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D14 파이 이야기 책 감상기

파이 이야기는 영화도 무척 훌륭하고 유명하다고 들었다. 영화까지 보고 적으면 좋겠으나 우선 책부터 적는다.

이 소설 재미있다. 틈날 때마다 손에 꼭 붙들고 읽었다.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소설의 중심 이야기는 주인공 소년의 항해 이야기다. 그의 항해 친구는 몸무게 200킬로가 넘는 벵갈 호랑이다. 소재만으로도 재밌다. 반전은 소년이 항해를 나가기 전부터 재미있다는 사실이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인도의 동물원이다. 인도에 대한 텍스트는 거의 읽어본 적이 없다. 문명의 발상지이며 종교의 발상지로 온갖 문화와 생각이 뒤섞여 있는 곳. 화자가 어린 소년이라 인도사회의 심층이나 모순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도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소설을 읽으며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생각했다. 매일매일 그냥 굴러가는 대로 사는 것 같지만 사는 건 투쟁이구나, 다시 느꼈다. 생명은 각자가 지엄하다. 인간도 동물도 누구도 양보할 수 없다. 다른 한 편으로 죽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가 생각했다.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주인공의 감정을 읽으며 고통스러웠고 빨리 끝나기를 바랐다. 하지만 쉽게 끝내라 할 수도 없다.

다른 이야기지만 몇 달 전에 읽은 애니어그램 책에서 저자가 자꾸 사람들 모두가 자기 안의 신성을 발견해야 한다고 했다. 애니어그램도 무슨 진리가 아니라, 각자의 겉모습을 깨고 심층으로 들어가 자기 안의 신성을 발견하기위한 도구라는 얘기였다. 대체 각 사람 안에 신성이 왜 있는 것이며 그것을 발견하여 무엇할 건가,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을 했다. 저자가 이에대해 끝에 잠깐 이야기를 한다. 이런 내용이다. ‘우리 각자는 모두 신성을 간직하고 있고,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있다. 우리 각자는 신이 깨달음으로 가는 여러 방편이다. 우리 각자가 깨달음에 이르면 그 깨달음은 완성에 이른다.’ 깨달은 사람들은 말을 모호하게 하는 경향이 있어서 내가 맞게 이해한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그러니까 신이 우리를 데리고 테스트를 돌리고 있다는 거다. 사실 그 책은 별로 권하고 싶은 책은 아니었는데 이 이야기가 마음에 좀 남았다. 파이 이야기를 읽고 이 이야기가 생각났다.

각자 생을 이끌고 나아가는 이유. 생명의 이유. 뭐 그런거에 대해서 더 심오한 얘기를 할 수 있지만 58분이라서 어쩔 수 없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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