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행 – 출발

2월 12일 출발

공항에 혼자 남았다. 인천 공항에 혼자 남겨진 것은 처음이었다. 기분이 엄청 생경했다. 공항에서 동행자를 만나고 들뜬 마음으로 공항에 머물러야 하는데, 기분마저 차분히 가라앉아 더욱 낯선 느낌이 들었다. 체크인은 모바일앱으로 하고, 수하물도 셀프로 등록했다. 비행기 들어갈 때까지 항공사 직원조차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혼자 있으니 잠시 화장실을 갈 때에도 가방을 맡길 수가 없었다. 마음과 가방을 다잡고 면세점 물건들을 찾으러 다녔다. 그리고 이때부터 이미 길 잃기는 시작되어 면세점 번호표도 못뽑고 어버버버.

나는 비행기가 이륙하기도 전에 잠드는 것으로 유명한데, 매우 피곤했는데도 놀랍게도 잠을 별로 못잤다. 좀 긴장했다. 비행기에서는 옆자리에 조용한 분들만 계셔서 무난했다. 밥도 맛있었고, 가우디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한 편 봤다. 비행중에 앞줄에 앉은 귀여운 중국인 꼬마가 비행기가 흔들리는 중에 계속 화장실을 가려고했다. 승무원이 제지하는데 엄마가 영어를 못알아들었다. 제지하던 승무원이 중국어를 하는 다른 승무원을 데려와 설명했다. 여자 승무원을 부르는 말은 언니 밖에 없는 걸까? 엄청난 전문직인데. 적절한 호칭이 있다면 우리가 아는 그 비행기 안에서의 사고들도 좀 줄지 않을까. 비행기에서 그런 생각을 했다.

발리 덴파사르 공항에 도착했고 수하물이 아주아주 늦게 나왔다. 짐들이 모두 아주아주 천천히 나오는데 그중에서도 거의 꼴찌로 나왔다. 별 일 아닌데 혼자 있으니 얼마나 불안하던지. 속으로 발을 동동 굴렀다. 가방을 찾고, 호텔직원을 만났다. 밤에 도착해서 혼자 택시타기가 저어되어서 비싼 돈 주고 호텔에 픽업요청해놨었다. (쫄보) 꾸따 시내의 첫인상은 자정이 다 된 시각에 꽝꽝 울리는 음악과 엄청난 교통체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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