를 통해 소비자 편익을 극대화한다

이 강력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아마존은 단기 이윤을 거의 남기지 않고 성장을 위한 투자에 집중해왔고, 월가와 투자자들 역시 아마존에 대해서는 이를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왔다. 그리고 홀푸드 인수를 통한 오프라인 진출이라는 마지막 단계를 거쳐, 저자는 아마존이 수백만개의 제품, 구매 데이터, 물류 인프라, 알렉사, 소비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The Four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저자가 지적하는 아마존의 문제점은, 자동화를 통한 일자리의 소멸이다. 2015년 기준 미국 리테일 업계에서는 340만의 계산원, 280만의 영업사원, 그리고 120만의 사무직이 일하고 있다. 물론 로봇을 통한 자동화는 아마존만이 추구하는 바는 아니고 전세계 모든 업종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나, 어쨌든 Amazon Go와 물류센터의 로봇들로 대변되는 아마존의 자동화 노력이 미국 중산층의 일자리를 크게 줄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2.애플

애플은 아마존과는 다른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여 성공했다. 남자들이 포르쉐를 사고, 여성들이 명품백을 구매하는 것은 ‘가성비’를 생각하면 절대 합리적이지 않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러한 럭셔리 제품을 엄청난 돈을 주고 구매하는데, 그 이유는 이성에게 본인의 재력을 과시하고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한 본능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인간의 이러한 본능을 꿰뚫어보았고, 애플이 전자제품 제조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럭셔리 반열에 오르도록 만드는데 성공했다.

물론 애플이 단순히 럭셔리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애플 제품이 럭셔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애플은 심플함, 프리미엄 소재와 디자인, 직관적이고 편리함 등에 대한 집착을 통해 경쟁사들과 완전히 차별화했고, 애플스토어를 통해 럭셔리 제품에 중요한 오프라인에서의 특별한 구매 경험을 만들어주었다. 그 결과 애플은 경쟁사 대비 비싼 가격에 제품을 팔 수 있게 되었고, 2016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전체 영업이익의 79%를 차지했다 (삼성은 14%, 나머지는 6.4%). 그리고 비싼 가격은 다시 ‘전 세계 상위 1%만 소유할 수 있는 제품’ 으로 애플의 럭셔리 포지셔닝을 강화한다.

저자는 애플이 다른 The Four 대비 오래 갈 것이라고 보는데, 그 이유는 The Four는 물론 전자제품 업계에서도 애플의 럭셔리 지위를 흔들 수 있는 회사가 아직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심지어 저자는 구글 글래스 착용자는 아무도 가까이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절대 후손을 가질 수 없다..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

(구글 글래스를 착용한 채로 뉴욕 지하철에서 목격된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사실 자녀가 있다../ Source: The Verge)

3.페이스북

사용자 규모를 기준으로, 페이스북은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제품(서비스)이다. 전세계에서 매월 20억명이 페이스북을 이용한다. 페이스북 유저들은 평균 하루에 35분을 페이스북에서 보내며,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합치면 거의 1시간이 된다.

그럼 왜 사람들은 페이스북에 열광하는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소속감을 느끼고 타인들의 공감을 받을 때 행복함을 느낀다. 그리고 페이스북은 그 행복을 제공한다. 친구가 올린 갓난아기 사진을 보며 미소를 짓고 ‘좋아요’를 누를 때,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와 페이스북에서 다시 연락이 되었을 때, 마음에 들어하던 이성이 최근 ‘싱글’로 상태를 바꾸었을 때, 우리는 행복을 느끼고 페이스북에 계속 접속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마케팅 역사 상 페이스북처럼 엄청난 스케일(20억)과 정교한 타겟팅이 모두 가능했던 매체는 없었다. 과거의 슈퍼볼 광고처럼 별 관심도 없는 소비자들에게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 TV광고를 하거나, ‘우리의 잠재 고객이 자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신문 지면이나 온라인 사이트를 지정해서 광고를 하는 것은 이제 고리타분한 마케팅 방식이 되었다. 페이스북은 이미 내가 어디에 사는 몇 살, 누구인지 알고 있고, 내가 페이스북 상에서 어떤 기사를 주로 보고, 어떤 종류의 상품 광고에 반응을 보였는지 이미 다 알고 있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당신이 휴대폰에서 페이스북을 사용 중이라면, 페이스북은 휴대폰의 마이크를 이용해 당신 주변의 소리를 듣고 분석한다.(페이스북은 이 데이터를 광고 타겟팅에는 사용하지 않고, 유저에게 더 적합한 컨텐츠를 보여주는데 사용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막강한 힘을 바탕으로 페이스북은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구글을 맹추격 중이며, 이 시장을 두 회사가 과점하는 Duopoly가 심화되고 있다. 그리고 저자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흐름에 따라 전 세계 최대 광고그룹 WPP에서 구글/페이스북으로 이직한 사람의 수는 2,200명이 넘는다. 반면 구글/페이스북에서 WPP로 이직한 사람은 124명에 불과하며, 저자의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은 구글/페이스북에서 정직원이 아닌 인턴 등의 경험을 쌓고 WPP로 옮긴 경우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에서도 동일한데, 제일기획에서 구글코리아/페이스북코리아로 옮긴 경우는 내가 아는 사람만10명 이상이나, 반대의 경우는 거의 없다.

(Source: The Four)

저자가 생각하는 페이스북의 문제점은, 유저들의 반응을 극대화하기 위해 알고리즘이 반응율이 높은 자극적인 컨텐츠들 위주로 계속 보여주다보니, 사회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미국인의 44%가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데, 페이스북은 여전히 본인들은 ‘미디어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페이스북을 통해 마구 전파되는 가짜 뉴스 등을 제재하기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고, 이는 작년 미국 대선과 맞물려 미국 내에서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4.구글

우리의 조상들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지식과 미래에 대해 신에게 답을 구했다. 하지만 신은 모두에게, 그리고 모든 질문에 답을 주진 않았다. 그러나 구글은 다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전세계 누구나 구글에 질문을 할 수 있고, 답을 받을 수 있다. The Four 중 우리가 가장 신뢰하는 회사는 구글이고, 현 시대의 신이라고 봐도 된다.

그리고 이러한 구글에 대한 신뢰는, 소비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는 자연 검색 결과 위에 검색어 기반의 광고가 등장하는 것을 용인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구글의 광고 경매 시스템은 정말 공정하게 운영되고, 소비자들이 클릭한 만큼만 광고주들은 광고비를 지불하며, 광고주들은 자연 검색결과에 절대로 영향을 줄 수 없다. 그리고 우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볼 때와는 달리 구글에서 검색할 때 그들의 속마음을 완전히 드러내는데, 이를 통해 구글은 우리가 가장 원하는 광고 결과를 보여주고, 엄청난 수익을 올린다.

애플이 럭셔리 반열에 오름으로서 장수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면, 구글은 반대다. 구글은 스스로 공공재(public utility)가 되었으며,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우리의 일상 속 모든 곳에 자리하고 있다. 구글은 전 세계의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고, 단순히 인터넷 상의 정보 뿐 아니라 구글 맵, 구글 어스 등을 통한 지리 정보 수집, 전세계의 모든 도서의 디지털화 등을 통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이 4개 회사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8가지 성공 비결 분석과, The Four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후발 주자들은 누가 있는지, The Four 시대의 우리들은 어떻게 커리어를 개발해야 하는지 등의 내용을 다룰 예정이다 :) -> 2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